다세대 주택, 슬럼화 진행

입력 2001.02.1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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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한때 서민용 주택으로 인기를 끌었던 다세대 주택이 지금 심각한 주차난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로 외면받고 있습니다.
삶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이 빚은 결과입니다.
황상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공덕동의 주택가입니다.
지은 지 10년 남짓된 집들이 좁은 골목에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건물 간격이 40cm밖에 안 되는 집들도 있습니다. 아래층은 햇빛을 가려 대낮에도 전등을 켜야만 합니다.
⊙주민: 이쪽은 안 들어요, 저쪽 밖에 안 들어요.
이 뒤가 가리고 하기 때문에 해가 통 안 들어와요.
⊙기자: 가장 심각한 것은 주차난, 동네 골목은 하루종일 주차전쟁을 치르고 어린이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이젠 서민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다세대주택은 서울 전체 가구의 25%인 75만가구. 지난 90년대 초 정부가 주택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250%이던 용적률을 400%까지 허용하고 건폐율을 최고 80%까지 올리면서 비좁은 땅에 집들이 마구 들어선 결과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지은 불과 10년 안팎인 이들 지역은 이미 슬럼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정작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왔을 경우 이미 용적률 상한선까지 개발됐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울 주거 면적의 절반이 넘는 다세대주택, 당장 슬럼화를 막기 위해서는 공용 주차장을 설치해 주차난을 덜어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권영덕(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공용주차장을 그 인근에 넓게 확보를 해서 지구내에 점거한 주차장을 보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자: 또 지나치게 늘렸던 용적률 등 건축 관련 법령도 재정비해 당장 눈 앞의 이익보다는 삶의 질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주택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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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세대 주택, 슬럼화 진행
    • 입력 2001-02-1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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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한때 서민용 주택으로 인기를 끌었던 다세대 주택이 지금 심각한 주차난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로 외면받고 있습니다. 삶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이 빚은 결과입니다. 황상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공덕동의 주택가입니다. 지은 지 10년 남짓된 집들이 좁은 골목에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건물 간격이 40cm밖에 안 되는 집들도 있습니다. 아래층은 햇빛을 가려 대낮에도 전등을 켜야만 합니다. ⊙주민: 이쪽은 안 들어요, 저쪽 밖에 안 들어요. 이 뒤가 가리고 하기 때문에 해가 통 안 들어와요. ⊙기자: 가장 심각한 것은 주차난, 동네 골목은 하루종일 주차전쟁을 치르고 어린이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이젠 서민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다세대주택은 서울 전체 가구의 25%인 75만가구. 지난 90년대 초 정부가 주택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250%이던 용적률을 400%까지 허용하고 건폐율을 최고 80%까지 올리면서 비좁은 땅에 집들이 마구 들어선 결과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지은 불과 10년 안팎인 이들 지역은 이미 슬럼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정작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왔을 경우 이미 용적률 상한선까지 개발됐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울 주거 면적의 절반이 넘는 다세대주택, 당장 슬럼화를 막기 위해서는 공용 주차장을 설치해 주차난을 덜어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권영덕(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공용주차장을 그 인근에 넓게 확보를 해서 지구내에 점거한 주차장을 보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자: 또 지나치게 늘렸던 용적률 등 건축 관련 법령도 재정비해 당장 눈 앞의 이익보다는 삶의 질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주택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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