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절반이 실업자

입력 2001.02.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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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사 학위를 따고도 취직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 박사실업자가 국내 박사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초고학력자들의 실업사태 문제를 홍성철, 김형덕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사람은 3년 전 서울의 한 유명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지금은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지만 월급이 적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내 박사학위 소유자: (저같이) 결혼한 사람은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기 어렵습니다.
⊙기자: 이 채용정보 업체에 최근 이력서를 제출한 박사는 1000여 명이나 됩니다.
국문학과 박사지만 취업이 잘 된다는 컴퓨터업종을 지원한 경우도 있습니다.
⊙서미영(인크루트 헤드헌터팀장):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교육을 통해서 취업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대졸 신입 연봉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경우도 많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박사 7600여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300여 명이 정규직에 취업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여성박사의 실업률은 남성박사보다 2배 가량 높은 73%나 됩니다.
⊙진미석(직업진로정보센터 소장):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학생들 자신들은 박사는 곧 막연히 대학교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도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자리를 잡지 못한 박사는 1만 500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또 2006년까지 박사학위를 받을 숫자는 5만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대학과 기업에서 흡수할 수 있는 인원은 2만 3000명 정도여서 3만명이 넘는 박사들이 시간 강사나 임시직을 전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성철입니다.
⊙기자: 요즘 대학원생 가운데 상당수는 학문연구나 교수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일종의 도피처로 대학원을 택했습니다.
⊙대학원생: 취직자리 알아봐야 마땅한 데도 없고 돈이나 어떤 일이냐에 떠나서 자리도 없었고, 그래서 가겠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고선...
⊙기자: 대학들도 갈수록 까다로운 선발과정 없이 대학원생들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85년에 모두 7만명이던 대학원 정원은 15년만인 지난해에는 3배가 넘는 23만명으로 늘었습니다.
⊙김화진(교육부 대학행정지원과장): 대학의 요구, 또는 학과의 요구에 따라서 대학의 정원이 정해지면서 자기 영역을 더 늘리기 위한 노력들에 의해서...
⊙기자: 90년대 들어 대학 사회에 도입된 자율화가 무분별한 정원의 팽창을 부추긴 셈입니다.
국가적인 인력수급 계획도 없었고 사회적인 수요도 고려치 않은 채 대학내의 전공이기주의에 따라 정원이 정해지기도 했습니다.
⊙이현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전공영역별로도 사회적 수요와는 상관없이 어떤 분야는 너무 넘치고 어떤 분야는 부족한 불균형적으로...
⊙기자: 교육 당국은 뒤늦게 대학원 총정원제 등의 탄력적인 정원정책을 도입해 급변하는 인력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대학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 없이는 고학력 실업사태의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KBS뉴스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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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절반이 실업자
    • 입력 2001-02-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박사 학위를 따고도 취직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 박사실업자가 국내 박사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초고학력자들의 실업사태 문제를 홍성철, 김형덕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사람은 3년 전 서울의 한 유명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지금은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지만 월급이 적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내 박사학위 소유자: (저같이) 결혼한 사람은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기 어렵습니다. ⊙기자: 이 채용정보 업체에 최근 이력서를 제출한 박사는 1000여 명이나 됩니다. 국문학과 박사지만 취업이 잘 된다는 컴퓨터업종을 지원한 경우도 있습니다. ⊙서미영(인크루트 헤드헌터팀장):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교육을 통해서 취업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대졸 신입 연봉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경우도 많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박사 7600여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300여 명이 정규직에 취업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여성박사의 실업률은 남성박사보다 2배 가량 높은 73%나 됩니다. ⊙진미석(직업진로정보센터 소장):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학생들 자신들은 박사는 곧 막연히 대학교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도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자리를 잡지 못한 박사는 1만 500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또 2006년까지 박사학위를 받을 숫자는 5만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대학과 기업에서 흡수할 수 있는 인원은 2만 3000명 정도여서 3만명이 넘는 박사들이 시간 강사나 임시직을 전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성철입니다. ⊙기자: 요즘 대학원생 가운데 상당수는 학문연구나 교수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일종의 도피처로 대학원을 택했습니다. ⊙대학원생: 취직자리 알아봐야 마땅한 데도 없고 돈이나 어떤 일이냐에 떠나서 자리도 없었고, 그래서 가겠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고선... ⊙기자: 대학들도 갈수록 까다로운 선발과정 없이 대학원생들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85년에 모두 7만명이던 대학원 정원은 15년만인 지난해에는 3배가 넘는 23만명으로 늘었습니다. ⊙김화진(교육부 대학행정지원과장): 대학의 요구, 또는 학과의 요구에 따라서 대학의 정원이 정해지면서 자기 영역을 더 늘리기 위한 노력들에 의해서... ⊙기자: 90년대 들어 대학 사회에 도입된 자율화가 무분별한 정원의 팽창을 부추긴 셈입니다. 국가적인 인력수급 계획도 없었고 사회적인 수요도 고려치 않은 채 대학내의 전공이기주의에 따라 정원이 정해지기도 했습니다. ⊙이현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전공영역별로도 사회적 수요와는 상관없이 어떤 분야는 너무 넘치고 어떤 분야는 부족한 불균형적으로... ⊙기자: 교육 당국은 뒤늦게 대학원 총정원제 등의 탄력적인 정원정책을 도입해 급변하는 인력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대학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 없이는 고학력 실업사태의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KBS뉴스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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