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뜸’ 싸움

입력 2009.03.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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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뜸 뜨는 구당 김남수 옹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tv에서 뜸 강의가 방영되기도 하고 덩달아 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한편에선 이게 의료행위냐 아니냐 또 뜸의 부작용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논란이 거셉니다.

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민간 요법인지 자격 있는 사람만 해야 하는 의료 행위인지 뜸 시술을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침뜸 봉사실이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침뜸 시술가인 구당 김남수 옹에게서 직접 뜸 자리를 얻기 위해섭니다. 국회의원들과 국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침뜸 봉사 활동을 벌여 왔지만 이번엔 일반인들에게도 제한적으로 침뜸 치료를 해 주고 있습니다.

<녹취> 남덕애(경남 창원시) : “의원님 추천 받으면 올 수 있다고 해서 저 분을 만나려고 한 1년 전부터 굉장히, 인터넷으로 신청해도 못 만나겠더라고요.”

<녹취> 오재철(서울 등촌동) : “다리도 아프고 아픈데 많아요.나이 먹다 보니까. 진작부터 이 선생님 치료 받으려고 했는데 연결이 안 되고.”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2백명이 넘게 이 곳을 다녀 갔을 정돕니다. 어렵사리 김남수 옹의 치료 기회를 얻은 50대 주모 씨는 오는 5월에 갑상선암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녹취> 구당 : “때 잘 맞춰 오셨다.”

<녹취> 주모 씨 : “정말 영광이에요. 행운이에요.”

<녹취> 주모 씨 : “제가 이날 이때껏 스트레스 극심하게 받고 살았어요.”

<녹취> 구당 : “5월 30일날 수술 받기로 했는데그안에 나으면 갈 필요없죠.아이,좋아라.”

김남수 옹은 정성스레 침을 놔주고 뜸 자리를 잡아 줍니다.

<녹취> 구당 : “집에서 뜨시다가 안 좋으면 또 오시고 침 자리에 다 찍어 놨으니까.”

이번엔 간질을 앓고 있는 어린이입니다. 역시 침을 놔주고 뜸 자리를 잡아 줍니다.

<녹취> 구당 : “얘는 병원에서 간질로 진단난거거든요. 간질에 이렇게 떠 주면 많이 좋아져요.”

김남수 옹은 침을 놓을 수 있는 침사 자격증만 있고 뜸을 놓을 수 있는 구사 자격증은 없다는 이유로 지난 해 말 고발된 이후 뜸 자리만 잡아주고 직접 뜸을 뜨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신 제자격인 뜸사랑 봉사회원들이 뜸을 떠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회원들이 뜸을 떠 주는 것도 현행법상 불법 의료 행위입니다.

지난 62년에 의료법이 바뀌면서 뜸 시술 자격증인 구사 자격 제도가 폐지돼 지금은 한의사들과 그 이전에 자격증을 딴 몇몇 구사만이 뜸을 놓을 수 있습니다.

김 옹은 '침구사 제도'를 부활시켜 자유롭게 침뜸 시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에서 국회로 출근하며 일종의‘시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당 김남수 옹이 운영하는 서울의 한 침술원입니다. 지난 해 고발된 이후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법적으로 침사 자격증은 있어 침을 놓을 수는 있지만 이곳에선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뜸을 뜨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합니다.

<녹취> 구당 : “반드시 침을 놓으려면 뜸도 같이 해야 돼요 그런데 뜸을 못하면 아무 효과가 안 나잖아요.그래서 뜸을 못하게 되니까 할 수 없는 거죠.”

김남수 옹은 뜸은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시술이라고 주장합니다.

<녹취> 구당 :“뜸 가지고 죽은 사람도 없고 병신된 사람도 없어요.그건 뭐만 남았느냐 흉터만. 가령 크게 떠야 효과 있는 줄 알고 크게 떴기 때문에 흉터만 남았을 뿐이지 뜸에는 전혀 부작용이 없습니다.”

그런만큼 누구나 쉽게 배워 활용할 수 있는 민간요법이라는 겁니다.

<녹취> 구당 : “너무 좋은 거기 때문에 나만 알고 없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건 너무 좋은 거기 때문에 남겨 놓기 위해서 배워서 남 주자해서 우리 지금 가르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뜸을 가르쳐 봉사자들을 배출해 오고 있습니다. 구당 뜸을 배우려는 뜸 교육원입니다. 혈자리를 잡기 위한 경혈학 공부도 하고, 한켠에서는 무극보양뜸 등 구당의 뜸 시술 배우기도 한창입니다. 구당의 뜸은 피부에 직접 떠 화상을 일으켜 효능을 얻는 직접구 방식입니다.

<녹취> 이주운(경기도 양평) :“사실 오늘 병원에 입원해서 코 축농증 수술하기로 돼 있던 날인데 거기에 뜸을 계속했더니 굉장히 좋아져서...”

구당 김남수 옹의 뜸은 무극보양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개가 넘는 우리 몸의 혈자리 가운데 불과 12개의 뜸자리를 통해 질병 예방 등 뜸의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누구나 혈자리를 잡으면 꾸준히 뜰 수 있습니다. 남성은 12군데, 여성은 13군데로 요약되는 무극보양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각 장부가 영향을 받도록 고려된 뜸자리라는 게 구당 측의 설명입니다.

경기도 의왕의 한 가정집, 뜸 준비가 한창입니다. 76살 김민수 할아버지는 지난 해 10월부터 매일 뜸을 뜨고 있습니다. 방광암 수술을 여러차례 받았지만 쉽게 재발되자 뜸 자리를 배워 왔고 뜸은 할머니가 대신 떠 주고 있습니다.

<녹취> 신명순 할머니 :“뭐,기술이 뭐 그냥 할아버지가 정성스럽게 조금씩 잡고 해 놓으면 나는 떠만 주지그래도 이 양반은 이렇게 해 주는 거 감지덕지하고 있죠.”

뜸을 꾸준히 뜬 뒤로는 방광암 증세도 많이 호전돼 다섯번 이상 맞던 항암제도 이제는 세번 정도만 맞고 있습니다. 다섯달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는 방광암이 재발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민수 할아버지 : “그건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의사 선생도 좋아졌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무엇보다 뜸을 뜬 뒤로 전체적으로 할아버지의 몸이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한의학계는 물론, 이같은 뜸의 효능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어 누구나 뜰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그만한 크기로 오랫동안 피부에 직접 뜸을 뜬 60대 환자의 사진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뜸을 떴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염증이 악화됐던 경우입니다.

<인터뷰> 이재동(경희의료원 침구과장) :“저한테 처음 왔을 때 어떤 문제가 있었냐 하면 여기도 보면 염증이 있습니다만 화상으로 인한 염증과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이 결합이 돼서 무릎이 굉장히 붓고 통증이 심해서 악화가 돼서 오셨거든요.”

쑥뜸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울의 한 한의원입니다. 뜸을 피부에 직접 닿게 해 화상을 통해 치료 효과를 얻는 직접구 방식이 아닌 간접적인 방법으로 뜸을 놓고 있습니다. 침과 뜸의 효과를 동시에 보는 온침 시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고 나면 뜸 부위에 노름스름한 자국,쑥진이 남습니다.

<인터뷰> 주신탁(한의사) : “안쪽에 노랗게 쑥진이라고 생겨요. 그게 인체에 이로운 성분의 타르가 함유돼 있어서 쑥진이 많이 나오면 더 효과적이라고 하죠. 한의원에서는 대부분 화상을 입게 하는 직접구 대신 간접구를 통한 뜸 치료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신탁(한의사) : "우선 환자가 화상을 입는다거나 잘못해서 감염이 된다거나 이런 거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꼭 직접구로 치료할 필요가 있지 않은 사람은 다양한 다른 치료를 하고 꼭 절대적으로 이 사람은 직접구로 치료해야 되겠다 하면 직접구로 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한의학계에서는 뜸의 부작용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동(침구과장) : "진단이나 예후 이 병이 어떻게 진행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일반인들이 뜸을 뜬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그러고 부작용이라는게 꼭 사람이 생명이 잃는 것만 부작용이 아니라 우리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그걸로 해서 병이 악화되고 진행을 막지 못한다면 그것도 큰 부작용입니다. 또 뜸 자리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뜸 위치를 쉽게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상봉(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 “무극보양뜸은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뜸 자리를 정해 놓고 시술을 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런데 인체라는 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체질에 따라 모든 사람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서 진찰과 진단이 이뤄진 다음에 똑같이 뜸자리를 시술할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르게 뜸시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이처럼 뜸 시술을 의료행위로 엄격하게 다뤄야 하는지 아니면 민간요법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녹취> 성태웅(서울 고척동) : “괜히 자격없는 사람이 무작격으로 했다가 나중에 후유증이 발생하면 곤란하잖아요.”

<녹취> 배상윤(서울 신길동) : “꼭 그걸 한의사한테 우리가 맡겨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거든요.가정집 주부들도 할머니들도 뜨고 있고...”

이런 가운데 최근 뜸 시술을 자율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한의학계의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춘진(국회의원) : “우리 국민들 모두가 보다 뜸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조상들이 남겨 놓은 민중 의술 아닙니까.”

한방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가족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인터뷰> 최영호(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 :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교육 또는 임상을 거치더라도 의료 사고가 가능한 그런 치료 영역이기 때문에 제한된 의료인으로 하여금 시술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남수 옹은 뜸을 통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구당 : “의료인이 환자 고통 덜어주는 게 의료인인데. 내 것인데 네 것 아니라고 이렇게 저거해서 는 안돼요.정부도 그래요 정부도 옳지 않은 편을 들어선 안되죠.”

이 같은 논란 이전에 뜸을 대체 의학의 틀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보건 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희(서울대 의대 보건학 교수) : “뜸 시술 관련 내용도 결국은 대체의학에 대한 기본 정책이 만들어지면 좀 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니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뜸 시술을 둘러싼 논란의 해법을 찾는 과정은 순탄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의술과 법 모두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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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붙는 ‘뜸’ 싸움
    • 입력 2009-03-29 17:43:17
    취재파일K
<앵커 멘트> 뜸 뜨는 구당 김남수 옹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tv에서 뜸 강의가 방영되기도 하고 덩달아 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한편에선 이게 의료행위냐 아니냐 또 뜸의 부작용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논란이 거셉니다. 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민간 요법인지 자격 있는 사람만 해야 하는 의료 행위인지 뜸 시술을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침뜸 봉사실이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침뜸 시술가인 구당 김남수 옹에게서 직접 뜸 자리를 얻기 위해섭니다. 국회의원들과 국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침뜸 봉사 활동을 벌여 왔지만 이번엔 일반인들에게도 제한적으로 침뜸 치료를 해 주고 있습니다. <녹취> 남덕애(경남 창원시) : “의원님 추천 받으면 올 수 있다고 해서 저 분을 만나려고 한 1년 전부터 굉장히, 인터넷으로 신청해도 못 만나겠더라고요.” <녹취> 오재철(서울 등촌동) : “다리도 아프고 아픈데 많아요.나이 먹다 보니까. 진작부터 이 선생님 치료 받으려고 했는데 연결이 안 되고.”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2백명이 넘게 이 곳을 다녀 갔을 정돕니다. 어렵사리 김남수 옹의 치료 기회를 얻은 50대 주모 씨는 오는 5월에 갑상선암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녹취> 구당 : “때 잘 맞춰 오셨다.” <녹취> 주모 씨 : “정말 영광이에요. 행운이에요.” <녹취> 주모 씨 : “제가 이날 이때껏 스트레스 극심하게 받고 살았어요.” <녹취> 구당 : “5월 30일날 수술 받기로 했는데그안에 나으면 갈 필요없죠.아이,좋아라.” 김남수 옹은 정성스레 침을 놔주고 뜸 자리를 잡아 줍니다. <녹취> 구당 : “집에서 뜨시다가 안 좋으면 또 오시고 침 자리에 다 찍어 놨으니까.” 이번엔 간질을 앓고 있는 어린이입니다. 역시 침을 놔주고 뜸 자리를 잡아 줍니다. <녹취> 구당 : “얘는 병원에서 간질로 진단난거거든요. 간질에 이렇게 떠 주면 많이 좋아져요.” 김남수 옹은 침을 놓을 수 있는 침사 자격증만 있고 뜸을 놓을 수 있는 구사 자격증은 없다는 이유로 지난 해 말 고발된 이후 뜸 자리만 잡아주고 직접 뜸을 뜨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신 제자격인 뜸사랑 봉사회원들이 뜸을 떠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회원들이 뜸을 떠 주는 것도 현행법상 불법 의료 행위입니다. 지난 62년에 의료법이 바뀌면서 뜸 시술 자격증인 구사 자격 제도가 폐지돼 지금은 한의사들과 그 이전에 자격증을 딴 몇몇 구사만이 뜸을 놓을 수 있습니다. 김 옹은 '침구사 제도'를 부활시켜 자유롭게 침뜸 시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에서 국회로 출근하며 일종의‘시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당 김남수 옹이 운영하는 서울의 한 침술원입니다. 지난 해 고발된 이후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법적으로 침사 자격증은 있어 침을 놓을 수는 있지만 이곳에선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뜸을 뜨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합니다. <녹취> 구당 : “반드시 침을 놓으려면 뜸도 같이 해야 돼요 그런데 뜸을 못하면 아무 효과가 안 나잖아요.그래서 뜸을 못하게 되니까 할 수 없는 거죠.” 김남수 옹은 뜸은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시술이라고 주장합니다. <녹취> 구당 :“뜸 가지고 죽은 사람도 없고 병신된 사람도 없어요.그건 뭐만 남았느냐 흉터만. 가령 크게 떠야 효과 있는 줄 알고 크게 떴기 때문에 흉터만 남았을 뿐이지 뜸에는 전혀 부작용이 없습니다.” 그런만큼 누구나 쉽게 배워 활용할 수 있는 민간요법이라는 겁니다. <녹취> 구당 : “너무 좋은 거기 때문에 나만 알고 없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건 너무 좋은 거기 때문에 남겨 놓기 위해서 배워서 남 주자해서 우리 지금 가르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뜸을 가르쳐 봉사자들을 배출해 오고 있습니다. 구당 뜸을 배우려는 뜸 교육원입니다. 혈자리를 잡기 위한 경혈학 공부도 하고, 한켠에서는 무극보양뜸 등 구당의 뜸 시술 배우기도 한창입니다. 구당의 뜸은 피부에 직접 떠 화상을 일으켜 효능을 얻는 직접구 방식입니다. <녹취> 이주운(경기도 양평) :“사실 오늘 병원에 입원해서 코 축농증 수술하기로 돼 있던 날인데 거기에 뜸을 계속했더니 굉장히 좋아져서...” 구당 김남수 옹의 뜸은 무극보양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개가 넘는 우리 몸의 혈자리 가운데 불과 12개의 뜸자리를 통해 질병 예방 등 뜸의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누구나 혈자리를 잡으면 꾸준히 뜰 수 있습니다. 남성은 12군데, 여성은 13군데로 요약되는 무극보양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각 장부가 영향을 받도록 고려된 뜸자리라는 게 구당 측의 설명입니다. 경기도 의왕의 한 가정집, 뜸 준비가 한창입니다. 76살 김민수 할아버지는 지난 해 10월부터 매일 뜸을 뜨고 있습니다. 방광암 수술을 여러차례 받았지만 쉽게 재발되자 뜸 자리를 배워 왔고 뜸은 할머니가 대신 떠 주고 있습니다. <녹취> 신명순 할머니 :“뭐,기술이 뭐 그냥 할아버지가 정성스럽게 조금씩 잡고 해 놓으면 나는 떠만 주지그래도 이 양반은 이렇게 해 주는 거 감지덕지하고 있죠.” 뜸을 꾸준히 뜬 뒤로는 방광암 증세도 많이 호전돼 다섯번 이상 맞던 항암제도 이제는 세번 정도만 맞고 있습니다. 다섯달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는 방광암이 재발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민수 할아버지 : “그건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의사 선생도 좋아졌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무엇보다 뜸을 뜬 뒤로 전체적으로 할아버지의 몸이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한의학계는 물론, 이같은 뜸의 효능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어 누구나 뜰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그만한 크기로 오랫동안 피부에 직접 뜸을 뜬 60대 환자의 사진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뜸을 떴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염증이 악화됐던 경우입니다. <인터뷰> 이재동(경희의료원 침구과장) :“저한테 처음 왔을 때 어떤 문제가 있었냐 하면 여기도 보면 염증이 있습니다만 화상으로 인한 염증과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이 결합이 돼서 무릎이 굉장히 붓고 통증이 심해서 악화가 돼서 오셨거든요.” 쑥뜸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울의 한 한의원입니다. 뜸을 피부에 직접 닿게 해 화상을 통해 치료 효과를 얻는 직접구 방식이 아닌 간접적인 방법으로 뜸을 놓고 있습니다. 침과 뜸의 효과를 동시에 보는 온침 시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고 나면 뜸 부위에 노름스름한 자국,쑥진이 남습니다. <인터뷰> 주신탁(한의사) : “안쪽에 노랗게 쑥진이라고 생겨요. 그게 인체에 이로운 성분의 타르가 함유돼 있어서 쑥진이 많이 나오면 더 효과적이라고 하죠. 한의원에서는 대부분 화상을 입게 하는 직접구 대신 간접구를 통한 뜸 치료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신탁(한의사) : "우선 환자가 화상을 입는다거나 잘못해서 감염이 된다거나 이런 거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꼭 직접구로 치료할 필요가 있지 않은 사람은 다양한 다른 치료를 하고 꼭 절대적으로 이 사람은 직접구로 치료해야 되겠다 하면 직접구로 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한의학계에서는 뜸의 부작용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동(침구과장) : "진단이나 예후 이 병이 어떻게 진행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일반인들이 뜸을 뜬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그러고 부작용이라는게 꼭 사람이 생명이 잃는 것만 부작용이 아니라 우리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그걸로 해서 병이 악화되고 진행을 막지 못한다면 그것도 큰 부작용입니다. 또 뜸 자리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뜸 위치를 쉽게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상봉(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 “무극보양뜸은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뜸 자리를 정해 놓고 시술을 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런데 인체라는 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체질에 따라 모든 사람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서 진찰과 진단이 이뤄진 다음에 똑같이 뜸자리를 시술할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르게 뜸시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이처럼 뜸 시술을 의료행위로 엄격하게 다뤄야 하는지 아니면 민간요법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녹취> 성태웅(서울 고척동) : “괜히 자격없는 사람이 무작격으로 했다가 나중에 후유증이 발생하면 곤란하잖아요.” <녹취> 배상윤(서울 신길동) : “꼭 그걸 한의사한테 우리가 맡겨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거든요.가정집 주부들도 할머니들도 뜨고 있고...” 이런 가운데 최근 뜸 시술을 자율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한의학계의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춘진(국회의원) : “우리 국민들 모두가 보다 뜸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조상들이 남겨 놓은 민중 의술 아닙니까.” 한방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가족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인터뷰> 최영호(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 :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교육 또는 임상을 거치더라도 의료 사고가 가능한 그런 치료 영역이기 때문에 제한된 의료인으로 하여금 시술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남수 옹은 뜸을 통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구당 : “의료인이 환자 고통 덜어주는 게 의료인인데. 내 것인데 네 것 아니라고 이렇게 저거해서 는 안돼요.정부도 그래요 정부도 옳지 않은 편을 들어선 안되죠.” 이 같은 논란 이전에 뜸을 대체 의학의 틀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보건 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희(서울대 의대 보건학 교수) : “뜸 시술 관련 내용도 결국은 대체의학에 대한 기본 정책이 만들어지면 좀 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니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뜸 시술을 둘러싼 논란의 해법을 찾는 과정은 순탄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의술과 법 모두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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