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원동력 ‘시민의 힘’

입력 2010.02.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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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국에서 최근 발표된 지 20년 가까이 된 노래가 영국 음악차트 1위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형 음반사, 기획사 등 대중문화 권력을 상대로 시민들이 벌인 집단 저항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런 시민의 힘, 비단 영국에서의 일만은 아닙니다.

이호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인 스타를 발굴하는 영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연말 음반차트 1위를 차지하는 건 2005년 이후 영국 음악계의 불문율입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활동 중단 상태인 미국의 록밴드가 18년 전 발표한 노래가 1위에 오른 것.

시작은 한 네티즌의 제안이었습니다.

대형 음반사와 방송사가 지배하는 음악시장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권력과 자본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가장 급진적인 록밴드의 노래를 연말 차트 1위로 만들자는 겁니다.

<녹취> 존 모터(온라인 운동 제안자) : "크리스마스 시즌 음악순위를 엑스팩터의 곡이 장악하는 건 식상하잖아요. 그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운동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수십만 명이 돈을 내고 이 곡을 다운로드했고, 80위였던 노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일주일만에 차트 1위에 등극했습니다.

<녹취> 탐 모렐로(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 "이건 진정한 음악팬들이 벌인 완전한 풀뿌리 운동입니다. 독점을 전복하기 위해 우리 노래가 선택돼 영광입니다."

기성 체제에 대한 시민들의 도전은 우리 사회에서도 진행중입니다.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서울광장 집회 신청을 서울시가 잇달아 거부하자, 시민단체들이 조례를 바꾸겠다고 나선 겁니다.

주민 발의를 위해선 6개월 안에 서울시 유권자의 1%인 8만 9백여 명의 서명이 필요한 상황.

지난해 여름 시작된 서명 운동에는 참가자 부족으로 무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8만 5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인터뷰> 이재근(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 : "시민들이 직접 조례 개정을 원했는데도 지방 정부와 의회가 전혀 반응하지 않을 때 시민들이 직접 움직여서 조례 발의했다는 점에서 의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조례 개정 운동은 다음달 서울시 의회의 표결이 남아 있어 아직은 절반의 승리입니다.

처음에는 성사될 것 같지 않았던 시민운동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이 합쳐지면 못해낼 것이 없고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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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의 원동력 ‘시민의 힘’
    • 입력 2010-02-08 20:37:18
    뉴스타임
<앵커 멘트> 영국에서 최근 발표된 지 20년 가까이 된 노래가 영국 음악차트 1위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형 음반사, 기획사 등 대중문화 권력을 상대로 시민들이 벌인 집단 저항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런 시민의 힘, 비단 영국에서의 일만은 아닙니다. 이호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인 스타를 발굴하는 영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연말 음반차트 1위를 차지하는 건 2005년 이후 영국 음악계의 불문율입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활동 중단 상태인 미국의 록밴드가 18년 전 발표한 노래가 1위에 오른 것. 시작은 한 네티즌의 제안이었습니다. 대형 음반사와 방송사가 지배하는 음악시장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권력과 자본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가장 급진적인 록밴드의 노래를 연말 차트 1위로 만들자는 겁니다. <녹취> 존 모터(온라인 운동 제안자) : "크리스마스 시즌 음악순위를 엑스팩터의 곡이 장악하는 건 식상하잖아요. 그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운동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수십만 명이 돈을 내고 이 곡을 다운로드했고, 80위였던 노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일주일만에 차트 1위에 등극했습니다. <녹취> 탐 모렐로(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 "이건 진정한 음악팬들이 벌인 완전한 풀뿌리 운동입니다. 독점을 전복하기 위해 우리 노래가 선택돼 영광입니다." 기성 체제에 대한 시민들의 도전은 우리 사회에서도 진행중입니다.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서울광장 집회 신청을 서울시가 잇달아 거부하자, 시민단체들이 조례를 바꾸겠다고 나선 겁니다. 주민 발의를 위해선 6개월 안에 서울시 유권자의 1%인 8만 9백여 명의 서명이 필요한 상황. 지난해 여름 시작된 서명 운동에는 참가자 부족으로 무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8만 5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인터뷰> 이재근(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 : "시민들이 직접 조례 개정을 원했는데도 지방 정부와 의회가 전혀 반응하지 않을 때 시민들이 직접 움직여서 조례 발의했다는 점에서 의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조례 개정 운동은 다음달 서울시 의회의 표결이 남아 있어 아직은 절반의 승리입니다. 처음에는 성사될 것 같지 않았던 시민운동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이 합쳐지면 못해낼 것이 없고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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