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유럽산 몰려온다…양돈 산업 ‘비상’

입력 2011.09.11 (21: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7월 한·EU간에 FTA 즉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우리 식탁은 이제 다국적 삼겹살에 점령당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우리 양돈업계도 반격에 나섰는데요.

허솔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한 식당, 숯불로 굽고 있는 이 삼겹살은 네덜란드산입니다.

국내산만 찾던 손님들도 이젠 국적을 특별히 가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신민경(서울 냉천동) : "좀 맛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거 없이 부드러워요."

한-EU FTA 발효 이후 벨기에산 삼겹살을 한정 판매했던 한 대형 마트도 전국 매장에 상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유럽산 삼겹살을 판매하는 코너가 이처럼 텅 비어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식탁에 오르는 삼겹살 국적은 모두 16개.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순으로 상위 다섯개 나라가 모두 유럽입니다.

유럽산의 본격 상륙으로 올해 상반기 삼겹살 수입물량은 이미 국내산 물량을 추월했습니다.

비상이 걸린 국내 양돈 산업도 최근 '구이' 중심에서 '가공육'으로 눈을 돌리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돼지 뒷다리 부위로 만든 수제햄이 선보이는가 하면, 2년 동안 숙성한 고급 발효햄으로 유럽 역수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필남(박사) : "단기로 가열 않고 발효 숙성시켜서 풍미와 향이 독특합니다."

유럽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돼지고기 '춘추전국시대',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 양돈 농가를 가장 위협하는 나라는 유럽 최대축산강국인 덴마크입니다.

면적은 한반도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돼지고기 생산량은 세계 7위, 수출량은 세계 1위입니다.

덴마크 양돈농가의 성장 비결, 이윤희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덴마크 식당 어딜가도 빠지지 않는 메뉴, 돼지고기입니다.

<인터뷰> 식당 손님 : "네 식구가 매일 6백 그램씩 돼지고기를 먹습니다."

수도 코펜하겐에서 남쪽으로 달리기를 3시간... 유럽 최대 축산 가공공장 데니쉬크라운입니다.

철저한 육질 관리는 도축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기절시키고 부위별, 정밀한 절단을 위해 X선 촬영장비가 동원됩니다.

초음파 센서가 지방량과 골격, 고기 비율을 분석해 갈고리 칩에 저장합니다.

일명 '스펙' 검사입니다.

정부가 파견한 100여 명의 수의사들이 위생관리를 맡습니다.

농가에서부터 도축, 가공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이력 관리로 무엇보다 믿고 살 수 있다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습니다.

즐겁게 자란 돼지가 건강하다는게 덴마크 양돈 농가의 철학.

농경지 면적당 사육 두수를 엄격히 제한합니다.

<인터뷰> 칼 뮐러(데니쉬 크라운 전략 담당 이사) : "대부분 농업전문학교를 나왔고 판매에 있어 전문지식을 가졌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덴마크 양돈 농가의 생산성은 우리의 2배 수준, 과감한 시설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은 국내 양돈계에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중진단] 유럽산 몰려온다…양돈 산업 ‘비상’
    • 입력 2011-09-11 21:46:23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7월 한·EU간에 FTA 즉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우리 식탁은 이제 다국적 삼겹살에 점령당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우리 양돈업계도 반격에 나섰는데요. 허솔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한 식당, 숯불로 굽고 있는 이 삼겹살은 네덜란드산입니다. 국내산만 찾던 손님들도 이젠 국적을 특별히 가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신민경(서울 냉천동) : "좀 맛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거 없이 부드러워요." 한-EU FTA 발효 이후 벨기에산 삼겹살을 한정 판매했던 한 대형 마트도 전국 매장에 상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유럽산 삼겹살을 판매하는 코너가 이처럼 텅 비어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식탁에 오르는 삼겹살 국적은 모두 16개.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순으로 상위 다섯개 나라가 모두 유럽입니다. 유럽산의 본격 상륙으로 올해 상반기 삼겹살 수입물량은 이미 국내산 물량을 추월했습니다. 비상이 걸린 국내 양돈 산업도 최근 '구이' 중심에서 '가공육'으로 눈을 돌리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돼지 뒷다리 부위로 만든 수제햄이 선보이는가 하면, 2년 동안 숙성한 고급 발효햄으로 유럽 역수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필남(박사) : "단기로 가열 않고 발효 숙성시켜서 풍미와 향이 독특합니다." 유럽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돼지고기 '춘추전국시대',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 양돈 농가를 가장 위협하는 나라는 유럽 최대축산강국인 덴마크입니다. 면적은 한반도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돼지고기 생산량은 세계 7위, 수출량은 세계 1위입니다. 덴마크 양돈농가의 성장 비결, 이윤희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덴마크 식당 어딜가도 빠지지 않는 메뉴, 돼지고기입니다. <인터뷰> 식당 손님 : "네 식구가 매일 6백 그램씩 돼지고기를 먹습니다." 수도 코펜하겐에서 남쪽으로 달리기를 3시간... 유럽 최대 축산 가공공장 데니쉬크라운입니다. 철저한 육질 관리는 도축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기절시키고 부위별, 정밀한 절단을 위해 X선 촬영장비가 동원됩니다. 초음파 센서가 지방량과 골격, 고기 비율을 분석해 갈고리 칩에 저장합니다. 일명 '스펙' 검사입니다. 정부가 파견한 100여 명의 수의사들이 위생관리를 맡습니다. 농가에서부터 도축, 가공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이력 관리로 무엇보다 믿고 살 수 있다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습니다. 즐겁게 자란 돼지가 건강하다는게 덴마크 양돈 농가의 철학. 농경지 면적당 사육 두수를 엄격히 제한합니다. <인터뷰> 칼 뮐러(데니쉬 크라운 전략 담당 이사) : "대부분 농업전문학교를 나왔고 판매에 있어 전문지식을 가졌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덴마크 양돈 농가의 생산성은 우리의 2배 수준, 과감한 시설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은 국내 양돈계에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