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반도 겨울이 사라진다…대책은?

입력 2012.01.0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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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강이 강 복판까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1970년대 모습인데요, 얼음낚시를 하기도 하고, 스케이트까지 탔습니다.



지금도 한강이 얼긴 하지만 가장자리만 조금 얼 정도이고, 이번 겨울엔 아직 공식적으로 결빙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겨울 기온이 70년대보다 1.2도나 올랐기 때문인데, 제주도는 기후가 이미 아열대로 바뀌었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 그러나 제주 연안은 여전히 아열대 바다입니다.



이동이 자유로운 어류는 기후변화의 상징입니다.



원시림 같은 울창한 산호숲을 지나자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알록달록한 범돔 무리가 떼지어 몰려다닙니다.



무장한 쏠베감펭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청줄돔도 유유히 지나갑니다.



바위 옆의 아홉동가리, 모두 아열대 어종들입니다.



<인터뷰> 좌종헌(제주 국제대 교수) "아열대성 어종들이 이 시기에 많이 이곳에 있다는 건 이들의 산란장으로서뿐 아니라 주된 서식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재배하는 작물의 종류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도 몇 차례 한파가 몰아쳤지만, 제주에선 아직 공식적인 겨울이 기록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인장 모양 나무에 열린 불그스름한 열매, 동남아가 주산지인 용과입니다.



<인터뷰>김홍순 (아열대과일 재배농가) : "5월부터 10월, 11월 정도까지는 연료를 거의 안때고 재배가 가능한 상탭니다"



제주도는 2000년 이후 기후학상의 겨울이 사라졌고, 이 같은 아열대기후는 이제 제주에서 남부지방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기후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40여년 뒤 우리나라는 동남아처럼 우기가 뚜렷해지고 폭염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김민경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전 지금 2050년으로 가상한 서울에 와 있습니다.



지금이 1월인데 초봄 같은 날씹니다, 본격적인 봄은 빨라져 2월부터 시작됩니다.



여름으로 왔는데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있고, 동남아와 같은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은 이젠 30일 정도로 집계돼, 2000년대보다 여섯 배나 늘었습니다.



여름은 다섯달 정도 되는데, 초여름부터 우기가 시작됩니다.



특히 서울, 경기와 남해안에선 두드러지게 강우량이 늘었습니다.



더 문제는 폭우인데요, 폭우 일수도 2000년대보다 60% 정도 급증했습니다.



아열대 기후 지역이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에서 서울과 대전 등 중부 내륙지역까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2050년의 서울 어떠셨나요?



아주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데요, 이렇게 되면 한반도 어느 지역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신방실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엄청난 양의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와 도로와 아파트를 덮치고...



수천 톤의 흙더미가 펜션으로 쏟아져 내립니다.



주로 산간에서 발생하던 산사태는 2050년쯤엔 집중호우가 급증하면서 야산에서도 빈발하게 됩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기후변화에 따른 분야별 피해지역을 예측한 결괍니다.



홍수 피해는 지금은 수도권과 해안에서 많지만 2050년쯤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홍수 위험지역으로 변합니다.



또 2050년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600명을 웃돌 정도로 급증합니다.



특히 2020년부터 피해 증가 폭이 더욱 커지겠고, 피해는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홍유덕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 "현재보다 미래로 갈수록 취약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습니다."



기온 상승과 풍수해 증가 등으로 농업분야에서 받게 될 부정적 영향은 벼의 경우 29%, 사과는 65% 더 커지고 가축 사육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됩니다.



해수면 상승 피해에 대해서는 일부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의 해안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멘트>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지금부터 당장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각 분야별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함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수록 심해지는 집중호우,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겨 도심 기능은 온종일 마비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광화문 등 상습 침수지역 18곳의 지하에 빗물 저장소 등을 확충하기로 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문젭니다.



<녹취> 권기옥 (서울시청 물관리정책관) : "대심도 터널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사회단체하고 상의해서 결정할 계획입니다."



또 산사태를 막기 위해 향후 10년간 사방댐 천 개를 건설하고,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13개 항구의 방파제를 보강하거나 신설할 방침입니다.



수십조 원이 들지만 모두 인공적인 시설물을 만드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정회성 (대표/ 사단법인 ’환경과 문명’) : "자연은 재해를 겪으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자꾸 가공하면 할수록 피해가 커지고 그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기후변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대책도 문젭니다.



올해부터 ’기업별 감축 목표제’가 시행됐지만 위반해도 과태료는 3백만 원에 불과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KBS 뉴스 함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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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09 22: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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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강 복판까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1970년대 모습인데요, 얼음낚시를 하기도 하고, 스케이트까지 탔습니다.

지금도 한강이 얼긴 하지만 가장자리만 조금 얼 정도이고, 이번 겨울엔 아직 공식적으로 결빙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겨울 기온이 70년대보다 1.2도나 올랐기 때문인데, 제주도는 기후가 이미 아열대로 바뀌었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 그러나 제주 연안은 여전히 아열대 바다입니다.

이동이 자유로운 어류는 기후변화의 상징입니다.

원시림 같은 울창한 산호숲을 지나자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알록달록한 범돔 무리가 떼지어 몰려다닙니다.

무장한 쏠베감펭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청줄돔도 유유히 지나갑니다.

바위 옆의 아홉동가리, 모두 아열대 어종들입니다.

<인터뷰> 좌종헌(제주 국제대 교수) "아열대성 어종들이 이 시기에 많이 이곳에 있다는 건 이들의 산란장으로서뿐 아니라 주된 서식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재배하는 작물의 종류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도 몇 차례 한파가 몰아쳤지만, 제주에선 아직 공식적인 겨울이 기록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인장 모양 나무에 열린 불그스름한 열매, 동남아가 주산지인 용과입니다.

<인터뷰>김홍순 (아열대과일 재배농가) : "5월부터 10월, 11월 정도까지는 연료를 거의 안때고 재배가 가능한 상탭니다"

제주도는 2000년 이후 기후학상의 겨울이 사라졌고, 이 같은 아열대기후는 이제 제주에서 남부지방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기후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40여년 뒤 우리나라는 동남아처럼 우기가 뚜렷해지고 폭염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김민경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전 지금 2050년으로 가상한 서울에 와 있습니다.

지금이 1월인데 초봄 같은 날씹니다, 본격적인 봄은 빨라져 2월부터 시작됩니다.

여름으로 왔는데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있고, 동남아와 같은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은 이젠 30일 정도로 집계돼, 2000년대보다 여섯 배나 늘었습니다.

여름은 다섯달 정도 되는데, 초여름부터 우기가 시작됩니다.

특히 서울, 경기와 남해안에선 두드러지게 강우량이 늘었습니다.

더 문제는 폭우인데요, 폭우 일수도 2000년대보다 60% 정도 급증했습니다.

아열대 기후 지역이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에서 서울과 대전 등 중부 내륙지역까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2050년의 서울 어떠셨나요?

아주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데요, 이렇게 되면 한반도 어느 지역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신방실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엄청난 양의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와 도로와 아파트를 덮치고...

수천 톤의 흙더미가 펜션으로 쏟아져 내립니다.

주로 산간에서 발생하던 산사태는 2050년쯤엔 집중호우가 급증하면서 야산에서도 빈발하게 됩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기후변화에 따른 분야별 피해지역을 예측한 결괍니다.

홍수 피해는 지금은 수도권과 해안에서 많지만 2050년쯤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홍수 위험지역으로 변합니다.

또 2050년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600명을 웃돌 정도로 급증합니다.

특히 2020년부터 피해 증가 폭이 더욱 커지겠고, 피해는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홍유덕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 "현재보다 미래로 갈수록 취약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습니다."

기온 상승과 풍수해 증가 등으로 농업분야에서 받게 될 부정적 영향은 벼의 경우 29%, 사과는 65% 더 커지고 가축 사육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됩니다.

해수면 상승 피해에 대해서는 일부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의 해안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멘트>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지금부터 당장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각 분야별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함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수록 심해지는 집중호우,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겨 도심 기능은 온종일 마비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광화문 등 상습 침수지역 18곳의 지하에 빗물 저장소 등을 확충하기로 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문젭니다.

<녹취> 권기옥 (서울시청 물관리정책관) : "대심도 터널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사회단체하고 상의해서 결정할 계획입니다."

또 산사태를 막기 위해 향후 10년간 사방댐 천 개를 건설하고,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13개 항구의 방파제를 보강하거나 신설할 방침입니다.

수십조 원이 들지만 모두 인공적인 시설물을 만드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정회성 (대표/ 사단법인 ’환경과 문명’) : "자연은 재해를 겪으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자꾸 가공하면 할수록 피해가 커지고 그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기후변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대책도 문젭니다.

올해부터 ’기업별 감축 목표제’가 시행됐지만 위반해도 과태료는 3백만 원에 불과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KBS 뉴스 함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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