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끝까지 잡는다! ‘다이하드’ 경찰들

입력 2012.09.10 (09:22) 수정 2012.09.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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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루스 윌리스란 배우가 경찰 역할을 맡아 4편까지 나온 영화 시리즈가 있죠.

'다이하드'란 영화인데요.

주인공 경찰이 온몸을 다쳐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당들을 제압하는 내용이죠.

요즘 이 영화처럼 온몸을 던져 범인을 잡은 두 경찰관이 화제입니다.

'다이하드 경찰관'이란 별명까지 생겼는데요.

김기흥 기자, 이 중 한 명은 40대 여경인데, 달리는 차에 올라타기까지 했다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은 두 아이를 둔 46살의 민인숙 경위네요.

민 경위는 차량에 매달린 채 수십 미터 끌려가다가 차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챙기는 대신 먼저 동료들에게 무전기로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2.5km를 달려가 직접 운전자를 붙잡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경찰관이 더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맘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해주는 용감한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생생한 CCTV와 함께 화면에 담았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전통시장.

지난 달 29일, 이곳에서 위험천만한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한 여경이 차문에 매달려 끌려가는 아찔한 상황!

차가 모퉁이를 돌면서 여경은 결국 바닥에 나뒹굴고 마는데요.

<인터뷰> 장성현(목격자 ) : “곡선을 도는 순간 원심력 때문에 여자 경관님이 떨어지시고 차량이 재빨리 문을 닫고 도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음주단속 중 차가 갑자기 출발해 달아나자 그대로 차에 매달렸던 겁니다.

<인터뷰> 장성현(목격자) : “팔꿈치 부분하고 무릎 부분 제복이 찢어졌더라고요.”

땅으로 굴러 떨어진 이 여경.

다친 몸을 챙기는 대신 먼저 동료에게 지원요청을 합니다.

<녹취> 당시 경찰 무전 내용 : “잡아줘요! 무면허 음주 운전자가 대림역 7번 출구로 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리곤 벌떡 일어나 다시 도주한 차를 쫓았고, 2.5km를 더 달려가 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화면 속 주인공은 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민인숙 경위.

이번 일로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는데요.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 “(주변에서)'몸을 사리지, 계산을 하지'그러는데 그 순간에는 본능적으로 제복을 입은 경찰관으로서 그렇게 한 것 같아요.”

경찰에 붙잡힌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만취수준인 0.108%.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 “다른 차를 추돌한다거나 제2, 제3의 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망을 가다보면 다른 피해가 있지 않을까 해서 검거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민 경위의 용감한 추격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11년 2월 26일 뉴스광장>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가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붙잡혔습니다.”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이런 소식이 달갑지 않은 이도 있는데요.

바로 두 아이들입니다.

11살 둘째 아들은 어린 마음에도 자랑스러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재융(아들) :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좀 슬펐어요. 범인은 이제 안 잡아도 좋으니 다치지만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민 경위는 현장에서 솟아나는 열정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제복을 입으면 변신하는 것 같아요. 저는 평범한 40대 여성인데요. 경찰제복을 입고 근무할 때는 변신을 해서...”

범인을 붙잡기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열혈 경찰관.

여기 또 한 명 있습니다.

부산 연제경찰서의 김현철 경산데요.

지난 달 26일, 달리는 차에 매달려 마약용의자를 붙잡아 화제를 모은 바로 그 경찰관입니다.

영화 ‘다이하드’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추격전.

그래서 김 경사에겐 ‘다이하드 경찰관’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요.

실제 상황은 영화 못지않게 긴박했습니다.

범인의 차는 이곳에서 불법유턴 단속에 걸렸는데요.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운전자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라고요. 경찰이 봤을 때 수배자다, 딱 감이 왔죠.”

직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운전자 34살 정모 씨는 마약사범으로 수배 중이었던 것.

무작정 가속페달을 밟은 정 씨.

시속 7,80km의 질주는 무려 25분 동안 계속됐습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아, 이러다가 내가 죽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지그재그로 운전하고 우리 순찰차가 가로막으면 들이박아 버리고...”

경찰을 따돌리는데 실패한 정 씨.

결국 차를 버린 채 달아났고, 곧바로 뒤쫓아 간 김 경사와 동료들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정 씨의 혈액검사에선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검거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퍼졌는데요.

전 세계 누리꾼들의 칭찬과 격려가 이어지면서 김 경사의 얘기는 해외언론에도 소개됐습니다.

<9.4 CNN 방송>
“자신의 임무를 넘어 목숨 걸고 범인을 체포해 인터넷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한민국 교통경찰의 소식입니다.”

곳곳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반응인데요.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당연한 일을 한 거거든요. 도망가는 것을 보고 경찰관으로서 안 쫓아갈 수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쫓아가서 잡은 건데 칭찬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중학교 때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던 김 경사.

특전사에 입대한 것도 경찰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파출소에 가서 물어보니까 특전사 출신이 (경찰특공대에) 많이 간다더라고요. 그 이야기 듣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바로 특전사에 입대하게 된 거죠. (제대 후) 바로 경찰특공대 시험을 쳐서 합격해 (경찰이 됐습니다.)”

그렇게 경찰이 된 지 9년째.

최근엔 암 투병 중인 아버지 간호를 위해 강력계에서 교통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제가 특별히 뛰어나게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 맡은 부분에서는 성실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위기의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김현철 경사와 민인숙 경위.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두 경찰관의 활약은 시민들에게 뿌듯함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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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끝까지 잡는다! ‘다이하드’ 경찰들
    • 입력 2012-09-10 09:22:11
    • 수정2012-09-10 1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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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루스 윌리스란 배우가 경찰 역할을 맡아 4편까지 나온 영화 시리즈가 있죠. '다이하드'란 영화인데요. 주인공 경찰이 온몸을 다쳐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당들을 제압하는 내용이죠. 요즘 이 영화처럼 온몸을 던져 범인을 잡은 두 경찰관이 화제입니다. '다이하드 경찰관'이란 별명까지 생겼는데요. 김기흥 기자, 이 중 한 명은 40대 여경인데, 달리는 차에 올라타기까지 했다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은 두 아이를 둔 46살의 민인숙 경위네요. 민 경위는 차량에 매달린 채 수십 미터 끌려가다가 차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챙기는 대신 먼저 동료들에게 무전기로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2.5km를 달려가 직접 운전자를 붙잡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경찰관이 더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맘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해주는 용감한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생생한 CCTV와 함께 화면에 담았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전통시장. 지난 달 29일, 이곳에서 위험천만한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한 여경이 차문에 매달려 끌려가는 아찔한 상황! 차가 모퉁이를 돌면서 여경은 결국 바닥에 나뒹굴고 마는데요. <인터뷰> 장성현(목격자 ) : “곡선을 도는 순간 원심력 때문에 여자 경관님이 떨어지시고 차량이 재빨리 문을 닫고 도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음주단속 중 차가 갑자기 출발해 달아나자 그대로 차에 매달렸던 겁니다. <인터뷰> 장성현(목격자) : “팔꿈치 부분하고 무릎 부분 제복이 찢어졌더라고요.” 땅으로 굴러 떨어진 이 여경. 다친 몸을 챙기는 대신 먼저 동료에게 지원요청을 합니다. <녹취> 당시 경찰 무전 내용 : “잡아줘요! 무면허 음주 운전자가 대림역 7번 출구로 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리곤 벌떡 일어나 다시 도주한 차를 쫓았고, 2.5km를 더 달려가 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화면 속 주인공은 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민인숙 경위. 이번 일로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는데요.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 “(주변에서)'몸을 사리지, 계산을 하지'그러는데 그 순간에는 본능적으로 제복을 입은 경찰관으로서 그렇게 한 것 같아요.” 경찰에 붙잡힌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만취수준인 0.108%.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 “다른 차를 추돌한다거나 제2, 제3의 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망을 가다보면 다른 피해가 있지 않을까 해서 검거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민 경위의 용감한 추격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11년 2월 26일 뉴스광장>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가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붙잡혔습니다.”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이런 소식이 달갑지 않은 이도 있는데요. 바로 두 아이들입니다. 11살 둘째 아들은 어린 마음에도 자랑스러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재융(아들) :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좀 슬펐어요. 범인은 이제 안 잡아도 좋으니 다치지만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민 경위는 현장에서 솟아나는 열정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민인숙(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 : “제복을 입으면 변신하는 것 같아요. 저는 평범한 40대 여성인데요. 경찰제복을 입고 근무할 때는 변신을 해서...” 범인을 붙잡기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열혈 경찰관. 여기 또 한 명 있습니다. 부산 연제경찰서의 김현철 경산데요. 지난 달 26일, 달리는 차에 매달려 마약용의자를 붙잡아 화제를 모은 바로 그 경찰관입니다. 영화 ‘다이하드’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추격전. 그래서 김 경사에겐 ‘다이하드 경찰관’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요. 실제 상황은 영화 못지않게 긴박했습니다. 범인의 차는 이곳에서 불법유턴 단속에 걸렸는데요.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운전자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라고요. 경찰이 봤을 때 수배자다, 딱 감이 왔죠.” 직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운전자 34살 정모 씨는 마약사범으로 수배 중이었던 것. 무작정 가속페달을 밟은 정 씨. 시속 7,80km의 질주는 무려 25분 동안 계속됐습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아, 이러다가 내가 죽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지그재그로 운전하고 우리 순찰차가 가로막으면 들이박아 버리고...” 경찰을 따돌리는데 실패한 정 씨. 결국 차를 버린 채 달아났고, 곧바로 뒤쫓아 간 김 경사와 동료들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정 씨의 혈액검사에선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검거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퍼졌는데요. 전 세계 누리꾼들의 칭찬과 격려가 이어지면서 김 경사의 얘기는 해외언론에도 소개됐습니다. <9.4 CNN 방송> “자신의 임무를 넘어 목숨 걸고 범인을 체포해 인터넷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한민국 교통경찰의 소식입니다.” 곳곳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반응인데요.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당연한 일을 한 거거든요. 도망가는 것을 보고 경찰관으로서 안 쫓아갈 수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쫓아가서 잡은 건데 칭찬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중학교 때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던 김 경사. 특전사에 입대한 것도 경찰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파출소에 가서 물어보니까 특전사 출신이 (경찰특공대에) 많이 간다더라고요. 그 이야기 듣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바로 특전사에 입대하게 된 거죠. (제대 후) 바로 경찰특공대 시험을 쳐서 합격해 (경찰이 됐습니다.)” 그렇게 경찰이 된 지 9년째. 최근엔 암 투병 중인 아버지 간호를 위해 강력계에서 교통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사/부산 연제경찰서) : “제가 특별히 뛰어나게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 맡은 부분에서는 성실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위기의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김현철 경사와 민인숙 경위.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두 경찰관의 활약은 시민들에게 뿌듯함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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