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세계 환율 전쟁…우리는?

입력 2012.11.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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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버냉키(美 연준의장) :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회복을 가져오리라 확신합니다"



<녹취> 호세프(브라질 대통령) :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상승 압박 때문에 시장을 잃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돈을 풀고, 이 때문에 환율이 급락한 신흥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5월 1180원이 넘던 원화 환율은 지금은 1090원 대 초반까지 90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가히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먼저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3차 양적 완화를 단행한 미국,



매달 400억 달러를 풀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도 무제한 국채매입을 통해 돈 풀기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드라기(유럽중앙은행 총재) : "우리는 준비가 됐습니다. 그리고 매우 효과적인 지원책도 있습니다."



자국 통화의 환율을 올려 경기도 살리고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이 돈을 풀수록 자국 환율이 떨어져 수출에 타격을 받는 신흥국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수출부진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브라질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자국 수출을 늘리려는 보호주의며 통화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 이승호(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나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흥국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니다."



필리핀이 금리를 4번에 걸쳐 사상 최저치까지 낮춰 돈을 시중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고, 중국도 71조 원을 풀며 사실상 더 이상의 위엔화 환율 하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강(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 "시장에서 결정된 위안화의 환율은 균형점에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은 없지만, 각국이 사실상 환율방어에 나서면서 통화전쟁은 이미 서막이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멘트>



환율을 둘러싼 국가간의 날카로운 신경전, 강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들보다도 환율하락 추세가 더 심각한데요.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이정민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세계 신흥국가들의 환율을 비교해 볼까요?



올 하반기 대부분 2~3% 하락했지만, 원화 환율은 5%나 떨어졌습니다.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 올 초에는 한.중.일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는데 지금은 제일 낮습니다.



그러면 환율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당장 수출에는 좋지 않습니다.



달러로 환산한 우리 물건 값이 비싸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대신 수입품 가격은 싸져서 물가를 떨어뜨리고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에서 그런 순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물가 상승률이 1-2%로 낮은 편인데다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내수진작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출과 소비가 함께 줄어 성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성장률이 0.4% 포인트 낮아진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개방도는 높고 경제규모는 작은 우리나라로서는 환율을 방어할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 환율 하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윤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 늦도록 불을 밝힌 한 중소업체..



자동화 기기 부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가 최근 환율 하락으로 입은 손실액만 수천만 원대,



비상 경영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해외 영업부장



최근 몇 년간 급격한 환율 변동을 경험한 수출 기업들에게 이제 환 위험 관리는 가장 시급한 경영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부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4년 전 환율변동보험을 들어 둔 덕에 환율 하락 부담을 줄였습니다.



<인터뷰> 김안중(사장/수출 중소업체) :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해서 미래 환율을 확정짓는 겁니다. 환율이 떨어진다든지 아니면 올라간다든지 그 변동성에 따른 위험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서"



민간 연구소들이 예측하는 내년 환율은 천80원 수준.



장기적으로는 반등의 변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인터뷰> 이창선(박사) : "외화유출입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적 조처를 좀더 강화하는 쪽을 통해서 원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정책적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환율 전쟁, 정부의 직접적 개입보다는 가파른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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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세계 환율 전쟁…우리는?
    • 입력 2012-11-06 22:03:59
    뉴스 9
<앵커 멘트>

<녹취> 버냉키(美 연준의장) :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회복을 가져오리라 확신합니다"

<녹취> 호세프(브라질 대통령) :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상승 압박 때문에 시장을 잃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돈을 풀고, 이 때문에 환율이 급락한 신흥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5월 1180원이 넘던 원화 환율은 지금은 1090원 대 초반까지 90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가히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먼저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3차 양적 완화를 단행한 미국,

매달 400억 달러를 풀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도 무제한 국채매입을 통해 돈 풀기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드라기(유럽중앙은행 총재) : "우리는 준비가 됐습니다. 그리고 매우 효과적인 지원책도 있습니다."

자국 통화의 환율을 올려 경기도 살리고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이 돈을 풀수록 자국 환율이 떨어져 수출에 타격을 받는 신흥국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수출부진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브라질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자국 수출을 늘리려는 보호주의며 통화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 이승호(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나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흥국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니다."

필리핀이 금리를 4번에 걸쳐 사상 최저치까지 낮춰 돈을 시중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고, 중국도 71조 원을 풀며 사실상 더 이상의 위엔화 환율 하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강(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 "시장에서 결정된 위안화의 환율은 균형점에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은 없지만, 각국이 사실상 환율방어에 나서면서 통화전쟁은 이미 서막이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멘트>

환율을 둘러싼 국가간의 날카로운 신경전, 강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들보다도 환율하락 추세가 더 심각한데요.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이정민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세계 신흥국가들의 환율을 비교해 볼까요?

올 하반기 대부분 2~3% 하락했지만, 원화 환율은 5%나 떨어졌습니다.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 올 초에는 한.중.일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는데 지금은 제일 낮습니다.

그러면 환율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당장 수출에는 좋지 않습니다.

달러로 환산한 우리 물건 값이 비싸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대신 수입품 가격은 싸져서 물가를 떨어뜨리고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에서 그런 순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물가 상승률이 1-2%로 낮은 편인데다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내수진작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출과 소비가 함께 줄어 성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성장률이 0.4% 포인트 낮아진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개방도는 높고 경제규모는 작은 우리나라로서는 환율을 방어할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 환율 하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윤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 늦도록 불을 밝힌 한 중소업체..

자동화 기기 부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가 최근 환율 하락으로 입은 손실액만 수천만 원대,

비상 경영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해외 영업부장

최근 몇 년간 급격한 환율 변동을 경험한 수출 기업들에게 이제 환 위험 관리는 가장 시급한 경영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부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4년 전 환율변동보험을 들어 둔 덕에 환율 하락 부담을 줄였습니다.

<인터뷰> 김안중(사장/수출 중소업체) :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해서 미래 환율을 확정짓는 겁니다. 환율이 떨어진다든지 아니면 올라간다든지 그 변동성에 따른 위험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서"

민간 연구소들이 예측하는 내년 환율은 천80원 수준.

장기적으로는 반등의 변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인터뷰> 이창선(박사) : "외화유출입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적 조처를 좀더 강화하는 쪽을 통해서 원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정책적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환율 전쟁, 정부의 직접적 개입보다는 가파른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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