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늘어나는 약값 부담, 해법은 ‘중저가 약 대체’

입력 2012.11.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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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약을 사먹는 편이십니까?

약에 의존하는 습관에 의사들의 과잉처방 관행까지 합쳐져서 의료비에서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약값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요.

먼저 모은희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환자들로 붐비는 동네약국, 봉지에 수북히 담긴 약들을 무더기씩 타갑니다.

<인터뷰> 노송자(73세) : "당뇨약 먹고 혈압약 먹고 골다공증약 먹고, 그러니까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요."

약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약 사용량은 해마다 14%씩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불필요한 약 처방도 약값 지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단순 감기 환자가 하루에 두 군데의 병원을 가봤습니다.

한 곳은 한가지 약만 처방한 데 비해, 다른 곳은 약 다섯 종류에 주사까지 처방했습니다.

증상과는 상관 없는 위장약도 있습니다.

약 값은 갑절로 뛰었습니다.

<인터뷰> 박진석(경기도 김포시) : "꼭 필요한 약만 먹어야 하는데 불필요한 약을 너무 많이 먹으니까, 약으로 배부를 필요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처방전 한 건당 약 가짓수는 평균 4.16개, 주요 선진국 중에 가장 많습니다.

약값의 3분의 2가 건강보험에서 지원되는 만큼,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정형선(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라든지 약에 대한 이용 패턴으로 볼 때 약제비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국민 병원 방문 횟수는 1년 평균 12번, OECD 평균보다 두 배 많은 점도 약값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보니 국민 의료비 가운데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21%나 됩니다.

우리 국민의 1년 의료비 가운데 약제비 비중은 OECD 평균의 1.3배에 달하는데요.

계속 늘어나는 약값 부담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한승복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의 약값을 분석해봤습니다.

당뇨 환자에게 처방된 다이아벡스, 이른바 오리지널 약으로 다른 복제약에 비해 최대 2.7배 비싼 약입니다.

또다른 처방전, 역시 약효가 같은 약 중 가장 비싼 약이 처방됐습니다.

<녹취>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치료를 위해서 복용을 하셔야 되는 경우에는 이게 누적이 되었을 때 환자분이 부담하는 약값이 차이가 많이..."

지난해 처방된 약 470억 개 중 58%가 같은 성분의 약 중 가장 비싼 약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일부만 중저가약으로 대체해도 한해 수백억 원의 약값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인춘(대한약사회 부회장) : "약가 인하를 통한 약제비 절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체 조제 활성화나 성분명 처방 도입이 시급합니다."

문제는 의사들의 처방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약사가 환자 동의를 얻어 고가약을 약효가 같은 다른 약으로 바꾸는 대체 조제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부정적입니다.

<인터뷰> 이재호(대한의사협회 이사) : "불법 대체 조제가 횡행하는 현 시점에서는 의약품비 절감보다는 오히려 불법 대체 조제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이 더 크다라는 생각입니다."

지난해부터 저가약을 처방할 경우 의사나 병원에 인센티브까지 주고 있지만 고가약 처방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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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늘어나는 약값 부담, 해법은 ‘중저가 약 대체’
    • 입력 2012-11-08 22:01:32
    뉴스 9
<앵커 멘트> 혹시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약을 사먹는 편이십니까? 약에 의존하는 습관에 의사들의 과잉처방 관행까지 합쳐져서 의료비에서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약값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요. 먼저 모은희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환자들로 붐비는 동네약국, 봉지에 수북히 담긴 약들을 무더기씩 타갑니다. <인터뷰> 노송자(73세) : "당뇨약 먹고 혈압약 먹고 골다공증약 먹고, 그러니까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요." 약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약 사용량은 해마다 14%씩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불필요한 약 처방도 약값 지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단순 감기 환자가 하루에 두 군데의 병원을 가봤습니다. 한 곳은 한가지 약만 처방한 데 비해, 다른 곳은 약 다섯 종류에 주사까지 처방했습니다. 증상과는 상관 없는 위장약도 있습니다. 약 값은 갑절로 뛰었습니다. <인터뷰> 박진석(경기도 김포시) : "꼭 필요한 약만 먹어야 하는데 불필요한 약을 너무 많이 먹으니까, 약으로 배부를 필요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처방전 한 건당 약 가짓수는 평균 4.16개, 주요 선진국 중에 가장 많습니다. 약값의 3분의 2가 건강보험에서 지원되는 만큼,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정형선(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라든지 약에 대한 이용 패턴으로 볼 때 약제비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국민 병원 방문 횟수는 1년 평균 12번, OECD 평균보다 두 배 많은 점도 약값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보니 국민 의료비 가운데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21%나 됩니다. 우리 국민의 1년 의료비 가운데 약제비 비중은 OECD 평균의 1.3배에 달하는데요. 계속 늘어나는 약값 부담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한승복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의 약값을 분석해봤습니다. 당뇨 환자에게 처방된 다이아벡스, 이른바 오리지널 약으로 다른 복제약에 비해 최대 2.7배 비싼 약입니다. 또다른 처방전, 역시 약효가 같은 약 중 가장 비싼 약이 처방됐습니다. <녹취>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치료를 위해서 복용을 하셔야 되는 경우에는 이게 누적이 되었을 때 환자분이 부담하는 약값이 차이가 많이..." 지난해 처방된 약 470억 개 중 58%가 같은 성분의 약 중 가장 비싼 약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일부만 중저가약으로 대체해도 한해 수백억 원의 약값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인춘(대한약사회 부회장) : "약가 인하를 통한 약제비 절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체 조제 활성화나 성분명 처방 도입이 시급합니다." 문제는 의사들의 처방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약사가 환자 동의를 얻어 고가약을 약효가 같은 다른 약으로 바꾸는 대체 조제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부정적입니다. <인터뷰> 이재호(대한의사협회 이사) : "불법 대체 조제가 횡행하는 현 시점에서는 의약품비 절감보다는 오히려 불법 대체 조제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이 더 크다라는 생각입니다." 지난해부터 저가약을 처방할 경우 의사나 병원에 인센티브까지 주고 있지만 고가약 처방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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