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청와대 대응 제대로 했나?

입력 2013.05.14 (07:34) 수정 2013.05.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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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끄러운 처신으로 지난 며칠간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사과를 했습니다. 사실 관계가 철저히 밝혀지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이제 의혹에 대해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볼 일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대응 과정은 되짚어 점검해야 합니다. 먼저 대통령에 대한 늑장 보곱니다. 홍보수석은 사건을 인지한 뒤 만 하루가 지나서야 보고했습니다. 비서실장에게는 더 늦었습니다. 이후 홍보수석과 전 대변인의 진실 공방은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귀국 지시를 했느니 안했느니 정반대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행 비행기표는 주미 대사관에서 예약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격리시켰다면 사실대로 밝히면 될 일이었습니다. 청와대는 미국에서 대변인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도 집안 일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모습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과 하고 더 욕을 먹는 상황을 자초했습니다. 그래서 위기 수습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하나 짚을 것이 인사 문제입니다. 어떻게 그런 인물이 청와대 대변인에 기용될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물론 성적인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거 처신이나 음주 행태 등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끝내 임명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사과는 장차관의 잇단 낙마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일도 결국 인사 잘못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도덕한 공직자의 개인적 과오는 그 사람 하나만 바꾸면 됩니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공직 기강의 시금석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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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끄러운 처신으로 지난 며칠간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사과를 했습니다. 사실 관계가 철저히 밝혀지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이제 의혹에 대해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볼 일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대응 과정은 되짚어 점검해야 합니다. 먼저 대통령에 대한 늑장 보곱니다. 홍보수석은 사건을 인지한 뒤 만 하루가 지나서야 보고했습니다. 비서실장에게는 더 늦었습니다. 이후 홍보수석과 전 대변인의 진실 공방은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귀국 지시를 했느니 안했느니 정반대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행 비행기표는 주미 대사관에서 예약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격리시켰다면 사실대로 밝히면 될 일이었습니다. 청와대는 미국에서 대변인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도 집안 일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모습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과 하고 더 욕을 먹는 상황을 자초했습니다. 그래서 위기 수습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하나 짚을 것이 인사 문제입니다. 어떻게 그런 인물이 청와대 대변인에 기용될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물론 성적인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거 처신이나 음주 행태 등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끝내 임명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사과는 장차관의 잇단 낙마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일도 결국 인사 잘못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도덕한 공직자의 개인적 과오는 그 사람 하나만 바꾸면 됩니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공직 기강의 시금석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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