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한국의 추석-이슬람의 ‘이드’

입력 2013.09.14 (08:24) 수정 2013.09.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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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에 추석이 있고 미국에 추수감사절이 있는 것처럼 이슬람 사회에는 '이드 알 피트르'라는 명절이 있습니다.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해야 하는 '금식월' 라마단이 끝나면서 이어집니다.

이슬람 문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최대 명절이라고 하는데요?

그 곳에서도 주부들이 고생할까요?

복창현 특파원이 취재물을 보시죠!

<리포트>

천사 가브리엘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인 라마단.

라마단 한 달 동안 이슬람교도들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날마다 5번 씩 빠짐없이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신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자신과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슬람 력으로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이 막바지에 이르면 바빠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천체 관측소입니다. 망원경과 연결된 컴퓨터로 달의 모양을 꼼꼼히 관찰합니다.

라마단이 끝나고 10번째, 새 달의 시작을 의미하는 초승달이 제대로 떴는지 판별하기 위해섭니다. 이전엔 이 모든 일이 육안으로 이뤄졌지만 과학 기술 덕분에 이젠 풍속도도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무함마드 오데흐(달 관측소 관계자) : “새 기술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달 관측 가능하게 합니다. 한낮에 해가 떠있어도 우리는 초승달을 관측할 수 있고, 웹사이트에 생중계도 합니다.”

이렇게 천문 계산법에 실제 달 관측이 더해져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는 겁니다.

이슬람 단식 월인 라마단의 마지막 밤이 되자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도심 거리는 활기가 넘칩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각, 요르단 수도 암만의 한 쇼핑 거리.

가족 단위 쇼핑객들은 가족과 친지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명절날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은 아랍의 전통 과자입니다.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과 모양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합니다.

<인터뷰> 탈랏 알살히(손님) : “이드 기간 집에 손님들이 찾아오면 접대할 간식거리를 사러 왔어요. 손님에게 과자나 커피를 접대하는 게 풍습이거든요.”

<인터뷰> 압둘 카림(매니저) : “저희 가게엔 피스타치오, 대추, 호두로 만든 과자를 선보이고 있어요. 이드 기간 먹는 아랍 전통 과자들입니다.”

가족이 아닌 외부 사람에겐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지 않는 게 중동 지역 여성들에겐 전통, 하지만, 아랍 여성들에게도 인기 있는 선물은 역시, 화장품입니다.

<인터뷰> 알라(쇼핑객) : “이드 명절이고 해서 옷과 악세서리 화장품을 사러 나왔어요.”

대부분의 상점에서 '이드' 전날 밤 하루 매출이 한 달 매출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아나스 뎁(화장품 상점 주인) : “이드는 우리에겐 특별한 시즌이에요. 오전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 넘게 일을 하죠. 하루 18 시간가량 일하는 것 같아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의 아침은 야외 기도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을 곳곳 빈터 마다 주민들이 속속 모여듭니다.

그 옛날 예언자 무함마드가 이드 때 사원이 아닌 야외에서 평화와 안녕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며 그때 그 관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카리드 단디스(이슬람 신자) : “라마단 금식 때 우리의 기도를 신이 받아주시고 신의 가르침대로 평화롭게 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이슬람 세계의 번영도 함께 빌었어요.”

야외 기도에 이어 이슬람 신자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습니다.

바쁜 일상 탓에 평소 잘 만나지 못한 가족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3남 3녀의 다흐리크 가족도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명절 분위기를 내며 새 옷을 곱게 차려입은 손자 손녀 등 3대가 모이자 30명이 넘는 대가족입니다.

<인터뷰> 다흐리크(장남) : “이드를 맞아 형제자매가 오랜만에 모여 식사도 하고, 저녁늦게까지 얘기 나누니 매우 행복합니다. 가족 간 교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명절 이드의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어가는 도심 속의 한 건물, 이슬람 명절에도 빠지지 않는 게 하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명절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열리는 불우이웃 돕기 자선 행사입니다.

암만 시내의 한 자원봉사 단체가 마련한 오늘의 초대 손님은 유혈 사태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가족 2백여 명입니다.

페이스 페인팅 등 다채로운 놀이 프로그램으로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만에 웃음꽃이 핍니다.

<인터뷰> 히바 아이만(시리아 난민) : “많은 놀이가 있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 페인팅이 제일 재미있어요.”

<인터뷰> 하니(남 시리아 난민 어린이) : “지난 2년 동안 난민 생활로 잃어버린 미소를 그들이 찾게 해줬어요. 행복해요.”

재능기부와 자선을 베풀며 참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행사에는 자원봉사 대원 2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하니(시리아 난민) : “지난 2년 동안 난민 생활로 잃어버린 미소를 그들이 찾게 해줬어요. 감사하고 형제들과 저도 행복합니다.”

재능기부와 자선을 베풀며 참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행사에는 자원봉사 대원 2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하리츠(자원봉사자) :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와 부모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요. 3-4시간가량 즐길 수 있어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기간은 아랍 지역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게 사흘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종교 행사에 이어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기부와 자선을 잊지 않는 이스람 명절 '이드', 이슬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슬람 문화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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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리포트] 한국의 추석-이슬람의 ‘이드’
    • 입력 2013-09-14 08:25:36
    • 수정2013-09-14 08:52:5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에 추석이 있고 미국에 추수감사절이 있는 것처럼 이슬람 사회에는 '이드 알 피트르'라는 명절이 있습니다.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해야 하는 '금식월' 라마단이 끝나면서 이어집니다.

이슬람 문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최대 명절이라고 하는데요?

그 곳에서도 주부들이 고생할까요?

복창현 특파원이 취재물을 보시죠!

<리포트>

천사 가브리엘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인 라마단.

라마단 한 달 동안 이슬람교도들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날마다 5번 씩 빠짐없이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신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자신과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슬람 력으로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이 막바지에 이르면 바빠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천체 관측소입니다. 망원경과 연결된 컴퓨터로 달의 모양을 꼼꼼히 관찰합니다.

라마단이 끝나고 10번째, 새 달의 시작을 의미하는 초승달이 제대로 떴는지 판별하기 위해섭니다. 이전엔 이 모든 일이 육안으로 이뤄졌지만 과학 기술 덕분에 이젠 풍속도도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무함마드 오데흐(달 관측소 관계자) : “새 기술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달 관측 가능하게 합니다. 한낮에 해가 떠있어도 우리는 초승달을 관측할 수 있고, 웹사이트에 생중계도 합니다.”

이렇게 천문 계산법에 실제 달 관측이 더해져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는 겁니다.

이슬람 단식 월인 라마단의 마지막 밤이 되자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도심 거리는 활기가 넘칩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각, 요르단 수도 암만의 한 쇼핑 거리.

가족 단위 쇼핑객들은 가족과 친지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명절날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은 아랍의 전통 과자입니다.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과 모양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합니다.

<인터뷰> 탈랏 알살히(손님) : “이드 기간 집에 손님들이 찾아오면 접대할 간식거리를 사러 왔어요. 손님에게 과자나 커피를 접대하는 게 풍습이거든요.”

<인터뷰> 압둘 카림(매니저) : “저희 가게엔 피스타치오, 대추, 호두로 만든 과자를 선보이고 있어요. 이드 기간 먹는 아랍 전통 과자들입니다.”

가족이 아닌 외부 사람에겐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지 않는 게 중동 지역 여성들에겐 전통, 하지만, 아랍 여성들에게도 인기 있는 선물은 역시, 화장품입니다.

<인터뷰> 알라(쇼핑객) : “이드 명절이고 해서 옷과 악세서리 화장품을 사러 나왔어요.”

대부분의 상점에서 '이드' 전날 밤 하루 매출이 한 달 매출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아나스 뎁(화장품 상점 주인) : “이드는 우리에겐 특별한 시즌이에요. 오전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 넘게 일을 하죠. 하루 18 시간가량 일하는 것 같아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의 아침은 야외 기도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을 곳곳 빈터 마다 주민들이 속속 모여듭니다.

그 옛날 예언자 무함마드가 이드 때 사원이 아닌 야외에서 평화와 안녕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며 그때 그 관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카리드 단디스(이슬람 신자) : “라마단 금식 때 우리의 기도를 신이 받아주시고 신의 가르침대로 평화롭게 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이슬람 세계의 번영도 함께 빌었어요.”

야외 기도에 이어 이슬람 신자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습니다.

바쁜 일상 탓에 평소 잘 만나지 못한 가족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3남 3녀의 다흐리크 가족도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명절 분위기를 내며 새 옷을 곱게 차려입은 손자 손녀 등 3대가 모이자 30명이 넘는 대가족입니다.

<인터뷰> 다흐리크(장남) : “이드를 맞아 형제자매가 오랜만에 모여 식사도 하고, 저녁늦게까지 얘기 나누니 매우 행복합니다. 가족 간 교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명절 이드의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어가는 도심 속의 한 건물, 이슬람 명절에도 빠지지 않는 게 하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명절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열리는 불우이웃 돕기 자선 행사입니다.

암만 시내의 한 자원봉사 단체가 마련한 오늘의 초대 손님은 유혈 사태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가족 2백여 명입니다.

페이스 페인팅 등 다채로운 놀이 프로그램으로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만에 웃음꽃이 핍니다.

<인터뷰> 히바 아이만(시리아 난민) : “많은 놀이가 있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 페인팅이 제일 재미있어요.”

<인터뷰> 하니(남 시리아 난민 어린이) : “지난 2년 동안 난민 생활로 잃어버린 미소를 그들이 찾게 해줬어요. 행복해요.”

재능기부와 자선을 베풀며 참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행사에는 자원봉사 대원 2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하니(시리아 난민) : “지난 2년 동안 난민 생활로 잃어버린 미소를 그들이 찾게 해줬어요. 감사하고 형제들과 저도 행복합니다.”

재능기부와 자선을 베풀며 참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행사에는 자원봉사 대원 2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하리츠(자원봉사자) :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와 부모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요. 3-4시간가량 즐길 수 있어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기간은 아랍 지역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게 사흘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종교 행사에 이어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기부와 자선을 잊지 않는 이스람 명절 '이드', 이슬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슬람 문화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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