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내란음모’ 이석기 공판…무슨 일이?

입력 2013.11.13 (08:37) 수정 2013.11.13 (09: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내란 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이 어제 열렸습니다.

검찰과 이석기 의원 측은 어떤 주장을 했는지... 그리고 재판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알아봅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석기 의원이 그동안 묵비권을 행사해 오다 어제 공판에서는 입을 열었죠?

<기자 멘트>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혁명 조직인 RO의 실체는 없고, 북한과의 연계성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5월에 서울 합정동에서 가진 모임에 대해선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려하는 위기 상황을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진보 정당이 할 일을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8명과 변호인단 16명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여졌던 수원지방법원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지난 11일 저녁, 수원지방법원 주차장 옆 쉼터입니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두꺼운 점퍼를 껴입은 사람들이 몸을 웅크리고 줄지어 앉아 있습니다.

일찌감치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 사람들도 눈에 띄는데요,

<녹취> 탈북단체 회원 (음성변조) : “우리 (9일) 토요일 오전부터 와 있었어요. ((여기서) 주무시고요?) 네. (오늘도 주무실 거예요?) 네. 오늘도 당연히 있죠.”

<녹취> 탈북단체 회원 (음성변조) : “(북한) 그 속에서 못살겠으니까 힘들게 목숨 걸고 온 거잖아요. (추위 견딜만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내란음모 일으키고, 북한 추종하고, 찬양하고... 일반인도 아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이들은 내란음모 혐의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의 방청권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탈북단체 회원들...

지난 주말부터 60여 명의 나와 자리를 지키며 3일 밤낮을 노상에서 지새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원에서 일반인에게 배부하는 방청권이 26장에 불과하다는 것.

뒤늦게야 소식을 듣고 달려온 통합진보당 측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통합진보당 당원 (음성변조) : “이것 (줄 서기) 언론 보도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달려온 거예요. 막상 와서 상황을 보니까 너무 어이가 없네요.”

<녹취> 통합진보당 당원 (음성변조) : “저는 내일 아침이나 오후면 (방청권) 될 줄 알았는데, 와보니까 토요일부터 와 있다는 거예요.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상황이냐고요. 여기가 무슨 노숙하는 장소도 아니고, 야영장도 아닌데...”

방청권을 받을 수 있는 순서 안에 든 사람들과 순서에 밀린 사람들 사이에 신경전까지 벌어지는 상황.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도 배치됐습니다.

드디어 첫 공판이 열린 어제... 수원지법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습니다.

탈북단체를 비롯한 보수단체회원들과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맞불집회를 가졌습니다.

<녹취> “이석기와 통합진보당과 그들의 잔당 종북세력들을 북한으로...”

<녹취>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오후 1시부터 방청권이 배부되고, 1시간 후인, 오후 2시부터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모든 것을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한 이석기 의원은 짙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란음모 사건으로는 33년 만에 진행된 재판.

검찰은 이석기 의원을 총책으로 하는 혁명조직 ‘RO'가 대남혁명을 위한 비밀조직이며,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이정희 의원을 비롯한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제시한 녹취록 일부는 왜곡됐다며 ‘RO 조직은 실체가 없는 허구‘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석기 의원은 ‘5월 합정동 모임’은 당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려하는 위기 상황을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진보정당이 할 일을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현역의원이 내란 음모 혐의로 체포돼 구속 수감되고, 법정에 서기까지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리포트>

지난 8월 28일.

국가정보원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내란음모 혐의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의원은 국정원의 날조극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이석기(의원/통합진보당/8월 29일) : “상상 속의 소설, 국정원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국정원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 당원 등 130명이 참석한 이른바 ‘5월 합정동’모임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됩니다.

녹취록에는 이석기 의원의 발언은 물론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발언이 있었는데요,

이 녹취록에 따르면 평택 물류기지 등의 구체적 장소까지 언급하며, 전시상황에는 통신과 유류시설에 타격을 주자고 했고, 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장난감 총에 가스 완충기를 개조해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거나 폭탄제조법도 인터넷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록이 공개되기 전에는 모임 자체를 부정하던 통합진보당 측.

<녹취> 김재연(의원/통합진보당/8월 30일, CBS라디오 中) : “그런 모임이 저는 없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모임이 없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나...”

불과 3시간 뒤엔 5월 모임의 성격이 이석기 의원의 강연이었다고 말을 바꿉니다.

<녹취> 홍성규(통합진보당 대변인/8월 30일)) : “이석기 의원을 강사로 초빙하여 정세 강연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녹취록 내용만으로 ‘내란 음모’를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이정희(의원/통합진보당 대표/8월 31일) : “한두 사람이 장난감 총 운운했다고 해서 이를 내란 음모라고 부풀리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그래서 총 한 자루라도 찾아냈다는 것입니까?”

하지만 결국 지난 9월 4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의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됩니다.

<녹취> 이석기(의원/통합진보당/9월 4일) :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한국의 정치는 실종되고,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됐습니다.”

어제 첫 공판을 시작으로 앞으로 10차례에 걸쳐 ‘집중 심리’로 진행하게 될 공판에서 변호인단과 검찰 양측은 100명이 넘는 증인을 신청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는데요,

한편 정부는 지난 5일.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역사, 그리고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 음모 혐의 사건 등을 검토한 결과,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내란음모’ 이석기 공판…무슨 일이?
    • 입력 2013-11-13 08:35:14
    • 수정2013-11-13 09:35:4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내란 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이 어제 열렸습니다.

검찰과 이석기 의원 측은 어떤 주장을 했는지... 그리고 재판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알아봅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석기 의원이 그동안 묵비권을 행사해 오다 어제 공판에서는 입을 열었죠?

<기자 멘트>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혁명 조직인 RO의 실체는 없고, 북한과의 연계성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5월에 서울 합정동에서 가진 모임에 대해선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려하는 위기 상황을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진보 정당이 할 일을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8명과 변호인단 16명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여졌던 수원지방법원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지난 11일 저녁, 수원지방법원 주차장 옆 쉼터입니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두꺼운 점퍼를 껴입은 사람들이 몸을 웅크리고 줄지어 앉아 있습니다.

일찌감치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 사람들도 눈에 띄는데요,

<녹취> 탈북단체 회원 (음성변조) : “우리 (9일) 토요일 오전부터 와 있었어요. ((여기서) 주무시고요?) 네. (오늘도 주무실 거예요?) 네. 오늘도 당연히 있죠.”

<녹취> 탈북단체 회원 (음성변조) : “(북한) 그 속에서 못살겠으니까 힘들게 목숨 걸고 온 거잖아요. (추위 견딜만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내란음모 일으키고, 북한 추종하고, 찬양하고... 일반인도 아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이들은 내란음모 혐의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의 방청권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탈북단체 회원들...

지난 주말부터 60여 명의 나와 자리를 지키며 3일 밤낮을 노상에서 지새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원에서 일반인에게 배부하는 방청권이 26장에 불과하다는 것.

뒤늦게야 소식을 듣고 달려온 통합진보당 측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통합진보당 당원 (음성변조) : “이것 (줄 서기) 언론 보도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달려온 거예요. 막상 와서 상황을 보니까 너무 어이가 없네요.”

<녹취> 통합진보당 당원 (음성변조) : “저는 내일 아침이나 오후면 (방청권) 될 줄 알았는데, 와보니까 토요일부터 와 있다는 거예요.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상황이냐고요. 여기가 무슨 노숙하는 장소도 아니고, 야영장도 아닌데...”

방청권을 받을 수 있는 순서 안에 든 사람들과 순서에 밀린 사람들 사이에 신경전까지 벌어지는 상황.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도 배치됐습니다.

드디어 첫 공판이 열린 어제... 수원지법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습니다.

탈북단체를 비롯한 보수단체회원들과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맞불집회를 가졌습니다.

<녹취> “이석기와 통합진보당과 그들의 잔당 종북세력들을 북한으로...”

<녹취>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오후 1시부터 방청권이 배부되고, 1시간 후인, 오후 2시부터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모든 것을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한 이석기 의원은 짙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란음모 사건으로는 33년 만에 진행된 재판.

검찰은 이석기 의원을 총책으로 하는 혁명조직 ‘RO'가 대남혁명을 위한 비밀조직이며,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이정희 의원을 비롯한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제시한 녹취록 일부는 왜곡됐다며 ‘RO 조직은 실체가 없는 허구‘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석기 의원은 ‘5월 합정동 모임’은 당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려하는 위기 상황을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진보정당이 할 일을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현역의원이 내란 음모 혐의로 체포돼 구속 수감되고, 법정에 서기까지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리포트>

지난 8월 28일.

국가정보원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내란음모 혐의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의원은 국정원의 날조극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이석기(의원/통합진보당/8월 29일) : “상상 속의 소설, 국정원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국정원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 당원 등 130명이 참석한 이른바 ‘5월 합정동’모임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됩니다.

녹취록에는 이석기 의원의 발언은 물론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발언이 있었는데요,

이 녹취록에 따르면 평택 물류기지 등의 구체적 장소까지 언급하며, 전시상황에는 통신과 유류시설에 타격을 주자고 했고, 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장난감 총에 가스 완충기를 개조해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거나 폭탄제조법도 인터넷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록이 공개되기 전에는 모임 자체를 부정하던 통합진보당 측.

<녹취> 김재연(의원/통합진보당/8월 30일, CBS라디오 中) : “그런 모임이 저는 없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모임이 없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나...”

불과 3시간 뒤엔 5월 모임의 성격이 이석기 의원의 강연이었다고 말을 바꿉니다.

<녹취> 홍성규(통합진보당 대변인/8월 30일)) : “이석기 의원을 강사로 초빙하여 정세 강연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녹취록 내용만으로 ‘내란 음모’를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녹취> 이정희(의원/통합진보당 대표/8월 31일) : “한두 사람이 장난감 총 운운했다고 해서 이를 내란 음모라고 부풀리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그래서 총 한 자루라도 찾아냈다는 것입니까?”

하지만 결국 지난 9월 4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의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됩니다.

<녹취> 이석기(의원/통합진보당/9월 4일) :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한국의 정치는 실종되고,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됐습니다.”

어제 첫 공판을 시작으로 앞으로 10차례에 걸쳐 ‘집중 심리’로 진행하게 될 공판에서 변호인단과 검찰 양측은 100명이 넘는 증인을 신청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는데요,

한편 정부는 지난 5일.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역사, 그리고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 음모 혐의 사건 등을 검토한 결과,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