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20년’ 잊혀진 추모비…교훈은?

입력 2015.06.28 (21:14) 수정 2015.06.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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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년 전 국내 최대 백화점 가운데 하나였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500여 명이 숨지고, 1,000명 가까이 다친 대참사였습니다.

부패한 기업의 부실 공사와 감독 책임을 저버린 행정기관의 비리가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3년 후, 서울 양재동에는 희생자를 기리고,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위령탑이 세워졌습니다.

삼풍 뿐만이 아닙니다.

대형 참사를 수습하고 나면, 우리는 으레 추모 공간을 만들고 사고가 남긴 교훈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데요.

그 추모 공간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재희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공원의 한 쪽 구석에 있다 보니 잘 눈에 띄지 않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곳곳에 공사 자재가 널려 있고, 위령탑 아래에는 꽃을 가져가지 말라는 민망한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녹취>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 지인(음성변조) : "이런 사고를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써 있는데 그게 잊혀지고 있잖아요. 그때 뿐이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희생자 추모비는 서울 강변북로 한 가운데에 있어 차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더라도 추모를 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처럼 추모비와 연결된 도로에는 차들이 빠른 속도로 쉴새없이 지나가 길을 건너기 조차 어렵습니다.

씨랜드 화재도 잊혀진 사고가 됐습니다.

추모비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동네 주민들도 존재를 잘 모릅니다.

<인터뷰> 신동인(서울시 송파구) : "여기 25년 살고 매일 여기 오다시피 하는데도 위령탑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9.11 테러로 3천 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미국은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추모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조원철(한국방재안전학회 고문) : "공원으로서 사람들이 접근했다가 그 내용을 자세하게 보면 아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렇게 많은 희생이 됐구나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추모와 반성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추모 공간의 재구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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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풍백화점 붕괴 20년’ 잊혀진 추모비…교훈은?
    • 입력 2015-06-28 21:16:30
    • 수정2015-06-28 22: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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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년 전 국내 최대 백화점 가운데 하나였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500여 명이 숨지고, 1,000명 가까이 다친 대참사였습니다.

부패한 기업의 부실 공사와 감독 책임을 저버린 행정기관의 비리가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3년 후, 서울 양재동에는 희생자를 기리고,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위령탑이 세워졌습니다.

삼풍 뿐만이 아닙니다.

대형 참사를 수습하고 나면, 우리는 으레 추모 공간을 만들고 사고가 남긴 교훈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데요.

그 추모 공간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재희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공원의 한 쪽 구석에 있다 보니 잘 눈에 띄지 않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곳곳에 공사 자재가 널려 있고, 위령탑 아래에는 꽃을 가져가지 말라는 민망한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녹취>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 지인(음성변조) : "이런 사고를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써 있는데 그게 잊혀지고 있잖아요. 그때 뿐이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희생자 추모비는 서울 강변북로 한 가운데에 있어 차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더라도 추모를 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처럼 추모비와 연결된 도로에는 차들이 빠른 속도로 쉴새없이 지나가 길을 건너기 조차 어렵습니다.

씨랜드 화재도 잊혀진 사고가 됐습니다.

추모비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동네 주민들도 존재를 잘 모릅니다.

<인터뷰> 신동인(서울시 송파구) : "여기 25년 살고 매일 여기 오다시피 하는데도 위령탑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9.11 테러로 3천 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미국은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추모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조원철(한국방재안전학회 고문) : "공원으로서 사람들이 접근했다가 그 내용을 자세하게 보면 아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렇게 많은 희생이 됐구나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추모와 반성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추모 공간의 재구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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