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넘게 기내에 갇힌 승객들…항공사 “책임 없다”

입력 2015.08.17 (19:07) 수정 2015.08.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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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저녁 김포공항에 내리려던 항공기가 기상악화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승객 120여 명이 4시간 넘게 기내에 갇혀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해보상은 없었습니다.

항공기 연착 피해보상은 떼인 돈 받기보다 어렵다는데 왜 그런 건지,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안이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아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어린 아이와 함께 탄 승객만 10여 명,

내려야 된다며 항의하고, 사정도 합니다.

<녹취> "아니 좀 내립시다. (내려주세요)"

127명의 승객들, 결국, 출발 5시간 만인 오후 10시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

<인터뷰> 이수옥(항공기 탑승객) : "처음엔 기상이 안 좋아서 나중에는 기름 보급중이라고 얘기를 했고, 30분 기다려라 40분 기다려라...그걸 9시까지 하니까 누가 참겠어요."

항공기에서 겨우 내렸지만 목적지였던 김포 공항까지 갈 차편도, 상황을 처리해 줄 항공사 직원도 없었습니다.

이런 항공기 연착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여행 성수기인 올 7월 말부터 일주일간만 봐도 서울과 제주 항공편의 97%가 연착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밥 먹듯 발생하는 연착에도 보상을 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민간항공협회와 소비자원의 분쟁해결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

보상 여부를 항공사가 판단하는 데다 기상 악화. 안전점검, 공항 사정 등 면책 사유가 광범위해 항공사가 책임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녹취> 에어부산 관계자 (음성변조) : "천재지변이니까 이런 부분은 따로 항공사의 귀책사유를 물을 수는 없는 케이스거든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뒤늦게 항공지연과 관련한 피해 구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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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시간 넘게 기내에 갇힌 승객들…항공사 “책임 없다”
    • 입력 2015-08-17 19:11:21
    • 수정2015-08-17 19: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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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저녁 김포공항에 내리려던 항공기가 기상악화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승객 120여 명이 4시간 넘게 기내에 갇혀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해보상은 없었습니다.

항공기 연착 피해보상은 떼인 돈 받기보다 어렵다는데 왜 그런 건지,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안이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아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어린 아이와 함께 탄 승객만 10여 명,

내려야 된다며 항의하고, 사정도 합니다.

<녹취> "아니 좀 내립시다. (내려주세요)"

127명의 승객들, 결국, 출발 5시간 만인 오후 10시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

<인터뷰> 이수옥(항공기 탑승객) : "처음엔 기상이 안 좋아서 나중에는 기름 보급중이라고 얘기를 했고, 30분 기다려라 40분 기다려라...그걸 9시까지 하니까 누가 참겠어요."

항공기에서 겨우 내렸지만 목적지였던 김포 공항까지 갈 차편도, 상황을 처리해 줄 항공사 직원도 없었습니다.

이런 항공기 연착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여행 성수기인 올 7월 말부터 일주일간만 봐도 서울과 제주 항공편의 97%가 연착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밥 먹듯 발생하는 연착에도 보상을 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민간항공협회와 소비자원의 분쟁해결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

보상 여부를 항공사가 판단하는 데다 기상 악화. 안전점검, 공항 사정 등 면책 사유가 광범위해 항공사가 책임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녹취> 에어부산 관계자 (음성변조) : "천재지변이니까 이런 부분은 따로 항공사의 귀책사유를 물을 수는 없는 케이스거든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뒤늦게 항공지연과 관련한 피해 구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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