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투입’ 자동 기상관측소 무용지물…36곳 폐쇄

입력 2015.09.15 (21:31) 수정 2015.09.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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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풍이 잦고 비바람도 많은 제주도의 국지적 기상을 관측하기 위해 기상청이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수 기상관측망을 설치했는데요.

그런데, 제대로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대부분이 폐쇄될 예정입니다.

무슨 이윤지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중턱에 높이 10m의 타워가 솟아있습니다.

무선 자동 기상관측소(USN)입니다.

자세히 보면 비가 얼마 왔는지 측정하는 장치가 6m 높이에 설치돼 있습니다.

관련 규정은 우량계를 땅 위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강우 감지기는 태양 전지판이 가리고 있어 정확하게 측정하지도 못합니다.

<녹취> 김성진(기상청 방송통신사무관) : "여기는 1급 경관지여서 공간을 확보하는 데 되게 어려웠거든요."

서귀포 시내의 또 다른 관측소.

건물 옥상에 설치된 이 관측소는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면서 기온을 관측하는 센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아예 떼어내 버렸습니다.

이 관측소는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다른 기상청의 지역 관측 시설과과 1km 거리로 가깝습니다.

중복 설치된 것입니다.

기상청은 지난 2007년부터 제주도 52군데 무선 자동 관측소를 설치했습니다.

대부분 서귀포에 있습니다.

밀집도가 전국 평균보다 4배나 촘촘합니다.

<인터뷰> 김성진(기상청 방송통신사무관) : "장비와 장비 간의 데이터를 중계하는 방식을 썼었는데요, 그러다보니 관측 환경보다는 데이터 수집에 치우쳤던 결과라고.."

결국 2년전 감사원 감사 이후 52곳 가운데 12곳만 정식 관측망으로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영순(국회 환경노동위원) : "기상 장비 구매에만 치중하지 말고, 도입 전에 면밀한 사전 조사나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도록..."

유지 보수 비용까지 40억 원의 예산이 들었지만 36군데 관측소는 폐쇄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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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억 투입’ 자동 기상관측소 무용지물…36곳 폐쇄
    • 입력 2015-09-15 21:32:41
    • 수정2015-09-15 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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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풍이 잦고 비바람도 많은 제주도의 국지적 기상을 관측하기 위해 기상청이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수 기상관측망을 설치했는데요.

그런데, 제대로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대부분이 폐쇄될 예정입니다.

무슨 이윤지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 중턱에 높이 10m의 타워가 솟아있습니다.

무선 자동 기상관측소(USN)입니다.

자세히 보면 비가 얼마 왔는지 측정하는 장치가 6m 높이에 설치돼 있습니다.

관련 규정은 우량계를 땅 위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강우 감지기는 태양 전지판이 가리고 있어 정확하게 측정하지도 못합니다.

<녹취> 김성진(기상청 방송통신사무관) : "여기는 1급 경관지여서 공간을 확보하는 데 되게 어려웠거든요."

서귀포 시내의 또 다른 관측소.

건물 옥상에 설치된 이 관측소는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면서 기온을 관측하는 센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아예 떼어내 버렸습니다.

이 관측소는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다른 기상청의 지역 관측 시설과과 1km 거리로 가깝습니다.

중복 설치된 것입니다.

기상청은 지난 2007년부터 제주도 52군데 무선 자동 관측소를 설치했습니다.

대부분 서귀포에 있습니다.

밀집도가 전국 평균보다 4배나 촘촘합니다.

<인터뷰> 김성진(기상청 방송통신사무관) : "장비와 장비 간의 데이터를 중계하는 방식을 썼었는데요, 그러다보니 관측 환경보다는 데이터 수집에 치우쳤던 결과라고.."

결국 2년전 감사원 감사 이후 52곳 가운데 12곳만 정식 관측망으로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영순(국회 환경노동위원) : "기상 장비 구매에만 치중하지 말고, 도입 전에 면밀한 사전 조사나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도록..."

유지 보수 비용까지 40억 원의 예산이 들었지만 36군데 관측소는 폐쇄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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