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사이버로 확대된 학교 폭력

입력 2015.12.08 (08:46) 수정 2015.12.0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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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마트폰과 SNS 이용이 많아지면서 학교폭력도 사이버 세상으로 확대됐는데요.

이른바 '사이버불링'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신체적으로 상처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정신적 피해가 심각한데요,

박광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사이버불링, 어떤 뜻인지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사이버는 가상공간이라는 뜻이고 불링은 집단으로 따돌리고 괴롭힌다는 건데요.

정리하면 온라인에서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이용해 특정인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집단으로 따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질문>
실제로 어떻게 사이버불링이 일어나나요?

<답변>
네, 사이버불링도 인터넷 문화가 계속 바뀌면서 진화하고 있는데요.

워낙 형태가 다양하고 은밀한 경우가 많아 어른들은 좀처럼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 인데요.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된 10대 소녀인데, 친구들이 소녀를 구석에 앉혀두고 스마트폰으로 단체 채팅방에서 험담을 하며 따돌리는 장면입니다.

이번엔 실제 사례인데요.

누군가를 비난하는 SNS 게시물에 친구들의 동조 댓글이 이어집니다.

실명은 없지만 특정인을 겨냥해 보란 듯이 글을 올린겁니다.

싫어하는 친구의 이름을 적진 않지만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걸 바로 ‘저격글’이라 합니다.

또, 단체 채팅창에선 피해자를 초대한 뒤 여러 명이 합세해 한 명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채팅방을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걸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자기 험담이 이어지는데도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이를 빗대서 '카톡 감옥'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언어를 매개로한 폭력이 사이버 갈취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고요.

예전의 빵을 사오라고 시키는 '빵셔틀’처럼 다른 학생의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빼앗아 쓰는 '와이파이셔틀' '데이터셔틀'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사고 싶은 음원을 피해 학생들에게 소액결제로 사도록 하거나 중고 사이트에 자기 물건을 올려놓고 비싸게 강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문>
단순하게 생각하면.. 메신저를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답변>
네,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게 쉬운데요.

하지만 청소년들에겐 스마트폰이나 SNS, 커뮤니티같은 사이버 문화의 비중이 어른들에 비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실제 피해 학생들에게 얘길 들어보면 자신에 대한 비난글이 떠있다는 걸 알고도 무시하고 끊어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오히려 그걸 반복해 보면서 2차 3차로 피해가 가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 악성 댓글을 무시하지 못하고 계속 보고 또 보는 것처럼요.

또 부모에게 섣불리 말했다가는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못하게 될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구나 예전엔 극심한 따돌림을 피해 전학을 가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SNS 관계망으로 건너건너 아주 손쉽게 연결되기 때문에 지역이나 학교를 옮겨가도 피해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또래 집단에 대한 의존이 높은 청소년들은 등교 거부는 물론 자살 시도 등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사이버불링의 피해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자살시도가 2.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질문>
가해학생들 얘기를 해볼까요? 일반적인 학교 폭력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답변>
네, 가장 큰 차이는 본인이 가해행위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장난과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1명을 따돌리는 행위 자체를 놀이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따돌림의 원인을 오히려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우도 흔하고요.

이렇다보니 가해행위가 집단적으로 일어나도 무의식적으로 가해행위에 동참하거나 방관하는 학생들도 상당수입니다.

또, 집단내에서 사이버불링 가해자와 피해자가 딱 구분되는게 아니라 가해자-피해자를 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질문>
사이버불링을 줄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답변>
사이버 불링은 특성상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학생의 심리치료 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가 속한 집단 전체가 변해야 한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한 사회복지재단과 의료진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실제 사이버불링같은 학교 폭력이 일어난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12번에 걸쳐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나 피해자보다 주변에 이른바 방관자들의 역할에 주목하게끔 하는데요.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폭력의 양상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관자들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고요.

또, 예방을 위해선 부모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한데요.

부모가 자녀의 SNS 계정에 메시지를 남기는 등 관심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가해학생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멘트>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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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사이버로 확대된 학교 폭력
    • 입력 2015-12-08 08:49:47
    • 수정2015-12-09 2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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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마트폰과 SNS 이용이 많아지면서 학교폭력도 사이버 세상으로 확대됐는데요.

이른바 '사이버불링'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신체적으로 상처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정신적 피해가 심각한데요,

박광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사이버불링, 어떤 뜻인지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사이버는 가상공간이라는 뜻이고 불링은 집단으로 따돌리고 괴롭힌다는 건데요.

정리하면 온라인에서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이용해 특정인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집단으로 따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질문>
실제로 어떻게 사이버불링이 일어나나요?

<답변>
네, 사이버불링도 인터넷 문화가 계속 바뀌면서 진화하고 있는데요.

워낙 형태가 다양하고 은밀한 경우가 많아 어른들은 좀처럼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 인데요.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된 10대 소녀인데, 친구들이 소녀를 구석에 앉혀두고 스마트폰으로 단체 채팅방에서 험담을 하며 따돌리는 장면입니다.

이번엔 실제 사례인데요.

누군가를 비난하는 SNS 게시물에 친구들의 동조 댓글이 이어집니다.

실명은 없지만 특정인을 겨냥해 보란 듯이 글을 올린겁니다.

싫어하는 친구의 이름을 적진 않지만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걸 바로 ‘저격글’이라 합니다.

또, 단체 채팅창에선 피해자를 초대한 뒤 여러 명이 합세해 한 명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채팅방을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걸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자기 험담이 이어지는데도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이를 빗대서 '카톡 감옥'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언어를 매개로한 폭력이 사이버 갈취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고요.

예전의 빵을 사오라고 시키는 '빵셔틀’처럼 다른 학생의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빼앗아 쓰는 '와이파이셔틀' '데이터셔틀'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사고 싶은 음원을 피해 학생들에게 소액결제로 사도록 하거나 중고 사이트에 자기 물건을 올려놓고 비싸게 강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문>
단순하게 생각하면.. 메신저를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답변>
네,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게 쉬운데요.

하지만 청소년들에겐 스마트폰이나 SNS, 커뮤니티같은 사이버 문화의 비중이 어른들에 비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실제 피해 학생들에게 얘길 들어보면 자신에 대한 비난글이 떠있다는 걸 알고도 무시하고 끊어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오히려 그걸 반복해 보면서 2차 3차로 피해가 가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 악성 댓글을 무시하지 못하고 계속 보고 또 보는 것처럼요.

또 부모에게 섣불리 말했다가는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못하게 될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구나 예전엔 극심한 따돌림을 피해 전학을 가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SNS 관계망으로 건너건너 아주 손쉽게 연결되기 때문에 지역이나 학교를 옮겨가도 피해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또래 집단에 대한 의존이 높은 청소년들은 등교 거부는 물론 자살 시도 등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사이버불링의 피해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자살시도가 2.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질문>
가해학생들 얘기를 해볼까요? 일반적인 학교 폭력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답변>
네, 가장 큰 차이는 본인이 가해행위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장난과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1명을 따돌리는 행위 자체를 놀이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따돌림의 원인을 오히려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우도 흔하고요.

이렇다보니 가해행위가 집단적으로 일어나도 무의식적으로 가해행위에 동참하거나 방관하는 학생들도 상당수입니다.

또, 집단내에서 사이버불링 가해자와 피해자가 딱 구분되는게 아니라 가해자-피해자를 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질문>
사이버불링을 줄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답변>
사이버 불링은 특성상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학생의 심리치료 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가 속한 집단 전체가 변해야 한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한 사회복지재단과 의료진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실제 사이버불링같은 학교 폭력이 일어난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12번에 걸쳐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나 피해자보다 주변에 이른바 방관자들의 역할에 주목하게끔 하는데요.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폭력의 양상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관자들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고요.

또, 예방을 위해선 부모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한데요.

부모가 자녀의 SNS 계정에 메시지를 남기는 등 관심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가해학생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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