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남자친구 유혹했다”…친구 폭행해 살해

입력 2015.12.11 (08:33) 수정 2015.12.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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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 30대 여성이 같이 살던 친구를 남자친구와 함께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 여성이 숨지기까지, 폭행은 일주일 넘게 이어졌는데요,

여성이 숨지자, 이들은 직접 119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가해 여성은 임신까지 한 상태였는데,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요?

친구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유혹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에 위치한 원룸...

지난 월요일 새벽, 이 원룸에서 119구급대로 다급한 신고가 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12월 7일 새벽 2시 37분에 친구가 호흡이 없다고 그렇게 접수가 되었습니다."

신고를 한 건 30대 여성과 이 여성의 남자친구였습니다.

옆에서 함께 잠을 자던 친구가 숨을 쉬지 않는 거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현장에 도착하니깐 남자 신고자분께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고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바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맥박이 없고 심전도 상에 무수축 상태, 심장 리듬이 안 뛰는 상태였습니다. 턱관절하고 경추 부위까지 이미 사후강직 진행된 상태였고요."

구급대원은 숨진 여성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여자분이 민소매 티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부터 팔다리까지 멍든 상태가 굉장히 심했거든요. 특히 안면부가 굉장히 많이 부은 상태였고요."

당시 숨진 여성을 이송하는 CCTV 영상입니다.

드러난 발에 멍 자국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전신에 멍이 든 상태가 심해서 그 부분을 저희가 질문했거든요. 계속 동문서답만 하시고 다들 대답을 안 해주시더라고요."

온몸에 나 있는 수상한 멍 자국. 경찰은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지속적인 폭행에 의한 외상성 쇼크사였습니다.

심지어 갈비뼈가 12개나 부러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부검을 해본 결과 흉부 골절이랑 또 머리에 자창, 열창이라는 상처가 확인되었는데 흉부 골절로 인해서 호흡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고 외상성 쇼크에 의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경찰은 숨진 여성과 5년 전부터 룸메이트 생활을 해왔다는 신고자 30대 여성에게 숨진 여성의 몸에 나 있는 상처와 멍 자국에 대해 물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어딘가 맞고 들어왔다. 얼굴에 붕대를 감고 들어왔다. 어떻게 맞았는지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아서 우리는 전혀 모르고 병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가기 싫다고 하니까 집에서 자가 치료를 시켰다."

숨진 여성이 밖에서 누군가에게 맞고 붕대를 감고 들어왔다는 진술.

하지만 CCTV에는 숨진 여성이 귀가했다는 지난달 27일은 물론 그 이후에도 원룸을 출입한 모습은 찍혀있지 않았습니다.

한 번도 집 밖을 나간 적이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금요일(27일) 저녁 10시에 집에 들어왔다고 하였지만, CCTV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는 그 시간에 집에 들어온 사실이 없었어요."

의심이 가는 부분은 또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혈흔이었어요. 머리에 다친 상처에 대해서 치료를 해줬다는 진술이 있는데 치료를 해줬다면 이런 가구나 벽에 피가 묻을 이유는 없었거든요. 근데 피 묻은 흔적들이……."

당시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 역시 신고를 한 이들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여자분은 친구랑 1시간 전까지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고 자기가 환자분한테 바늘로 손발을 땄는데 그것 때문에 환자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검안 결과, 신고 3시간 전에 이미 여성은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고, 경찰은 애인 사이인 30대 남녀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숨진 여성을 폭행했다고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얼굴하고 옆구리, 가슴, 다리 등 수십 회 자기네들이 폭행했다고, 11월 28일 그때부터 폭행을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평소에도 폭행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가 막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도 좀 맞고 다녔어요. (육안으로 멍 같은 것이 보였나요?) 네."

폭행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임신 중이었던 여성 피의자를 돌보기 위해 남자친구가 부산에 와 셋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여자 피의자 같은 경우는 현재 임신 3개월이거든요. 남자친구인 피의자가 여자 요양 이런 부분 때문에 인천에서 잠시 기거를 하기 위해서 내려온 상태였었어요."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숨진 여성이 여성 피의자의 남자친구를 유혹하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주로 폭행한 사람은 남자 피의자라고 지금 알고 있는데 그 이유가 여자 친구한테 오해를 받는 것도 기분 나쁘고, 하지도 않은 것에 대해서 오해를 받는 게 기분 나빠서 (폭행을), 폭행의 강도가 점점 세진……."

경찰은 피해 여성이 집에 들어간 후 숨질 때까지 적어도 일주일 이상 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시끄럽단 소리죠. 싸우는 소리 그거죠."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30대 남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임신한 여성 피의자의 구속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인터뷰> 김철수(팀장/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 1팀) : "유산 경력도 있고 임신 3개월이기 때문에 태아의 건강이 우려된다고, 남자친구는 구속되었으니깐 증거관계에 이상 없다고 해서 판사가 불구속시켰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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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남자친구 유혹했다”…친구 폭행해 살해
    • 입력 2015-12-11 08:34:57
    • 수정2015-12-11 13: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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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 30대 여성이 같이 살던 친구를 남자친구와 함께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 여성이 숨지기까지, 폭행은 일주일 넘게 이어졌는데요,

여성이 숨지자, 이들은 직접 119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가해 여성은 임신까지 한 상태였는데,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요?

친구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유혹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에 위치한 원룸...

지난 월요일 새벽, 이 원룸에서 119구급대로 다급한 신고가 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12월 7일 새벽 2시 37분에 친구가 호흡이 없다고 그렇게 접수가 되었습니다."

신고를 한 건 30대 여성과 이 여성의 남자친구였습니다.

옆에서 함께 잠을 자던 친구가 숨을 쉬지 않는 거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현장에 도착하니깐 남자 신고자분께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고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바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맥박이 없고 심전도 상에 무수축 상태, 심장 리듬이 안 뛰는 상태였습니다. 턱관절하고 경추 부위까지 이미 사후강직 진행된 상태였고요."

구급대원은 숨진 여성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여자분이 민소매 티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부터 팔다리까지 멍든 상태가 굉장히 심했거든요. 특히 안면부가 굉장히 많이 부은 상태였고요."

당시 숨진 여성을 이송하는 CCTV 영상입니다.

드러난 발에 멍 자국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전신에 멍이 든 상태가 심해서 그 부분을 저희가 질문했거든요. 계속 동문서답만 하시고 다들 대답을 안 해주시더라고요."

온몸에 나 있는 수상한 멍 자국. 경찰은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지속적인 폭행에 의한 외상성 쇼크사였습니다.

심지어 갈비뼈가 12개나 부러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부검을 해본 결과 흉부 골절이랑 또 머리에 자창, 열창이라는 상처가 확인되었는데 흉부 골절로 인해서 호흡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고 외상성 쇼크에 의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경찰은 숨진 여성과 5년 전부터 룸메이트 생활을 해왔다는 신고자 30대 여성에게 숨진 여성의 몸에 나 있는 상처와 멍 자국에 대해 물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어딘가 맞고 들어왔다. 얼굴에 붕대를 감고 들어왔다. 어떻게 맞았는지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아서 우리는 전혀 모르고 병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가기 싫다고 하니까 집에서 자가 치료를 시켰다."

숨진 여성이 밖에서 누군가에게 맞고 붕대를 감고 들어왔다는 진술.

하지만 CCTV에는 숨진 여성이 귀가했다는 지난달 27일은 물론 그 이후에도 원룸을 출입한 모습은 찍혀있지 않았습니다.

한 번도 집 밖을 나간 적이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금요일(27일) 저녁 10시에 집에 들어왔다고 하였지만, CCTV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는 그 시간에 집에 들어온 사실이 없었어요."

의심이 가는 부분은 또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혈흔이었어요. 머리에 다친 상처에 대해서 치료를 해줬다는 진술이 있는데 치료를 해줬다면 이런 가구나 벽에 피가 묻을 이유는 없었거든요. 근데 피 묻은 흔적들이……."

당시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 역시 신고를 한 이들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주성현(소방교/부산 기장소방서 송정119안전센터) : "여자분은 친구랑 1시간 전까지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고 자기가 환자분한테 바늘로 손발을 땄는데 그것 때문에 환자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검안 결과, 신고 3시간 전에 이미 여성은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고, 경찰은 애인 사이인 30대 남녀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숨진 여성을 폭행했다고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얼굴하고 옆구리, 가슴, 다리 등 수십 회 자기네들이 폭행했다고, 11월 28일 그때부터 폭행을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평소에도 폭행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가 막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도 좀 맞고 다녔어요. (육안으로 멍 같은 것이 보였나요?) 네."

폭행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임신 중이었던 여성 피의자를 돌보기 위해 남자친구가 부산에 와 셋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여자 피의자 같은 경우는 현재 임신 3개월이거든요. 남자친구인 피의자가 여자 요양 이런 부분 때문에 인천에서 잠시 기거를 하기 위해서 내려온 상태였었어요."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숨진 여성이 여성 피의자의 남자친구를 유혹하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춘호(경위/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 "주로 폭행한 사람은 남자 피의자라고 지금 알고 있는데 그 이유가 여자 친구한테 오해를 받는 것도 기분 나쁘고, 하지도 않은 것에 대해서 오해를 받는 게 기분 나빠서 (폭행을), 폭행의 강도가 점점 세진……."

경찰은 피해 여성이 집에 들어간 후 숨질 때까지 적어도 일주일 이상 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시끄럽단 소리죠. 싸우는 소리 그거죠."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30대 남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임신한 여성 피의자의 구속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인터뷰> 김철수(팀장/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 1팀) : "유산 경력도 있고 임신 3개월이기 때문에 태아의 건강이 우려된다고, 남자친구는 구속되었으니깐 증거관계에 이상 없다고 해서 판사가 불구속시켰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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