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100억 빼돌린 간 큰 세무공무원

입력 2015.12.11 (21:35) 수정 2015.12.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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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무 공무원이 유령회사를 만들어서, 세금 계산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내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100억원 넘게 환급받아 호화로운 이중생활을 해오다 적발됐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인데요, 임재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입사 8년 차, 8급 세무공무원 최 모 씨는 동료들에게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녹취> 세무서 동료 공무원(음성변조) : "업무적으로 열심히 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평상시에 간편한 복장으로…"

하지만, 퇴근 후에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아파트와 상가를 몇 채씩 사들이고, 자가용은 넉 대를 굴렸습니다.

<녹취> 동료 공무원(음성변조) : "외제 차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호화생활의 밑천은 나랏돈, 최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유령 무역업체 9곳을 만들고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해 내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돌려받기 시작했습니다.

무역업체 등의 경우 상품을 많이 사들였는데 적게 팔았다면 사들일 때 낸 부가세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1년 3개월 동안 챙긴 돈이 100억 6천만 원, 국세청 내부 비리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김한수(인천지검 2차장검사) :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세무공무원이 그 지식을 이용, 악용해서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몇십만 원으로 시작한 범행이 수십억 원 단위까지 커졌지만, 내부 감사로 적발될 때까지 해당 세무서는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최 씨와 유령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 등 10명을 구속하고, 범죄 수익금 66억 원을 환수했습니다.

검찰은 숨겨진 나머지 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해외 등지로 도주한 공범 6명을 쫓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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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11 21:36:47
    • 수정2015-12-11 22: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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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무 공무원이 유령회사를 만들어서, 세금 계산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내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100억원 넘게 환급받아 호화로운 이중생활을 해오다 적발됐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인데요, 임재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입사 8년 차, 8급 세무공무원 최 모 씨는 동료들에게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녹취> 세무서 동료 공무원(음성변조) : "업무적으로 열심히 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평상시에 간편한 복장으로…"

하지만, 퇴근 후에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아파트와 상가를 몇 채씩 사들이고, 자가용은 넉 대를 굴렸습니다.

<녹취> 동료 공무원(음성변조) : "외제 차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호화생활의 밑천은 나랏돈, 최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유령 무역업체 9곳을 만들고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해 내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돌려받기 시작했습니다.

무역업체 등의 경우 상품을 많이 사들였는데 적게 팔았다면 사들일 때 낸 부가세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1년 3개월 동안 챙긴 돈이 100억 6천만 원, 국세청 내부 비리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김한수(인천지검 2차장검사) :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세무공무원이 그 지식을 이용, 악용해서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몇십만 원으로 시작한 범행이 수십억 원 단위까지 커졌지만, 내부 감사로 적발될 때까지 해당 세무서는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최 씨와 유령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 등 10명을 구속하고, 범죄 수익금 66억 원을 환수했습니다.

검찰은 숨겨진 나머지 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해외 등지로 도주한 공범 6명을 쫓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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