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염산 투척·나사못 뿌리기…무서운 ‘이별 보복’

입력 2015.12.29 (08:35) 수정 2015.12.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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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안전 이별'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연인과 헤어질 때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보복 범죄를 당하지 않고, 무탈하게 헤어지는 걸 뜻하는 말입니다.

이런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이별에 앙심을 품은 보복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염산을 뿌리는가 하면, 전 애인이 사는 마을 입구에 나사못 수천 개를 뿌려 놓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이별 보복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헤어진 여자친구에 ‘염산 테러’…40대 남성 자수

<리포트>

어두운 밤, 서울 용산의 한 골목길.

한 여성이 걸어갑니다.

주차된 차 옆을 지나갈 무렵, 갑자기 남성이 나타나 여성과 실랑이를 벌입니다.

여성이 남성을 피해 달아납니다.

남성은 여성을 쫓아가 뭔가를 뿌리고는, 달아납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차에 올라타, 승용차를 몰고 사라집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귀던 남잔데 서로 헤어졌나 봐요. 안 좋게 헤어지니까 남자가 이제 거기에 대해 앙심을 품고…….”

41살 양 모 씨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염산을 뿌리고 도주한 겁니다.

여성은 오른쪽 어깨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오른쪽 눈 각막도 손상됐습니다.

양 씨는 범행을 위해 염산 2L와 전기충격기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한때 사귀었던 사이인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인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피해자와 사귀던 중에도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견디다 못해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간의 의처증 비슷한 증상이 있으니까 여자가 괴롭잖아요. 너무 심하게 계속 욕하고 가끔 폭행도 하고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한 거죠)."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양 씨, 범행 이틀 만에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연관 기사]☞ [사건후] 마을 쑥대밭 만든 나사못…범인은 ‘찌질남’

승용차 한 대가 전조등을 밝히고 달려오다, 잠시 멈춰섭니다.

승용차는 다시 전조등을 켜고 후진합니다.

자동차가 사라진 후, 그 자리에서 나사못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 팀장) : “마을진입로를 50m 정도 진입해서 현재 차를 세워놓고 선 상태에서 라이터를 끄고 나사못을 살포하는 장면입니다. 마을 진입로를 빠져나가는 상태고 도로로 해서 도주를 한 상태입니다.”

이 길은 3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의 진입로.

이 작은 마을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처음이 아닙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첫 번째가 10월 16일 두 번째가 10월 23일 세 번째가 11월 9일 그렇습니다. 첫 번째 는 그 다음 날 오후에 알게 됐고 그래서 바로 나사못을 수거했고 마을 이장님이 수거해서 마을에서 보관하다가 또 다음에 나니까 이런 일 이 있었다, 그때야 신고를 (한 거죠).”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지나던 자동차들은 그때마다 타이어가 펑크 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이게 박혀있으니까 안 빠진 거예요. 저는 한군데인데 다른 사람들은 대여섯 개씩 박혀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한 여섯 봉지. 한 봉지가 천 개정도 돼요. 천 개. 그걸 양 쪽에다 뿌린 거예요. 들어오는 입구, 컨테이너 입구, 마을 입구에다가요. (제 차도) 구멍이 열 번 정도 났죠.”

피해 차량이 10대를 넘어서자 주민들은 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어떻게든 잡으려고 했죠. 이번에는 안 잡히면 몰래카메라 설치해놓고 잡으려고 했는데…….”

경찰에 수사 의뢰도 했습니다.

한 달 넘게 범행이 뜸했고, 주민들도 사건을 잊어가던 무렵, 또 같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된 차량을 추적했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카메라에 일일이 대조해서 30대를 추려서 일일이 탐문수사를 하던 중에 저희 관내에 있는 철물점이라든가 나사못을 판매하는 곳에서 탐문 수사를 해서 범행 당일 범인이 나사못을 사 간 것을 특정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40살 유모 씨,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여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한참 지난 다음에 우연의 일치로 여자 친구가 보고 싶어서 갔는데 여자 친구를 어떤 남자가 차에 태워 집에 바래다주는 걸 보고 질투심을 느껴서 (그랬다고 합니다).”

질투심에 전 여자 친구가 사는 마을 입구에 나사 못을 뿌렸던 겁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염산을 뿌린 사건.

지난 8월, 충남 보령에서도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너무 놀라서 여자가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 사람이 막 질려가지고, 얼굴도 좀 빨갛고."

심지어, 한 남성은 이별을 통보한 내연녀를 차로 들이받기도 했습니다.

이별 뒤 앙심을 품고 저지르는 보복범죄, 끔찍한 테러 이전에는 사전 징후가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동기야 피해자이든 피해자 연관된 사람들한테 앙갚음을 해주고 싶다, 결국에는 해코지를 하겠다는 의지인 거죠. 본인이 상당 부분 인간관계 투자분이 많은 그런 경우에 예컨대 회수가 안 되면 불만이 생길 수가 있는 것이고 그런 종류의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많은 경우에 스토킹을 하는 과정이 있어요. 사건이 일어나기전 예비적인 행동을 사실은 불법으로 정의하고 제지하는 방법, 이런 것들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고요.”

이같은 이별 범죄 신고 건수는 연간 2만여 건, 하루 평균 54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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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염산 투척·나사못 뿌리기…무서운 ‘이별 보복’
    • 입력 2015-12-29 08:36:47
    • 수정2015-12-29 09: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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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이별'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연인과 헤어질 때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보복 범죄를 당하지 않고, 무탈하게 헤어지는 걸 뜻하는 말입니다.

이런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이별에 앙심을 품은 보복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염산을 뿌리는가 하면, 전 애인이 사는 마을 입구에 나사못 수천 개를 뿌려 놓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이별 보복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헤어진 여자친구에 ‘염산 테러’…40대 남성 자수

<리포트>

어두운 밤, 서울 용산의 한 골목길.

한 여성이 걸어갑니다.

주차된 차 옆을 지나갈 무렵, 갑자기 남성이 나타나 여성과 실랑이를 벌입니다.

여성이 남성을 피해 달아납니다.

남성은 여성을 쫓아가 뭔가를 뿌리고는, 달아납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차에 올라타, 승용차를 몰고 사라집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귀던 남잔데 서로 헤어졌나 봐요. 안 좋게 헤어지니까 남자가 이제 거기에 대해 앙심을 품고…….”

41살 양 모 씨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염산을 뿌리고 도주한 겁니다.

여성은 오른쪽 어깨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오른쪽 눈 각막도 손상됐습니다.

양 씨는 범행을 위해 염산 2L와 전기충격기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한때 사귀었던 사이인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인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피해자와 사귀던 중에도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견디다 못해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약간의 의처증 비슷한 증상이 있으니까 여자가 괴롭잖아요. 너무 심하게 계속 욕하고 가끔 폭행도 하고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한 거죠)."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양 씨, 범행 이틀 만에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연관 기사]☞ [사건후] 마을 쑥대밭 만든 나사못…범인은 ‘찌질남’

승용차 한 대가 전조등을 밝히고 달려오다, 잠시 멈춰섭니다.

승용차는 다시 전조등을 켜고 후진합니다.

자동차가 사라진 후, 그 자리에서 나사못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 팀장) : “마을진입로를 50m 정도 진입해서 현재 차를 세워놓고 선 상태에서 라이터를 끄고 나사못을 살포하는 장면입니다. 마을 진입로를 빠져나가는 상태고 도로로 해서 도주를 한 상태입니다.”

이 길은 3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의 진입로.

이 작은 마을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처음이 아닙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첫 번째가 10월 16일 두 번째가 10월 23일 세 번째가 11월 9일 그렇습니다. 첫 번째 는 그 다음 날 오후에 알게 됐고 그래서 바로 나사못을 수거했고 마을 이장님이 수거해서 마을에서 보관하다가 또 다음에 나니까 이런 일 이 있었다, 그때야 신고를 (한 거죠).”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지나던 자동차들은 그때마다 타이어가 펑크 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이게 박혀있으니까 안 빠진 거예요. 저는 한군데인데 다른 사람들은 대여섯 개씩 박혀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한 여섯 봉지. 한 봉지가 천 개정도 돼요. 천 개. 그걸 양 쪽에다 뿌린 거예요. 들어오는 입구, 컨테이너 입구, 마을 입구에다가요. (제 차도) 구멍이 열 번 정도 났죠.”

피해 차량이 10대를 넘어서자 주민들은 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녹취> 피해 주민□□□(음성변조) : “우리가 어떻게든 잡으려고 했죠. 이번에는 안 잡히면 몰래카메라 설치해놓고 잡으려고 했는데…….”

경찰에 수사 의뢰도 했습니다.

한 달 넘게 범행이 뜸했고, 주민들도 사건을 잊어가던 무렵, 또 같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된 차량을 추적했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카메라에 일일이 대조해서 30대를 추려서 일일이 탐문수사를 하던 중에 저희 관내에 있는 철물점이라든가 나사못을 판매하는 곳에서 탐문 수사를 해서 범행 당일 범인이 나사못을 사 간 것을 특정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40살 유모 씨,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소견영(팀장/전북 남원 경찰서 강력 1팀장) : “여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한참 지난 다음에 우연의 일치로 여자 친구가 보고 싶어서 갔는데 여자 친구를 어떤 남자가 차에 태워 집에 바래다주는 걸 보고 질투심을 느껴서 (그랬다고 합니다).”

질투심에 전 여자 친구가 사는 마을 입구에 나사 못을 뿌렸던 겁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염산을 뿌린 사건.

지난 8월, 충남 보령에서도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너무 놀라서 여자가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 사람이 막 질려가지고, 얼굴도 좀 빨갛고."

심지어, 한 남성은 이별을 통보한 내연녀를 차로 들이받기도 했습니다.

이별 뒤 앙심을 품고 저지르는 보복범죄, 끔찍한 테러 이전에는 사전 징후가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동기야 피해자이든 피해자 연관된 사람들한테 앙갚음을 해주고 싶다, 결국에는 해코지를 하겠다는 의지인 거죠. 본인이 상당 부분 인간관계 투자분이 많은 그런 경우에 예컨대 회수가 안 되면 불만이 생길 수가 있는 것이고 그런 종류의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많은 경우에 스토킹을 하는 과정이 있어요. 사건이 일어나기전 예비적인 행동을 사실은 불법으로 정의하고 제지하는 방법, 이런 것들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고요.”

이같은 이별 범죄 신고 건수는 연간 2만여 건, 하루 평균 54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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