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新 3저’ 시대의 역설

입력 2016.01.21 (21:04) 수정 2016.01.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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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앞서보신것처럼 끝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사상 최저 금리, 그리고 급락하는 원화 가치, 지금 우리 경제는 유가와 금리,원화가치가 한꺼번에 떨어진 '3저' 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1980년대엔 3저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 냈지만 최근의 3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과는 다른 '신(新)3저(低)'라 불리는데요,

신3저, 우리 경제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짚어봅니다.

먼저 김경진 기자입니다.

▼ ‘원 저’에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 ▼

<리포트>

서울의 한 증권 회사.

<녹취>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

최근 들어 달러에 대한 투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광철(증권사 직원) : "가장 선호되고 안정적인 자산이 바로 달러입니다. 향후에도 원화 대비 그 가치 상승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 같은 달러 (투자)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달 이상 우리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세환(증권사 직원) : "계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요. 그 금액이 약 2조 7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39년 만에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오승훈(주식 투자 분석가) :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다 보니까 주식시장에서도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 나가는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금 이탈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제오프 루이스(증시 분석가) : "아시아 시장이 언제 안정될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늘(21일)도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 2천9백억 원이 빠져나면서 어제(20일)보다 4.92포인트 떨어져,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 호황 이끌던 ‘3저’ 시대가 ‘악재’로 ▼

<기자 멘트>

이번 주 갑작스런 한파에 집 수도관 얼어붙거나 세탁기 고장 나 고생하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우리 경제가 지금 딱, 이렇습니다.

수도관이 막혀 물이 흐르지 않는 것처럼 좀처럼 돈이 돌지를 않고 있는 겁니다.

흔히 '돈맥경화'라고 하죠,

이 돈맥경화 고쳐보려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낮췄습니다.

가계와 기업이 돈 좀 더 빌려서 써 달라는 의미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소비를 늘려 경기는 살아나게 됩니다.

하지만 공식은 깨졌습니다.

천 2백조 원의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시한폭탄이 됐고, 민간소비 증가율은 여전히 1%대에서 제자리 걸음입니다.

빚 내서 빚 갚는 부실 기업들에게, 저금리는 수명 연장의 수단이 될 뿐입니다.

저유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유가 떨어지면 생산비용 줄인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 가계소득이 늘고 내수가 활성화되지만, 이번엔 중동과 신흥국의 경제 둔화로 연결돼 오히려 우리 기업 수출에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위안화, 엔화 가치도 같이 떨어지고 있으니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수출 늘리는 호재가 되기엔 역부족입니다.

1980년대 후반, 연 10%대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3저, 올해 우리 경제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우리 경제, 이 3저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할지 최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3저 위기’를 재도약 기회로… ▼

<리포트>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서울 명동엔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화장품 매장, 이 매장의 경우 전체 매출의 70%를 중국인 관광객이 올려줍니다.

직원들도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을 맞습니다.

<인터뷰> 화장품 매장 직원 : "사람마다 피부가 다르니까 손님의 경우는 이 제품을 쓰시는 게 나아요....."

한번 써 보곤, 마음에 들어 중국에 돌아간뒤에도 한국산 화장품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량이링(중국인 관광객) : "각 연령층마다 다 쓸 수 있는 제품이어서 (한국산 화장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부는 6조 달러,우리 돈 7천 3백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우리 경제가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길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유일호(경제부총리/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 : "중국 소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화장품, 농식품, 유아용품, 패션 등 유망소비재 산업 육성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여기에다 당장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 보다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꿀 산업구조 재편과 같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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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新 3저’ 시대의 역설
    • 입력 2016-01-21 21:05:27
    • 수정2016-01-21 22: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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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앞서보신것처럼 끝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사상 최저 금리, 그리고 급락하는 원화 가치, 지금 우리 경제는 유가와 금리,원화가치가 한꺼번에 떨어진 '3저' 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1980년대엔 3저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 냈지만 최근의 3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과는 다른 '신(新)3저(低)'라 불리는데요,

신3저, 우리 경제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짚어봅니다.

먼저 김경진 기자입니다.

▼ ‘원 저’에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 ▼

<리포트>

서울의 한 증권 회사.

<녹취>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

최근 들어 달러에 대한 투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광철(증권사 직원) : "가장 선호되고 안정적인 자산이 바로 달러입니다. 향후에도 원화 대비 그 가치 상승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 같은 달러 (투자)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달 이상 우리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세환(증권사 직원) : "계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요. 그 금액이 약 2조 7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39년 만에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오승훈(주식 투자 분석가) :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다 보니까 주식시장에서도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 나가는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금 이탈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제오프 루이스(증시 분석가) : "아시아 시장이 언제 안정될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늘(21일)도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 2천9백억 원이 빠져나면서 어제(20일)보다 4.92포인트 떨어져,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 호황 이끌던 ‘3저’ 시대가 ‘악재’로 ▼

<기자 멘트>

이번 주 갑작스런 한파에 집 수도관 얼어붙거나 세탁기 고장 나 고생하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우리 경제가 지금 딱, 이렇습니다.

수도관이 막혀 물이 흐르지 않는 것처럼 좀처럼 돈이 돌지를 않고 있는 겁니다.

흔히 '돈맥경화'라고 하죠,

이 돈맥경화 고쳐보려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낮췄습니다.

가계와 기업이 돈 좀 더 빌려서 써 달라는 의미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소비를 늘려 경기는 살아나게 됩니다.

하지만 공식은 깨졌습니다.

천 2백조 원의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시한폭탄이 됐고, 민간소비 증가율은 여전히 1%대에서 제자리 걸음입니다.

빚 내서 빚 갚는 부실 기업들에게, 저금리는 수명 연장의 수단이 될 뿐입니다.

저유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유가 떨어지면 생산비용 줄인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 가계소득이 늘고 내수가 활성화되지만, 이번엔 중동과 신흥국의 경제 둔화로 연결돼 오히려 우리 기업 수출에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위안화, 엔화 가치도 같이 떨어지고 있으니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수출 늘리는 호재가 되기엔 역부족입니다.

1980년대 후반, 연 10%대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3저, 올해 우리 경제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우리 경제, 이 3저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할지 최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3저 위기’를 재도약 기회로… ▼

<리포트>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서울 명동엔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화장품 매장, 이 매장의 경우 전체 매출의 70%를 중국인 관광객이 올려줍니다.

직원들도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을 맞습니다.

<인터뷰> 화장품 매장 직원 : "사람마다 피부가 다르니까 손님의 경우는 이 제품을 쓰시는 게 나아요....."

한번 써 보곤, 마음에 들어 중국에 돌아간뒤에도 한국산 화장품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량이링(중국인 관광객) : "각 연령층마다 다 쓸 수 있는 제품이어서 (한국산 화장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부는 6조 달러,우리 돈 7천 3백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우리 경제가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길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유일호(경제부총리/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 : "중국 소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화장품, 농식품, 유아용품, 패션 등 유망소비재 산업 육성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여기에다 당장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 보다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꿀 산업구조 재편과 같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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