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착오·부실 수사…‘진범 규명’ 19년 허비

입력 2016.01.29 (21:12) 수정 2016.01.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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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년 그동안 유족들은 억울함을 가슴에 품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법 정의가 실현되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만 했을까요?

신선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연관 기사]☞ ‘이태원 살인사건’ 19년만에 ‘유죄’…패터슨 징역 20년

<기자 멘트>

20년 가까운 세월이 낭비된 건 법무부의 실책 때문이었습니다.

18년 전인 1998년 4월, 대법원은 패터슨이 진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에드워드 리에 대해 무죄 취지의 선고를 내립니다.

패터슨의 살인 혐의가 점점 짙어지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법무부는 같은 해 8월, 증거인멸죄로 교도소에 있던 패터슨을 수감 태도가 좋다며 풀어줍니다.

이후, 검찰의 무책임한 행정이 뒤따랐습니다.

인사 이동을 앞두고 분주했던 당시 주임 검사는 패터슨의 출국정지 기한을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틈을 타 패터슨은 기한 바로 다음날 미국으로 출국해버렸고, 이후 패터슨을 송환해 법정에 세우기까지 16년의 세월이 더 흘렀습니다.

검찰의 부실 수사도 문제였습니다.

사건 직후 미군 수사대와 한국 경찰은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피 묻은 흉기와 옷을 숨기는 등 수상쩍은 행동을 했고, 범행과 관련한 진술 내용이 지나치게 자세하다는 점 등이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범인은 덩치가 크다"는 부검의 소견에 큰 비중을 두며, 에드워드 리만 단독기소합니다.

뒤늦게 검찰은 "진범인 패터슨을 제때 법정에 세우지 못했다"며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인터뷰> 이복수(고 조중필 씨 어머니) : "중필이가 마음을 놓을 것 같아요. 억울한 게 좀 풀리는구나 생각할 거예요. 우리하고 똑같이…"

하지만 피해자와 어머니의 억울함이 풀리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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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착오·부실 수사…‘진범 규명’ 19년 허비
    • 입력 2016-01-29 21:14:35
    • 수정2016-01-29 2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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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년 그동안 유족들은 억울함을 가슴에 품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법 정의가 실현되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만 했을까요?

신선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연관 기사]☞ ‘이태원 살인사건’ 19년만에 ‘유죄’…패터슨 징역 20년

<기자 멘트>

20년 가까운 세월이 낭비된 건 법무부의 실책 때문이었습니다.

18년 전인 1998년 4월, 대법원은 패터슨이 진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에드워드 리에 대해 무죄 취지의 선고를 내립니다.

패터슨의 살인 혐의가 점점 짙어지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법무부는 같은 해 8월, 증거인멸죄로 교도소에 있던 패터슨을 수감 태도가 좋다며 풀어줍니다.

이후, 검찰의 무책임한 행정이 뒤따랐습니다.

인사 이동을 앞두고 분주했던 당시 주임 검사는 패터슨의 출국정지 기한을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틈을 타 패터슨은 기한 바로 다음날 미국으로 출국해버렸고, 이후 패터슨을 송환해 법정에 세우기까지 16년의 세월이 더 흘렀습니다.

검찰의 부실 수사도 문제였습니다.

사건 직후 미군 수사대와 한국 경찰은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피 묻은 흉기와 옷을 숨기는 등 수상쩍은 행동을 했고, 범행과 관련한 진술 내용이 지나치게 자세하다는 점 등이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범인은 덩치가 크다"는 부검의 소견에 큰 비중을 두며, 에드워드 리만 단독기소합니다.

뒤늦게 검찰은 "진범인 패터슨을 제때 법정에 세우지 못했다"며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인터뷰> 이복수(고 조중필 씨 어머니) : "중필이가 마음을 놓을 것 같아요. 억울한 게 좀 풀리는구나 생각할 거예요. 우리하고 똑같이…"

하지만 피해자와 어머니의 억울함이 풀리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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