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구멍 뚫린 아동학대 안전망…왜 못 막았나?

입력 2016.02.03 (21:19) 수정 2016.02.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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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말, 인천에 살던 11살 A양이 경찰에 구조될 당시의 모습입니다.

2년 동안 학대를 당해서 몸무게가 16킬로그램에 불과했던 이 가냘픈 소녀의 발견은 우리사회 아동학대의 어두운 비밀을 파헤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가 장기결석 초등학생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면서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이라는 끔찍한 범죄가 드러났습니다.

조사 대상을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까지 확대한 지 불과 사흘 만인 오늘, 백골 상태의 여중생이 또 발견됐습니다.

폭행과 학대 속에서 숨져간 아동들은 과연 더는 없을까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주변에서 벌어졌는데 학교와 경찰 등 사회안전망은 어린 영혼들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정연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 경찰 집중 수사로 드러난 목사의 딸 ‘폭행치사’

<리포트>

이번에도 여중생을 학대 끝에 살해한 사람은 부모였습니다.

아동 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인데도, 아이들의 안전은 오롯이 부모에게 달려있습니다.

희생된 중학생은 숨지기 전날 선생님을 찾아가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이 학생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상득(부천 소사경찰서 형사과장) : "선생님께서 (여중생이) 가출했다고 하니까 부모한테 인계를 하게 된 것이고요."

인천 학대 사건의 경우에도 학교측이 피해 아동의 실종 신고를 하려고 해도 경찰은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2015.12.21/음성변조) : "친권자가 아니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랑 같이 있다는 게 증명이 되니까.."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결석 아동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교사가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 :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미성년 청소년까지 포함하는 청소년, 아동 종합 솔루션이 필요하다. 지금은 아동 학대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건 금방 바닥이 드러날 대책입니다."

아동의 안전은 각 가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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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3 21:21:38
    • 수정2016-02-03 21: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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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말, 인천에 살던 11살 A양이 경찰에 구조될 당시의 모습입니다.

2년 동안 학대를 당해서 몸무게가 16킬로그램에 불과했던 이 가냘픈 소녀의 발견은 우리사회 아동학대의 어두운 비밀을 파헤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가 장기결석 초등학생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면서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이라는 끔찍한 범죄가 드러났습니다.

조사 대상을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까지 확대한 지 불과 사흘 만인 오늘, 백골 상태의 여중생이 또 발견됐습니다.

폭행과 학대 속에서 숨져간 아동들은 과연 더는 없을까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주변에서 벌어졌는데 학교와 경찰 등 사회안전망은 어린 영혼들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정연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 경찰 집중 수사로 드러난 목사의 딸 ‘폭행치사’

<리포트>

이번에도 여중생을 학대 끝에 살해한 사람은 부모였습니다.

아동 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인데도, 아이들의 안전은 오롯이 부모에게 달려있습니다.

희생된 중학생은 숨지기 전날 선생님을 찾아가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이 학생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상득(부천 소사경찰서 형사과장) : "선생님께서 (여중생이) 가출했다고 하니까 부모한테 인계를 하게 된 것이고요."

인천 학대 사건의 경우에도 학교측이 피해 아동의 실종 신고를 하려고 해도 경찰은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2015.12.21/음성변조) : "친권자가 아니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랑 같이 있다는 게 증명이 되니까.."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결석 아동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교사가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 :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미성년 청소년까지 포함하는 청소년, 아동 종합 솔루션이 필요하다. 지금은 아동 학대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건 금방 바닥이 드러날 대책입니다."

아동의 안전은 각 가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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