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北 예술인들, ‘70일 전투’ 현장으로 외

입력 2016.03.12 (08:13) 수정 2016.03.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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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5월 7차 당 대회를 겨냥한 ‘70일 전투’ 현장으로 북한의 예술인들이 속속 몰려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속도전을 독려하는 이른바 경제선동에 나선 건데요.

서커스에 가극까지 펼쳐진 북한의 ‘경제 선동’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여럿이 함께 모여 펼치는 단체 저글링에, 균형 잡기와 아찔한 곡예 공연.

제철소 앞마당이 야외 서커스 무대로 변했습니다.

북한 최고의 국립교예단이 70일 전투에 나선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펼치는 공연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충정의 7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기 위해 힘찬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동계급의 투쟁을 적극 고무해주고 있습니다."

갱도로 들어가는 광부들에게 예술단원들이 일일이 작업 용품을 나눠주는 데요.

이 평안도의 탄광을 찾은 예술인들은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북한 피바다가극단의 단원들입니다.

<녹취> 주영일(피바다가극단 과장) : "70일 전투에서 석탄 공업 부분이 차지하는 몫이 얼마나 큽니까. 그래서 우리는 2.8직동청년탄광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5월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각 부문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게 요즘 북한의 70일 전투인데요.

예술인들까지 현장에 투입해 이른바 경제 선동에 나선 겁니다.

예술단뿐만 아니라 작업장별로 자체 조직된 경제 선동대들도 있는데요.

출근길에 나가 음악 연주는 물론 깃발과 꽃술을 흔들고, 직장에 안에서는 곳곳을 돌며 구호를 외치면서 동료들의 작업을 독려합니다.

<녹취> 원명실(평양326전선공장 선동원) : "1974년에 진행된 70일 전투 때도 우리 선동원들은 대비약, 대혁신을 안아오는 데 적극 이바지 했는데, 저도 그들처럼 살며 일하겠습니다."

평양에선 경제 선동에 나설 대학생들을 뽑기 위한 선동대 경연대회까지 열렸는데요.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 전역이 70일 전투에 빠져든 가운데 최고 예술인에, 대학생들까지 예외 없이 전 주민이 속도전에 내몰리는 모습입니다.

북한판 ‘영화 동네’ 패엽리 마을

<앵커 멘트>

북한에도 나름 유명한 ‘영화 동네’가 있다고 합니다.

시골 마을인데도 50여 년간 무려 스무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하는데요.

북한 TV가 요즘 부쩍 영화 명소로 부각하고 있는 패엽리 마을,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늦은 밤, 불 밝힌 한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여기저길 뛰어다니다 창문을 부수고, 몸싸움에 주먹이 오가기도 하는데요.

자세히 보니 남녀 배우들이 연기 중인 영화 촬영 현장입니다.

<녹취> 김영일(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배우) : "조국해방전쟁시기(6·25 전쟁) 계급적 원수들과의 싸움에서 위용을 떨친 맹원들의 투쟁일기를 담은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이 마을은 황해도에 있는 패엽리라는 마을인데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를 무려 23편이나 찍은 단골 영화 촬영지입니다.

<녹취> 북한영화 ‘시련의 해’ : "총은 쏠 줄도 모르는 주제에 큰 소리는..."

과거 흑백 영화 시절부터 워낙 많은 영화를 찍다보니 북한에선 이 마을을 ‘영화 동네’라고 소개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영화 ‘원수를 잊지 말자’처럼, 제작된 영화의 대부분은 반미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녹취> 최보환(패엽리 마을 사무장) : "그때 난 (5살이었는데) 영화 촬영인줄 모르고 진짜로 미국 놈들이 우리 마을에 쳐들어 와서 어머니들을 막 총살하고 죽이는 것만 같아서 정말 왕왕 울었습니다."

북한 TV는 이 달 들어 인근의 신천 박물관과 함께 이 패엽리 마을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6.25전쟁 당시 이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이른바 신천학살사건을 활용해 주민들의 반미의식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정춘봉(패엽리 마을 주민 ) : "영화를 보다 보니까, 미제 원수 놈들의 만행을 영화 화면으로 보면서 실지 우리가 그 폭격을 당했으면 우리 목숨인들, 땅인들, 곡식인들 남아났겠는가 (생각했습니다)."

고강도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반미 선동으로 내부 단속에 부심하는 요즘 북한의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 바로 패엽리 영화 동네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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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北 예술인들, ‘70일 전투’ 현장으로 외
    • 입력 2016-03-12 08:40:50
    • 수정2016-03-12 08: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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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5월 7차 당 대회를 겨냥한 ‘70일 전투’ 현장으로 북한의 예술인들이 속속 몰려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속도전을 독려하는 이른바 경제선동에 나선 건데요.

서커스에 가극까지 펼쳐진 북한의 ‘경제 선동’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여럿이 함께 모여 펼치는 단체 저글링에, 균형 잡기와 아찔한 곡예 공연.

제철소 앞마당이 야외 서커스 무대로 변했습니다.

북한 최고의 국립교예단이 70일 전투에 나선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펼치는 공연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충정의 7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기 위해 힘찬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동계급의 투쟁을 적극 고무해주고 있습니다."

갱도로 들어가는 광부들에게 예술단원들이 일일이 작업 용품을 나눠주는 데요.

이 평안도의 탄광을 찾은 예술인들은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북한 피바다가극단의 단원들입니다.

<녹취> 주영일(피바다가극단 과장) : "70일 전투에서 석탄 공업 부분이 차지하는 몫이 얼마나 큽니까. 그래서 우리는 2.8직동청년탄광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5월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각 부문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게 요즘 북한의 70일 전투인데요.

예술인들까지 현장에 투입해 이른바 경제 선동에 나선 겁니다.

예술단뿐만 아니라 작업장별로 자체 조직된 경제 선동대들도 있는데요.

출근길에 나가 음악 연주는 물론 깃발과 꽃술을 흔들고, 직장에 안에서는 곳곳을 돌며 구호를 외치면서 동료들의 작업을 독려합니다.

<녹취> 원명실(평양326전선공장 선동원) : "1974년에 진행된 70일 전투 때도 우리 선동원들은 대비약, 대혁신을 안아오는 데 적극 이바지 했는데, 저도 그들처럼 살며 일하겠습니다."

평양에선 경제 선동에 나설 대학생들을 뽑기 위한 선동대 경연대회까지 열렸는데요.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 전역이 70일 전투에 빠져든 가운데 최고 예술인에, 대학생들까지 예외 없이 전 주민이 속도전에 내몰리는 모습입니다.

북한판 ‘영화 동네’ 패엽리 마을

<앵커 멘트>

북한에도 나름 유명한 ‘영화 동네’가 있다고 합니다.

시골 마을인데도 50여 년간 무려 스무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하는데요.

북한 TV가 요즘 부쩍 영화 명소로 부각하고 있는 패엽리 마을,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늦은 밤, 불 밝힌 한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여기저길 뛰어다니다 창문을 부수고, 몸싸움에 주먹이 오가기도 하는데요.

자세히 보니 남녀 배우들이 연기 중인 영화 촬영 현장입니다.

<녹취> 김영일(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배우) : "조국해방전쟁시기(6·25 전쟁) 계급적 원수들과의 싸움에서 위용을 떨친 맹원들의 투쟁일기를 담은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이 마을은 황해도에 있는 패엽리라는 마을인데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를 무려 23편이나 찍은 단골 영화 촬영지입니다.

<녹취> 북한영화 ‘시련의 해’ : "총은 쏠 줄도 모르는 주제에 큰 소리는..."

과거 흑백 영화 시절부터 워낙 많은 영화를 찍다보니 북한에선 이 마을을 ‘영화 동네’라고 소개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영화 ‘원수를 잊지 말자’처럼, 제작된 영화의 대부분은 반미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녹취> 최보환(패엽리 마을 사무장) : "그때 난 (5살이었는데) 영화 촬영인줄 모르고 진짜로 미국 놈들이 우리 마을에 쳐들어 와서 어머니들을 막 총살하고 죽이는 것만 같아서 정말 왕왕 울었습니다."

북한 TV는 이 달 들어 인근의 신천 박물관과 함께 이 패엽리 마을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6.25전쟁 당시 이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이른바 신천학살사건을 활용해 주민들의 반미의식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정춘봉(패엽리 마을 주민 ) : "영화를 보다 보니까, 미제 원수 놈들의 만행을 영화 화면으로 보면서 실지 우리가 그 폭격을 당했으면 우리 목숨인들, 땅인들, 곡식인들 남아났겠는가 (생각했습니다)."

고강도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반미 선동으로 내부 단속에 부심하는 요즘 북한의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 바로 패엽리 영화 동네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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