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역대 최악의 공천?

입력 2016.03.23 (21:12) 수정 2016.03.2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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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야 각당은 지난달 초부터 총선 공천 준비를 본격화했습니다.

새누리당은 2월 4일에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했고 더불어민주당도 2월 10일에 인선을 마쳤습니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다소 늦었지만, 그래도 2월 말까지는 공관위 인선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각 당은 계파간 공천 갈등 때문에 후보 등록 하루 전날인 오늘(23일)까지도 공천 마무리에 애를 먹었습니다.

공천이 늦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통상 후보 등록 전날 구성해온 선거대책위원회조차 아직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는데요,

갈등으로 얼룩진 이번 공천은 역대 최악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여야 각 당 내 공천 갈등을 송영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각 당은 공천 후폭풍 ‘몸살’ ▼

<리포트>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비박계가 대거 낙천되면서 폭발했습니다.

낙천자들이 줄탈당했고, 무소속 연대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조해진(의원/탈당기자회견) : "당원들이 불의에 굴복하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계파 간 벼랑 끝 대치 속에 공천 심사와 공천안 추인을 위한 회의는 파행되기 일쑤였고, 욕설과 폭로도 난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을 탈락시키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비례대표 추천 명단에 운동권 출신이 배제되자 주류 진영이 반격에 나서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고, 당내 패권 싸움의 민낯을 또다시 드러냈습니다.

<녹취> 홍창선(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 "당 대표 없이 자기네끼리 그렇게 정했고, 명단도 들락날락 한 것도 있어요."

국민의당은 공천 지분과 야권 연대 등에 얽힌 지도부 내 갈등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분당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낙천자와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와 주먹다짐까지 하는 촌극도 빚어졌습니다.

각 당의 공천 과정이 정적 탈락시키기나 지분 싸움, 탈당 등으로 얼룩지면서 이번 공천은 사상 최악의 공천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 ‘현역 절대 유리’ 상향식 공천 ▼

<기자 멘트>

이번 공천은 현역 의원이 유난히 유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43명입니다.

불출마 의사를 밝힌 17명을 합치면 이른 바 물갈이 비율은 38%입니다.

4년 전에 46%였으니까 8%포인트 이상 낮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5명이 공천에서 배제돼 32%가 물갈이됐습니다.

역시 4년 전의 35%보다 낮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물갈이를 원하는 유권자가 절반을 넘는데, 교체율이 유권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겁니다.

특히 부산은 현역 의원 18명 중 불출마 의사를 밝힌 2명을 제외하고 16명이 모두 공천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먼저 현역 의원 상당 수가 단수 공천되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경선을 치른 경우에도 인지도를 무기로 현역 의원들이 정치 신인들을 압도했습니다.

새누리당에선 현역 지역구 의원 60명이 여론조사 경선에 나섰는데, 다른 현역 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출신 인사에게 패한 경우를 제외하고, 순수 정치 신인에게 패한 경우는 7명에 불과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선에 부쳐진 현역 지역구 의원 17명 가운데, 정치신인에게 패했다고 할 수 있는 경우는 7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이렇게 갈등과 비난을 감수해 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계파 의원들을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경수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최악 공천 배경은?…당권·대권 노린 계파 싸움 ▼

<리포트>

새누리당은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오늘(23일)까지도 공천 문제를 놓고 지도부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역구 공천 몇 석의 문제이지만, 실제론 총선 이후의 당권과 대권의 향배를 놓고 벌이는 세력 간 다툼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과정에서 운동권 정당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김종인 대표와 당 정체성을 바꿀 순 없다는 친노·범주류 세력이 맞붙었습니다.

역시 양측이 총선 이후 펼쳐질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하면서 갈등이 노골화됐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누가 능력있고 유능한 후보냐가 아니라, 어느 계파 소속이냐가 공천의 제1조건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각 당의 공천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 "이것을 결국 막기 위해서는 선거법으로 공직후보에 대한 규정을 강화시켜야 된다. 예를 들어서 선거 3개월 전에 모든 공직후보의 선출을 마치도록 법제화하는게 필요하고요."

각 당의 공천이 유권자의 선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고 있는 만큼, 투명한 공천을 보장하는 법적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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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역대 최악의 공천?
    • 입력 2016-03-23 21:13:13
    • 수정2016-03-23 22: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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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야 각당은 지난달 초부터 총선 공천 준비를 본격화했습니다. 새누리당은 2월 4일에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했고 더불어민주당도 2월 10일에 인선을 마쳤습니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다소 늦었지만, 그래도 2월 말까지는 공관위 인선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각 당은 계파간 공천 갈등 때문에 후보 등록 하루 전날인 오늘(23일)까지도 공천 마무리에 애를 먹었습니다. 공천이 늦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통상 후보 등록 전날 구성해온 선거대책위원회조차 아직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는데요, 갈등으로 얼룩진 이번 공천은 역대 최악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여야 각 당 내 공천 갈등을 송영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각 당은 공천 후폭풍 ‘몸살’ ▼ <리포트>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비박계가 대거 낙천되면서 폭발했습니다. 낙천자들이 줄탈당했고, 무소속 연대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조해진(의원/탈당기자회견) : "당원들이 불의에 굴복하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계파 간 벼랑 끝 대치 속에 공천 심사와 공천안 추인을 위한 회의는 파행되기 일쑤였고, 욕설과 폭로도 난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을 탈락시키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비례대표 추천 명단에 운동권 출신이 배제되자 주류 진영이 반격에 나서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고, 당내 패권 싸움의 민낯을 또다시 드러냈습니다. <녹취> 홍창선(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 "당 대표 없이 자기네끼리 그렇게 정했고, 명단도 들락날락 한 것도 있어요." 국민의당은 공천 지분과 야권 연대 등에 얽힌 지도부 내 갈등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분당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낙천자와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와 주먹다짐까지 하는 촌극도 빚어졌습니다. 각 당의 공천 과정이 정적 탈락시키기나 지분 싸움, 탈당 등으로 얼룩지면서 이번 공천은 사상 최악의 공천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 ‘현역 절대 유리’ 상향식 공천 ▼ <기자 멘트> 이번 공천은 현역 의원이 유난히 유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43명입니다. 불출마 의사를 밝힌 17명을 합치면 이른 바 물갈이 비율은 38%입니다. 4년 전에 46%였으니까 8%포인트 이상 낮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5명이 공천에서 배제돼 32%가 물갈이됐습니다. 역시 4년 전의 35%보다 낮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물갈이를 원하는 유권자가 절반을 넘는데, 교체율이 유권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겁니다. 특히 부산은 현역 의원 18명 중 불출마 의사를 밝힌 2명을 제외하고 16명이 모두 공천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먼저 현역 의원 상당 수가 단수 공천되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경선을 치른 경우에도 인지도를 무기로 현역 의원들이 정치 신인들을 압도했습니다. 새누리당에선 현역 지역구 의원 60명이 여론조사 경선에 나섰는데, 다른 현역 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출신 인사에게 패한 경우를 제외하고, 순수 정치 신인에게 패한 경우는 7명에 불과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선에 부쳐진 현역 지역구 의원 17명 가운데, 정치신인에게 패했다고 할 수 있는 경우는 7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이렇게 갈등과 비난을 감수해 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계파 의원들을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경수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최악 공천 배경은?…당권·대권 노린 계파 싸움 ▼ <리포트> 새누리당은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오늘(23일)까지도 공천 문제를 놓고 지도부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역구 공천 몇 석의 문제이지만, 실제론 총선 이후의 당권과 대권의 향배를 놓고 벌이는 세력 간 다툼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과정에서 운동권 정당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김종인 대표와 당 정체성을 바꿀 순 없다는 친노·범주류 세력이 맞붙었습니다. 역시 양측이 총선 이후 펼쳐질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하면서 갈등이 노골화됐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누가 능력있고 유능한 후보냐가 아니라, 어느 계파 소속이냐가 공천의 제1조건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각 당의 공천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 "이것을 결국 막기 위해서는 선거법으로 공직후보에 대한 규정을 강화시켜야 된다. 예를 들어서 선거 3개월 전에 모든 공직후보의 선출을 마치도록 법제화하는게 필요하고요." 각 당의 공천이 유권자의 선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고 있는 만큼, 투명한 공천을 보장하는 법적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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