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당 대회’ 한 달 앞으로…관전 포인트는?

입력 2016.04.09 (08:07) 수정 2016.04.09 (10: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다음 달 초 열리는 북한의 7차 당 대회가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는 북한 권력의 풍향계이기도 하지만 이를 전후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김정은이 당 대회를 서둔 배경, 그리고 이번 당 대회의 관전 포인트와 한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북한 백두산3호발전소 건설 현장.

댐 완공을 자축하며 군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녹취> 조선중앙TV : "드디어 3호 언제(댐)가 자기의 자태를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붉은 깃발을 흔들며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평양에 있는 김정은을 향해 보고를 올린다.

<녹취>김상민(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장)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들은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 언제(댐) 공사를 전부 끝냈습니다."

영하 38도의 혹한까지 견디며 겨우내 강행됐던 속도전.

댐 공사에 이어, 다음 달 당 대회 때까지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는 70일 전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 "백두 청춘들이여, 당 제 7차 대회에 드리는 충정의 선물을 마련하여 승리의 5월의 대축전장에 떳떳이 들어서자!"

이번엔 평양 시내 중심가.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영생탑을 중심으로 북한 군인과 주민 수천 명이 모여 있다.

평양 도심에 북한판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여명거리 착공식이다.

<녹취> "만리마의 속도로 여명거리 건설을 제 기일에 무조건 끝내자! 끝내자!"

천리마를 넘어 하루 만 리를 달리자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주민들은 흙짐 하나를 나르는 데도 걷지 않고 뛰어다닌다.

다음달 7차 당 대회 전까지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북한 사회의 70일 전투 모습이다.

<녹취> 조선중앙TV 길명호(여명거리 건설 군인) : "원수들의 제재 책동이 극한에 달한 시기에 여명거리 건설이 선포되는 것 자체가 원수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며, 또 하나의 승리라는 것을..."

당 대회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우상화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녹취> 인민의 축원 노래 : "자정이 자정이 넘었는데 언제면 쉬시렵니까 원수님 원수님~"

김정은을 찬양하는 신곡이 공개되고, 각종 찬양 시와 기록영화도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단결, 북한 정권을 중심으로 한 단결을 대대적으로 지금 일종에 홍보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당 대회가 일종에 북한 체제가 단결하는 정점이 되게 되는 거고 그 정점을 향해서 일종의 굉장한 인민들이 열광하면서 노력하는 과정을 북한 정권이 지금 연출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북·중 접경지역에서도 감지된다.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있는 중국 단둥 세관 앞 도로.

길게 늘어선 대형 트럭마다 ‘아리랑’이라는 북한 상표가 붙은 대형 텔레비전이 가득 실려 있다.

<녹취> 영상 촬영자(음성변조) : "세관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신고된 댓수가 5만 대라고... 오늘 들어갈 숫자가 5만대다..."

중국산 LED TV의 상표를 바꿔 북한산으로 둔갑시킨 뒤 북한으로 대량 반입하는 것이다.

당 대회에 참가하는 간부들에게 주기위한 이른바, 선물 정치 용도로 추정된다는 게 탈북자의 증언이다.

<녹취> 탈북자(음성변조) : "그렇게 가는 거는 100% 선물용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중요한 행사 때만 선물용으로 다량으로..."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지역별 대표자를 뽑는 등 공식 절차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36년 만에 열리는 정치 이벤트를 향해 북한 전역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사회 전체가 이토록 들썩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최근에 열린 지난 1980년 6차 당 대회 때 모습이다.

<녹취> 1980년 10월/김일성(당 대회 개회사) : "나는 이번 당 대회가 우리 당과 혁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역사적인 대회로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노동당 제 6차 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김일성의 개회사로 시작된 6차 당 대회는 닷새간 이어졌다.

주민 10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 시위와 충성의 편지 전달식 등 각종 정치 행사가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진행됐던 6차 당 대회는 이전 당 대회에 비해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북한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당 규약에 명시해 북한 노동당의 유일한 지도 이념으로 공식 선언했다.

<녹취> 1980년 10월/김일성(당 대회 연설) : "모든 당원들이 주체사상을 확고한 신념으로 삼고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주체사상밖에는 그 어떤 다른 사상도 모른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건, 김일성과 함께 주석단에 오른 김정일이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공식 지명됐다.

<녹취> 조선중앙TV(1980년 10월) : "수령님께서는 김정일 동지의 두리(둘레)에 굳게 뭉쳐 주체혁명 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향하여 힘 있게 싸워나갈 것을 뜨겁게 당부하셨습니다."

당 대회 행사장에서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온 외국 사절단을 영접한 김정일.

김정일이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공식 등극한 무대가 바로, 6차 당 대회였던 것이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사람들이 6차 당대회라고 하면 김정일이 김일성의 뒤를 따라오는 모습이 주석단에 김일성이 나가고 김정일이 따라오는 모습이 뇌리에 박혀 있어요. 6차 당대회는 제일 강한 특징이 김일성의 주체사상, 즉 김일성 주의를 당의 지도이념으로 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외에 선포한 당 대회입니다."

북한 노동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이자 우리의 전당대회에 해당하는 당 대회.

하지만 북한의 당 대회는 김일성 사망에 이은 고난의 행군 등 북한 내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36년간이나 열리지 못했다.

집권 겨우 5년 차, 김정은이 당 대회 개최를 서두르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6차 당 대회를 하고 김일성이 한 얘기가 인민들에게 고깃국에 기와집에 비단옷을 입히지 전까지는 당 대회를 하지 마라, 이게 유훈이 됐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당 대회일까요. 아버지, 할아버지 나라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나라다. 그리고 이제부터 김정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고 나는 명백히 김정은 식으로 나라를 통치할 것이라는 것을 내외에 공포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 7차 당 대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북한이 세대교체와 함께 권력 구조를 전면 개편할 가능성이다.

김정은이 그동안의 유훈통치를 끝내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기 위해 인적, 제도적 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 체제에서의 핵심 지지그룹을 이번에 확실하게 완성을 하는 겁니다. 즉, 젊고 전문적인 소양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지지할 수 있는 새로운 핵심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 이게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되고..."

김정은이 7차 당 대회를 전후해 대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이다.

추가 핵실험 등을 통해 도발 국면을 이어갈지,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 전환에 나설 지, 김정은의 선택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비핵화를 선택하고 주변국과 관계 개선을 하고 그것을 통해 경제 회생을 도모하는가 라고 하는 선택이 하나 있고, 아니면 현재처럼 핵 보유를 고수하고 주변국과 계속적인 긴장관계를 가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참아낼 것인가... 현재 상황으로는 북한이 두 번째 선택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이 됩니다."

북한 경제는 이미 대규모 토목공사 등 무리한 당 대회 준비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

제2의 고난의 행군까지 거론하며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지만, 당 대회를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뷰> 최수향(2014년 탈북) : "장마당에서라든가 또 그리고 국경 접경 지역에서는 밀무역을 하지 못하게 그런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이 그 사업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 사업이 동원된다고 해서 보수가 있다든가 배급을 준다든가 그런 사업이 전혀 없다보니까 더 많은 돈을 내고서 그냥 장사를 하기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받치고 하다보니까 체제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지는 거죠."

여기에 5월 들어 대북 제재의 효과가 가시화할 경우 당 대회 개최의 후유증은 보다 확연해질 거란 분석이다.

벌써부터 당 대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제재 효과가 나타나서 기름값 같은 것이 30%정도 폭등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면 과연 승리자의 축전이 될 것이냐 이건 상당히 회의적인 거죠. 그러니까 이게 자기네만의 잔치로 진행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핵실험 때문에 강한 제재를 받고 있고 이건 북한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비용입니다. 이 비용이라고 하는 건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천천히 지출될 거고 이게 북한 정권에 상당한 정도로 압박이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여기에 70일 전투라는 주민 동원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7차 당 대회를 준비해온 북한.

자신의 시대를 열기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당 대회 이벤트가 결국은 김정은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커져만 가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클로즈업 북한] ‘당 대회’ 한 달 앞으로…관전 포인트는?
    • 입력 2016-04-09 09:18:18
    • 수정2016-04-09 10:34:05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다음 달 초 열리는 북한의 7차 당 대회가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는 북한 권력의 풍향계이기도 하지만 이를 전후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김정은이 당 대회를 서둔 배경, 그리고 이번 당 대회의 관전 포인트와 한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북한 백두산3호발전소 건설 현장.

댐 완공을 자축하며 군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녹취> 조선중앙TV : "드디어 3호 언제(댐)가 자기의 자태를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붉은 깃발을 흔들며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평양에 있는 김정은을 향해 보고를 올린다.

<녹취>김상민(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장)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들은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 언제(댐) 공사를 전부 끝냈습니다."

영하 38도의 혹한까지 견디며 겨우내 강행됐던 속도전.

댐 공사에 이어, 다음 달 당 대회 때까지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는 70일 전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 "백두 청춘들이여, 당 제 7차 대회에 드리는 충정의 선물을 마련하여 승리의 5월의 대축전장에 떳떳이 들어서자!"

이번엔 평양 시내 중심가.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영생탑을 중심으로 북한 군인과 주민 수천 명이 모여 있다.

평양 도심에 북한판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이른바 여명거리 착공식이다.

<녹취> "만리마의 속도로 여명거리 건설을 제 기일에 무조건 끝내자! 끝내자!"

천리마를 넘어 하루 만 리를 달리자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주민들은 흙짐 하나를 나르는 데도 걷지 않고 뛰어다닌다.

다음달 7차 당 대회 전까지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북한 사회의 70일 전투 모습이다.

<녹취> 조선중앙TV 길명호(여명거리 건설 군인) : "원수들의 제재 책동이 극한에 달한 시기에 여명거리 건설이 선포되는 것 자체가 원수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며, 또 하나의 승리라는 것을..."

당 대회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우상화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녹취> 인민의 축원 노래 : "자정이 자정이 넘었는데 언제면 쉬시렵니까 원수님 원수님~"

김정은을 찬양하는 신곡이 공개되고, 각종 찬양 시와 기록영화도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단결, 북한 정권을 중심으로 한 단결을 대대적으로 지금 일종에 홍보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당 대회가 일종에 북한 체제가 단결하는 정점이 되게 되는 거고 그 정점을 향해서 일종의 굉장한 인민들이 열광하면서 노력하는 과정을 북한 정권이 지금 연출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북·중 접경지역에서도 감지된다.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있는 중국 단둥 세관 앞 도로.

길게 늘어선 대형 트럭마다 ‘아리랑’이라는 북한 상표가 붙은 대형 텔레비전이 가득 실려 있다.

<녹취> 영상 촬영자(음성변조) : "세관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신고된 댓수가 5만 대라고... 오늘 들어갈 숫자가 5만대다..."

중국산 LED TV의 상표를 바꿔 북한산으로 둔갑시킨 뒤 북한으로 대량 반입하는 것이다.

당 대회에 참가하는 간부들에게 주기위한 이른바, 선물 정치 용도로 추정된다는 게 탈북자의 증언이다.

<녹취> 탈북자(음성변조) : "그렇게 가는 거는 100% 선물용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중요한 행사 때만 선물용으로 다량으로..."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지역별 대표자를 뽑는 등 공식 절차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36년 만에 열리는 정치 이벤트를 향해 북한 전역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사회 전체가 이토록 들썩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최근에 열린 지난 1980년 6차 당 대회 때 모습이다.

<녹취> 1980년 10월/김일성(당 대회 개회사) : "나는 이번 당 대회가 우리 당과 혁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역사적인 대회로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조선노동당 제 6차 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김일성의 개회사로 시작된 6차 당 대회는 닷새간 이어졌다.

주민 10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 시위와 충성의 편지 전달식 등 각종 정치 행사가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진행됐던 6차 당 대회는 이전 당 대회에 비해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북한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당 규약에 명시해 북한 노동당의 유일한 지도 이념으로 공식 선언했다.

<녹취> 1980년 10월/김일성(당 대회 연설) : "모든 당원들이 주체사상을 확고한 신념으로 삼고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주체사상밖에는 그 어떤 다른 사상도 모른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건, 김일성과 함께 주석단에 오른 김정일이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공식 지명됐다.

<녹취> 조선중앙TV(1980년 10월) : "수령님께서는 김정일 동지의 두리(둘레)에 굳게 뭉쳐 주체혁명 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향하여 힘 있게 싸워나갈 것을 뜨겁게 당부하셨습니다."

당 대회 행사장에서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온 외국 사절단을 영접한 김정일.

김정일이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공식 등극한 무대가 바로, 6차 당 대회였던 것이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사람들이 6차 당대회라고 하면 김정일이 김일성의 뒤를 따라오는 모습이 주석단에 김일성이 나가고 김정일이 따라오는 모습이 뇌리에 박혀 있어요. 6차 당대회는 제일 강한 특징이 김일성의 주체사상, 즉 김일성 주의를 당의 지도이념으로 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외에 선포한 당 대회입니다."

북한 노동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이자 우리의 전당대회에 해당하는 당 대회.

하지만 북한의 당 대회는 김일성 사망에 이은 고난의 행군 등 북한 내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36년간이나 열리지 못했다.

집권 겨우 5년 차, 김정은이 당 대회 개최를 서두르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6차 당 대회를 하고 김일성이 한 얘기가 인민들에게 고깃국에 기와집에 비단옷을 입히지 전까지는 당 대회를 하지 마라, 이게 유훈이 됐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당 대회일까요. 아버지, 할아버지 나라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나라다. 그리고 이제부터 김정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고 나는 명백히 김정은 식으로 나라를 통치할 것이라는 것을 내외에 공포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 7차 당 대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북한이 세대교체와 함께 권력 구조를 전면 개편할 가능성이다.

김정은이 그동안의 유훈통치를 끝내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기 위해 인적, 제도적 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김정은 체제에서의 핵심 지지그룹을 이번에 확실하게 완성을 하는 겁니다. 즉, 젊고 전문적인 소양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지지할 수 있는 새로운 핵심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 이게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되고..."

김정은이 7차 당 대회를 전후해 대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이다.

추가 핵실험 등을 통해 도발 국면을 이어갈지,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 전환에 나설 지, 김정은의 선택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비핵화를 선택하고 주변국과 관계 개선을 하고 그것을 통해 경제 회생을 도모하는가 라고 하는 선택이 하나 있고, 아니면 현재처럼 핵 보유를 고수하고 주변국과 계속적인 긴장관계를 가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참아낼 것인가... 현재 상황으로는 북한이 두 번째 선택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이 됩니다."

북한 경제는 이미 대규모 토목공사 등 무리한 당 대회 준비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

제2의 고난의 행군까지 거론하며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지만, 당 대회를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뷰> 최수향(2014년 탈북) : "장마당에서라든가 또 그리고 국경 접경 지역에서는 밀무역을 하지 못하게 그런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이 그 사업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 사업이 동원된다고 해서 보수가 있다든가 배급을 준다든가 그런 사업이 전혀 없다보니까 더 많은 돈을 내고서 그냥 장사를 하기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받치고 하다보니까 체제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지는 거죠."

여기에 5월 들어 대북 제재의 효과가 가시화할 경우 당 대회 개최의 후유증은 보다 확연해질 거란 분석이다.

벌써부터 당 대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제재 효과가 나타나서 기름값 같은 것이 30%정도 폭등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면 과연 승리자의 축전이 될 것이냐 이건 상당히 회의적인 거죠. 그러니까 이게 자기네만의 잔치로 진행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부원장) : "핵실험 때문에 강한 제재를 받고 있고 이건 북한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비용입니다. 이 비용이라고 하는 건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천천히 지출될 거고 이게 북한 정권에 상당한 정도로 압박이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여기에 70일 전투라는 주민 동원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7차 당 대회를 준비해온 북한.

자신의 시대를 열기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당 대회 이벤트가 결국은 김정은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