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대북 제재 속 北 태양절…‘우상화’ 박차

입력 2016.04.16 (08:09) 수정 2016.04.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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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에게 총선이 있었던 반면,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 그리고 다음 달 초 예정된 7차 당 대회 등 주목할 만한 정치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김정은을 결사 옹위하자는 충성 다짐과 우상화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김정은 시대 선포를 앞두고 체제 결속에 안간힘을 쓰는 북한 정권의 움직임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손을 흔들며 경기장에 들어선다.

50여 개국, 천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가한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다.

벚꽃 핀 평양 시내를 달려 개선문 등 체제 선전물을 지나는 42.195킬로미터 구간.

<녹취> 북한 주민 : “자, 빨리 힘내세요.”

관광을 겸해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마라톤보다는 오히려 낯선 북한 풍경이 관심이다.

<녹취> 스웨덴 마라톤 참가자 : “매우 좋은 경험입니다. 다들 와서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녹취> 호주 마라톤 참가자 : “정말 훌륭한 대회였어요. 다시 오고 싶고 북한 사람들이 보내준 환대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멋졌어요.”

특히 주목을 받은 건 이번 대회가 유엔의 대북제재 이후 평양에서 처음 열린 국제행사였다는 점이다.

이례적으로 경기장 곳곳에 북한 무역회사의 이름을 새긴 광고판이 세워졌고, 외국 여행사의 광고판도 처음 등장했다.

<녹취> 사이먼 카커렐(고려여행사 매니저) : “외국 회사의 광고를 유치하고 싶다는 광고대행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동의했죠.”

태양절 행사는 북한 전역에서 이번 주 내내 계속됐다.

광장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는 사람들.

낮에 시작된 무도회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외국인들이 참가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도 진행됐다.

김일성 사후 3년 뒤인 1997년, 주체 연호 시작과 함께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한 북한.

하지만 올해 태양절의 중심에는 김정은이 있다.

지난 11일, 평양 금수산 궁전 앞에서 진행된 북한 육해공군의 분열 행진.

<녹취> 북한군 충성맹세 예식(지난 11일, 금수산 궁전 광장) :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태양절을 앞두고 열린 충성맹세 예식이지만 이들이 충성을 다짐한 대상은 다름 아닌 김정은이었다.

당, 정, 군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한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찬양이 이어졌다.

<녹취> 김영남(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우리 조국이 일심단결된 정치 사상 강국 무적의 군사 강국 세상에 둘도 없는 청년 강국으로 위용 떨치고..."

유례없는 대북 제재 속에 7차 당 대회가 임박하자 태양절을 체제 결속의 장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복합적으로 위기에 처한 김정은 정권이 태양절을 통해서 권력기반을 안정화시키고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그런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라고 하는 북한에서 그나마 인정받는 할아버지의 자산을 활용해서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가속화하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 매체의 선전물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최근 북한TV가 방영한 한 기록영화.

김정은이 두 손으로 한 노인의 손을 잡고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북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주자인 올해 97살의 황순희..

할아버지와 빨치산 활동을 함께 했다는 인물을 손자 김정은이 세대를 초월해 챙기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녹취> 북한 기록영화(어머니당의 품) :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께서 안겨주신 긍지 높고 행복한 그 인생은 우리 원수님의 품에서 더욱 더 빛나고...”

태양절을 맞아 쏟아내는 다른 선전물들도 마무리는 늘 ‘기-승-전 김정은’이다.

<녹취> 北 운문기행(만경대가 전하는 인민사랑의 이야기) : “우리 수령님처럼 그렇게 인민을 대하자숭고한 그 뜻을 그대로 안으시고 우리 원수님 인민을 그리도 높이 떠받드시며...”

영상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젊은 시절 김일성을 유독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김일성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김정은을 연상케 하는 이른바, ‘김일성 마케팅’ 이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록영화뿐만 아니라 미술작품도 그렇고 동상도 그렇고 이런 것들에 의해서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계속 젊은 쪽 김일성 모습이 나고 있다는 거예요. 이것이 꼭 김일성을 따라 배우기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은 김정은의 젊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이미지 메이킹하기 위해서 김일성의 젊은 시절 것들이 많이 지금 일종에 소환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전략 때문인 듯 최근 김정은의 김일성 따라하기는 갈수록 노골화하는 양상이다.

더욱 바짝 깎아 올린 머리 스타일에 호피무늬 뿔테 안경과 털모자, 김정은이 최근 즐겨하는 차림새는 할아버지를 꼭 빼닮았다.

<녹취> 문강순(김정숙평양방직공장 직포공‧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로력영웅)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경애하는 원수님의 영상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막 환성을 내질렀습니다. 꼭 우리 수령님의 영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녹취> 김정은 첫 찬양가 ‘발걸음’(2009년) : "척척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대장 발걸음"

2009년 후계자 시절 등장했던 첫 김정은 찬양가.

<녹취> 노래(인민의 축원) : "자정이 자정이 넘었는데 언제면 쉬시렵니까. 원수님 원수님."

최근의 국면을 반영한 새로운 찬양가까지, 우상화를 노골화한 각종 노래와 시도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 북한TV에 처음 소개된 연작시다.

시 한편의 분량이 무려 30분을 넘는 이들 시에서 주목되는 건 김정은에 대한 묘사다.

<녹취> 김정은 찬양 연작시(태양의 하늘) : “태양이시다! 누구든지 봬오면 눈부신 빛발 앞에 온 넋이 끌리는 그이는 우리의 김정은 원수님!”

심지어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을 따라 지구가 돌고 있고, 전 세계 민심이 김정은을 흠모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실렸다.

과거, 할아버지를 우상화할 때 쓰던 ‘태양’이란 표현을 김정은에게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선포 무대가 될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우상화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천재성, 혈통의 정통성, 그 다음에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결단력, 이런 것들을 결합시킴으로서 김정은을 매우 탁월하고 비범한 지도자로 만들어가는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당 대회를 통해서 그동안에 자신의 통치 업적을 보여줘야 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되는데,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강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그런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김정은 중심의 체제 전환을 강요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 그렇다면 북한 내부의 모습은 어떨까?

대북 제재로 장마당의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평양 시내의 휘발유 값도 14% 급등했다는 게 평양 현지 AP 통신의 보도다.

7차 당 대회를 앞둔 70일 전투 등 노력 동원까지 겹쳐 주민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터뷰> 김영철(가명/2014년 탈북) : “이런 계기점을 통해서 주민들은 더 이제 행사용, 지금 막 70일 전투를 한다고 막 몰아세우고 있잖아요. 주민들이 굉장히 피곤해지고,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이런 행사가 오고 그런 계기가 올적마다 굉장히 짜증나고 그런 상황이에요.”

이번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에서 보듯, 특히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가야 할 젊은 세대,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체제 이완은 더욱 치명적이다.

<인터뷰> 김영철(가명/2014년 탈북) : “서방국가들의 문화가 많이 스며들었고 그래서 그때부터 사람들의 의식이 점점 트였고 한국 사람들은 나랑 똑같은 민족이고 한데 저 사람들은 저런 정말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저런 물질적인 부를 누리고 사는데 우리는 뭐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그러한 의심이 드는...”

태양절 새벽, 북한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 발사에 나섰고,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이 무모한 추가 도발을 통해 군사적 성과를 거듭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연초의 핵실험하고 패키지이기 때문에 아마 조금 더 이런 정치적 성과나 군사적 성과 쪽을 훨씬 대내적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있어요. 핵실험 자체가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얼마나 보장해 주느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그게 안 되면 당연히 반발이 나올 것이고...”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할아버지의 후광까지 이용해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정은.

하지만 곳곳에서 체제 균열 조짐이 감지되는 등 도발 위협과 우상화에만 의존한 체제 결속의 시도는 그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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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16 09:15:18
    • 수정2016-04-16 10: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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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총선이 있었던 반면,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 그리고 다음 달 초 예정된 7차 당 대회 등 주목할 만한 정치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김정은을 결사 옹위하자는 충성 다짐과 우상화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김정은 시대 선포를 앞두고 체제 결속에 안간힘을 쓰는 북한 정권의 움직임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손을 흔들며 경기장에 들어선다.

50여 개국, 천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가한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다.

벚꽃 핀 평양 시내를 달려 개선문 등 체제 선전물을 지나는 42.195킬로미터 구간.

<녹취> 북한 주민 : “자, 빨리 힘내세요.”

관광을 겸해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마라톤보다는 오히려 낯선 북한 풍경이 관심이다.

<녹취> 스웨덴 마라톤 참가자 : “매우 좋은 경험입니다. 다들 와서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녹취> 호주 마라톤 참가자 : “정말 훌륭한 대회였어요. 다시 오고 싶고 북한 사람들이 보내준 환대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멋졌어요.”

특히 주목을 받은 건 이번 대회가 유엔의 대북제재 이후 평양에서 처음 열린 국제행사였다는 점이다.

이례적으로 경기장 곳곳에 북한 무역회사의 이름을 새긴 광고판이 세워졌고, 외국 여행사의 광고판도 처음 등장했다.

<녹취> 사이먼 카커렐(고려여행사 매니저) : “외국 회사의 광고를 유치하고 싶다는 광고대행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동의했죠.”

태양절 행사는 북한 전역에서 이번 주 내내 계속됐다.

광장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는 사람들.

낮에 시작된 무도회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외국인들이 참가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도 진행됐다.

김일성 사후 3년 뒤인 1997년, 주체 연호 시작과 함께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한 북한.

하지만 올해 태양절의 중심에는 김정은이 있다.

지난 11일, 평양 금수산 궁전 앞에서 진행된 북한 육해공군의 분열 행진.

<녹취> 북한군 충성맹세 예식(지난 11일, 금수산 궁전 광장) :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태양절을 앞두고 열린 충성맹세 예식이지만 이들이 충성을 다짐한 대상은 다름 아닌 김정은이었다.

당, 정, 군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한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찬양이 이어졌다.

<녹취> 김영남(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우리 조국이 일심단결된 정치 사상 강국 무적의 군사 강국 세상에 둘도 없는 청년 강국으로 위용 떨치고..."

유례없는 대북 제재 속에 7차 당 대회가 임박하자 태양절을 체제 결속의 장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복합적으로 위기에 처한 김정은 정권이 태양절을 통해서 권력기반을 안정화시키고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그런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라고 하는 북한에서 그나마 인정받는 할아버지의 자산을 활용해서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가속화하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 매체의 선전물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최근 북한TV가 방영한 한 기록영화.

김정은이 두 손으로 한 노인의 손을 잡고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북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주자인 올해 97살의 황순희..

할아버지와 빨치산 활동을 함께 했다는 인물을 손자 김정은이 세대를 초월해 챙기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녹취> 북한 기록영화(어머니당의 품) :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께서 안겨주신 긍지 높고 행복한 그 인생은 우리 원수님의 품에서 더욱 더 빛나고...”

태양절을 맞아 쏟아내는 다른 선전물들도 마무리는 늘 ‘기-승-전 김정은’이다.

<녹취> 北 운문기행(만경대가 전하는 인민사랑의 이야기) : “우리 수령님처럼 그렇게 인민을 대하자숭고한 그 뜻을 그대로 안으시고 우리 원수님 인민을 그리도 높이 떠받드시며...”

영상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젊은 시절 김일성을 유독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김일성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김정은을 연상케 하는 이른바, ‘김일성 마케팅’ 이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록영화뿐만 아니라 미술작품도 그렇고 동상도 그렇고 이런 것들에 의해서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계속 젊은 쪽 김일성 모습이 나고 있다는 거예요. 이것이 꼭 김일성을 따라 배우기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은 김정은의 젊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이미지 메이킹하기 위해서 김일성의 젊은 시절 것들이 많이 지금 일종에 소환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전략 때문인 듯 최근 김정은의 김일성 따라하기는 갈수록 노골화하는 양상이다.

더욱 바짝 깎아 올린 머리 스타일에 호피무늬 뿔테 안경과 털모자, 김정은이 최근 즐겨하는 차림새는 할아버지를 꼭 빼닮았다.

<녹취> 문강순(김정숙평양방직공장 직포공‧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로력영웅)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경애하는 원수님의 영상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막 환성을 내질렀습니다. 꼭 우리 수령님의 영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녹취> 김정은 첫 찬양가 ‘발걸음’(2009년) : "척척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대장 발걸음"

2009년 후계자 시절 등장했던 첫 김정은 찬양가.

<녹취> 노래(인민의 축원) : "자정이 자정이 넘었는데 언제면 쉬시렵니까. 원수님 원수님."

최근의 국면을 반영한 새로운 찬양가까지, 우상화를 노골화한 각종 노래와 시도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 북한TV에 처음 소개된 연작시다.

시 한편의 분량이 무려 30분을 넘는 이들 시에서 주목되는 건 김정은에 대한 묘사다.

<녹취> 김정은 찬양 연작시(태양의 하늘) : “태양이시다! 누구든지 봬오면 눈부신 빛발 앞에 온 넋이 끌리는 그이는 우리의 김정은 원수님!”

심지어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을 따라 지구가 돌고 있고, 전 세계 민심이 김정은을 흠모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실렸다.

과거, 할아버지를 우상화할 때 쓰던 ‘태양’이란 표현을 김정은에게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선포 무대가 될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우상화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천재성, 혈통의 정통성, 그 다음에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결단력, 이런 것들을 결합시킴으로서 김정은을 매우 탁월하고 비범한 지도자로 만들어가는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당 대회를 통해서 그동안에 자신의 통치 업적을 보여줘야 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되는데,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강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그런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김정은 중심의 체제 전환을 강요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 그렇다면 북한 내부의 모습은 어떨까?

대북 제재로 장마당의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평양 시내의 휘발유 값도 14% 급등했다는 게 평양 현지 AP 통신의 보도다.

7차 당 대회를 앞둔 70일 전투 등 노력 동원까지 겹쳐 주민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터뷰> 김영철(가명/2014년 탈북) : “이런 계기점을 통해서 주민들은 더 이제 행사용, 지금 막 70일 전투를 한다고 막 몰아세우고 있잖아요. 주민들이 굉장히 피곤해지고,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이런 행사가 오고 그런 계기가 올적마다 굉장히 짜증나고 그런 상황이에요.”

이번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에서 보듯, 특히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가야 할 젊은 세대,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체제 이완은 더욱 치명적이다.

<인터뷰> 김영철(가명/2014년 탈북) : “서방국가들의 문화가 많이 스며들었고 그래서 그때부터 사람들의 의식이 점점 트였고 한국 사람들은 나랑 똑같은 민족이고 한데 저 사람들은 저런 정말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저런 물질적인 부를 누리고 사는데 우리는 뭐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그러한 의심이 드는...”

태양절 새벽, 북한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 발사에 나섰고,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이 무모한 추가 도발을 통해 군사적 성과를 거듭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연초의 핵실험하고 패키지이기 때문에 아마 조금 더 이런 정치적 성과나 군사적 성과 쪽을 훨씬 대내적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있어요. 핵실험 자체가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얼마나 보장해 주느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그게 안 되면 당연히 반발이 나올 것이고...”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할아버지의 후광까지 이용해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정은.

하지만 곳곳에서 체제 균열 조짐이 감지되는 등 도발 위협과 우상화에만 의존한 체제 결속의 시도는 그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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