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네수엘라, 경제난에 약탈까지…“먹을 게 없어요”

입력 2016.05.18 (21:37) 수정 2016.05.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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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적 파탄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베네수엘라에서는 먹을 것을 요구하는 시위와 함께 약탈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소환 투표가 추진되면서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슈퍼마켓, 새벽부터 생필품을 사기 위한 긴 줄이 생겼습니다.

새벽 4시에 나왔다는 한 여성의 번호표는 100번, 전 국민이 주민증 끝번호에 따라 주중에 하루만 슈퍼마켓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로메로(카라카스 시민) : "뭐든지 있으면 살 거에요.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뭐든지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하지만 정육 판매대에는 아예 고기가 없고, 다른 진열대도 곳곳이 텅 비었습니다.

그나마 정부가 슈퍼마켓에 공급한 물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암시장으로 빼돌려지고 있습니다.

<녹취> 세바스티안(카라카스 시민) : "암시장이 문제에요. 슈퍼마켓에 줄 서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내 앞에서 끝나요. 내부에서 짜고 빼돌리는 것 같아요."

생필품 부족에 단전, 단수까지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불만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 거리의 상점들은 지난주에 약탈을 당했다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생필품과 식료품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약탈이 횡횡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달라며 거리로 나선 시위대가 상점이나 화물 트럭을 습격하는 겁니다.

<인터뷰> 안드레아(카라카스 시민) : "우리는 먹을 음식이 필요해요. 쌀도 없고 밀가루도 없고, 이 나라에는 먹을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대로 죽으라는 말인가요?"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의 베네수엘라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과잉복지를 고수하다 재정이 파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마리아넬라 에레라(영양학자) : "베네수엘라 인구의 12.1%가 하루에 두끼 이하를 먹고 있습니다.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300만 명이나 됩니다."

성난 시민들과 야당이 대통령 소환 투표를 추진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로 맞서고 있습니다.

내일(19일)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고통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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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베네수엘라, 경제난에 약탈까지…“먹을 게 없어요”
    • 입력 2016-05-18 21:41:29
    • 수정2016-05-18 22:24:45
    뉴스 9
<앵커 멘트>

경제적 파탄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베네수엘라에서는 먹을 것을 요구하는 시위와 함께 약탈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소환 투표가 추진되면서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슈퍼마켓, 새벽부터 생필품을 사기 위한 긴 줄이 생겼습니다.

새벽 4시에 나왔다는 한 여성의 번호표는 100번, 전 국민이 주민증 끝번호에 따라 주중에 하루만 슈퍼마켓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로메로(카라카스 시민) : "뭐든지 있으면 살 거에요.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뭐든지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하지만 정육 판매대에는 아예 고기가 없고, 다른 진열대도 곳곳이 텅 비었습니다.

그나마 정부가 슈퍼마켓에 공급한 물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암시장으로 빼돌려지고 있습니다.

<녹취> 세바스티안(카라카스 시민) : "암시장이 문제에요. 슈퍼마켓에 줄 서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내 앞에서 끝나요. 내부에서 짜고 빼돌리는 것 같아요."

생필품 부족에 단전, 단수까지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불만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 거리의 상점들은 지난주에 약탈을 당했다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생필품과 식료품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약탈이 횡횡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달라며 거리로 나선 시위대가 상점이나 화물 트럭을 습격하는 겁니다.

<인터뷰> 안드레아(카라카스 시민) : "우리는 먹을 음식이 필요해요. 쌀도 없고 밀가루도 없고, 이 나라에는 먹을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대로 죽으라는 말인가요?"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의 베네수엘라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과잉복지를 고수하다 재정이 파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마리아넬라 에레라(영양학자) : "베네수엘라 인구의 12.1%가 하루에 두끼 이하를 먹고 있습니다.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300만 명이나 됩니다."

성난 시민들과 야당이 대통령 소환 투표를 추진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로 맞서고 있습니다.

내일(19일)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고통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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