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체제 전위대, 소년단과 청년동맹

입력 2016.06.11 (08:08) 수정 2016.06.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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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북한 매체를 보면 김정은과 함께 부쩍 많이 등장하는 단체가 바로 조선소년단과 청년동맹입니다.

주요 행사의 분위기를 띄우거나 때론 건설 현장의 돌격대로서 투입되기도 하는데요...

마침 소년단은 이번주 창립 70돌을 맞았고 청년동맹은 조만간 23년만의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전위대, 조선소년단과 청년동맹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36년만에 열린 북한 최고 권력기구 조선노동당 7차 대회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

<녹취> 조선소년단 축하단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 최대의 영광, 영광을 드립니다! 세상에 부럼없어라!“

4천자가 넘는 김정은 찬양글을 한목소리로 암송한 앳된 모습의 이들은 ‘조선 소년단’ 축하단이다.

<녹취> 청년동맹 축하단 : “김정은 원수님 믿음만 있으면 지구도 통째로 들어올릴 우리, 당이여 맘껏 설계하시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

이어, 당대회 성공을 위한 ‘70일 전투’에 대거 동원됐던 청년동맹원들도 축하 무대에 올랐다.

<녹취> "일심단결! 만세!"

당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횃불행진’ 역시, 청년 학생들이 주축이었다.

<녹취> 청년학생 대표단 : “경애하는 원수님만을 끝까지 따르며 결사옹위하는 오늘의 7연대, 500만의 핵폭탄이 되겠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대관식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두 단체...

‘소년단’과 ‘청년동맹’이다.

지난 2일, 평양역.

북한 전역에서 모여드는 조선소년단원들을 태운 기차가 들어선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조선소년단 창립 70돌 경축행사에 참가할 소년단 대표들이 2일에 도착했습니다.“

소년단 창립 70돌 기념행사는 닷새 동안 대대적으로 치러졌다.

<녹취> 소년단 창립 70주년 기념대회(지난 6일) “련합단체 차렷! (사회주의 조국을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 항상 준비!

창립절 당일인 6일 성대하게 진행된 경축대회엔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 북한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고...이틀 뒤 열린 축하 공연엔 김정은도 모습을 드러냈다.

단원들의 볼을 쓰다듬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애정을 과시했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소년단의 상징 빨간 스카프까지 매가며 집권 초부터 소년단의 친위세력화에 힘을 쏟아 온 김정은의 모습을 역시 소년단 행사에 적극 참석했던 김일성 따라하기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녹취> 김정은(2012년 조선소년단 7차대회) : “사랑하는 소년단원 동무들! 동무들은 선군 혁명의 계승자들이며 미래의 주인공들입니다!”

1946년 김일성의 지시로 창설한 조선소년단은 만 7살부터 13살까지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북한의 학생 정치 조직이다.

북한에선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평생 조직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출발점이 바로, ‘조선소년단’인 것이다.

소년단 지도원이기도 한 교사의 지도로 이른바 ‘계급교양’ 수업을 받고있는 학생들...

<녹취> 원정수(조선소년단원) : “나는 인민군대가 돼서 미국놈들을 덮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흉악한 미국놈들을 그림이 아니라 진짜로 족쳐버리고 싶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은 이렇게 학교 단위의 소년단 활동을 통해 체제유지용 세뇌교육을 받는다.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일단 위대성 세뇌교육부터 시켜요. 교과서를 보면 일제 식민지 시기 때 일본 놈이 조선 사람들을 괴롭히니까 김일성이 나타나서 그 사람을 때려놓았다. 어떻게 싸워서 어떻게 이겼다. 그래서 일본놈들이 무서워했다 어린 마음에 그걸 딱 보니까 김일성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자기 우상이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점점 세뇌가 더 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당의 충실한 일꾼’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역할과 임무도 부여받는다.

지난 1일, 함흥광장에서 방사포 10대가 북한 군 부대를 향해 출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것이 전국의 소년단원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무기들이라고 선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전국의 학생소년들이 ‘좋은 일하기 운동’으로 마련한 소년호 방사포들이 인민군대에 증정됐습니다.”

소년단원들은 이른바, ‘좋은 일하기 운동’의 이름으로 고철 모으기, 토끼 기르기, 나무심기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북한 교수 출신) : “그게 이제 어른들의 충성의 외화벌이랑 비슷한 건데 충성의 당 자금을 모으는데 북한은 파지, 파철, 파동 이런 것들을 수집하고요. 아이들이 늘 국가의 살림살이에 기여를 하는 거죠. 그런 것도 하나의 조직생활 중에 하나죠. 왜냐하면 수령과 인맥을 맺고 수령이 지휘하는 나라의 살림살이에 아이들이 보탬을 줘야 된다...”

소년단 입단식은 일년에 세 번, 김정일, 김일성의 생일과 소년단 창립절인 2월과 4월, 6월에 진행한다.

소위 모범 학생부터 순차적으로 입단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또래보다 먼저 입단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날짜별로 딱 레벨을 두니까 어린 마음에 경쟁심이 생겨서 2월 16일(김정일 생일)에 입단하면 너무 좋은 거예요. 그게 저는 6월 6일에 했는데 굉장히 창피하고 먼저한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운 거예요. 그런 심리가 자극되죠."

특히, 최고지도자를 접견할 수 있는 소년단 대표롤 뽑히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고 한다.

소년단 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청년동맹의 간부를 거쳐 당 간부까지 가는 이른바, ‘출세의 지름길’로 통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북한 교사 출신) : “여러 가지 뇌물을 줄 수도 있고 누구를 통해서 사람을 통해서 꾈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엄마들이 과외 시키듯이 북한에 그런 조직 생활에도 엄마가 개입을 하는 거예요. 그래야 이 아이가 입당하게 되고 나중에 대학을 가게 되면 간부로 등용될 가능성이 많잖아요. 그리고 대표가 됐다는 것이 다 서류에 남기 때문에 그런 서류가 굉장히 이 아이의 나중에 출세를 보장하기 때문에 엄마들이 그걸 관리하는 거죠.”

지난해 열린 북한 청년동맹의 전국 규모 행사 무대에 소년단 축하단이 올랐다.

<녹취> 조선소년단 축하단 : “소년단은 우리들의 거울이 되어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언제나 만나던 오빠 언니들을 이렇게 이 대회장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이처럼 소년단은 북한 노동당의 가장 핵심적인 외곽조직인 ‘청년동맹’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청년동맹으로 가기 위한 예비 조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치밀하게 양성되는 ‘청년동맹’은 북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일까?

혹한의 날씨에 얼어붙은 강물 속을 맨 몸으로 헤치며 다리를 만드는 ‘청년돌격대원’들..

<녹취>  홍경진(현장련합지휘부 분과장/지난 1월) : “백번 쓰러지면 백번 다시 일어나 끝까지 싸우는 결사관철의 투쟁정신으로 청년 강국의 위용을 온 세상에 과시하겠습니다.“

김정은이 이른바 ‘70일 전투’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백두산발전소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이 속한 조직이 바로, 청년동맹이다.

청년동맹은 지난 1990년대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평양과 남포를 잇는 ‘청년영웅도로’를 단 2년 만에 건설하는 등 체제 위기 돌파의 선봉대 역할을 해왔다.

그런만큼 청년동맹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출세의 지름길’인 당원이 될 수 있다.

김정일, 김정은 2대에 걸쳐 권력의 핵심에 있는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북한 정권의 전, 현직 주요 인사들 상당수가 청년 동맹 간부를 거쳤다.

<녹취>  최룡해(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지난 6일) : “(소년단원들은) 혁명의 핏줄기를 꿋꿋이 이어나가는 주체 혁명의 새 시대의 붉은 소년 근위대가 되어야 한다.”

최근 북한은 ‘소년’과 ‘청년’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엔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의 사상을 통제하고 역량을 활용해 체제를 지탱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

오는 8월 말, 23년 만에 청년동맹 대회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소년단에서 시작해서 청년 동맹, 즉 7세에서 30세까지 이르는 김정은보다 더 어린, 나이 어린 세대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을 강화하려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고요. 다시 말해서 자신의 정치적 우상화를 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으로서 미래의 세대로서 소년단과 청년 동맹을 지금 선택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게 탈북민들의 얘기다.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을 전혀 받지 못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체제에 대한 불신이 이미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육과 교수/북한 교사 출신) : “현실과 교육이 너무 다르고 확신이 없는 거예요. 이게 정말로 우리가 이길까? 우리가 과연 주체사상을 믿고 가면 과연 좋은 사회가 올까? 라는 불신으로 인한 체화 작업이 안 되는 거예요.”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북한 전체가 시장에 의거해서 살아가거든요. 자기의 노력으로 자기가 능력껏 벌어서 먹고 살라고 해요.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전체주의적인 수령 절대주의, 그런 체제가 애들한테 납득이 되겠는지...”

이런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청년들에게 노력 동원을 강요하고 사상 통제를 계속한다면 청년 세대의 불만만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실 이번 7차 당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청년세대가 원하는 것들을 그런 당근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 통제가 강화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은 잠재적인 불만을 고조시킬 수가 있죠. 그러기 때문에 청년세대에 대한 사상 교양 사업의 강화 다시 말해서 당근이 없는 일방적인 통제의 강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최근 개봉했던 러시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는 8살 소년단원 진미의 일상에서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잡아냈다.

이런 허구적 체제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미룬 채 북한 당국이 정권을 지탱할 수단으로만 소년, 청년 세대를 계속 몰아세운다면 그 한계는 분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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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체제 전위대, 소년단과 청년동맹
    • 입력 2016-06-11 08:35:13
    • 수정2016-06-11 08: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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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북한 매체를 보면 김정은과 함께 부쩍 많이 등장하는 단체가 바로 조선소년단과 청년동맹입니다.

주요 행사의 분위기를 띄우거나 때론 건설 현장의 돌격대로서 투입되기도 하는데요...

마침 소년단은 이번주 창립 70돌을 맞았고 청년동맹은 조만간 23년만의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전위대, 조선소년단과 청년동맹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36년만에 열린 북한 최고 권력기구 조선노동당 7차 대회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

<녹취> 조선소년단 축하단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 최대의 영광, 영광을 드립니다! 세상에 부럼없어라!“

4천자가 넘는 김정은 찬양글을 한목소리로 암송한 앳된 모습의 이들은 ‘조선 소년단’ 축하단이다.

<녹취> 청년동맹 축하단 : “김정은 원수님 믿음만 있으면 지구도 통째로 들어올릴 우리, 당이여 맘껏 설계하시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

이어, 당대회 성공을 위한 ‘70일 전투’에 대거 동원됐던 청년동맹원들도 축하 무대에 올랐다.

<녹취> "일심단결! 만세!"

당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횃불행진’ 역시, 청년 학생들이 주축이었다.

<녹취> 청년학생 대표단 : “경애하는 원수님만을 끝까지 따르며 결사옹위하는 오늘의 7연대, 500만의 핵폭탄이 되겠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대관식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두 단체...

‘소년단’과 ‘청년동맹’이다.

지난 2일, 평양역.

북한 전역에서 모여드는 조선소년단원들을 태운 기차가 들어선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조선소년단 창립 70돌 경축행사에 참가할 소년단 대표들이 2일에 도착했습니다.“

소년단 창립 70돌 기념행사는 닷새 동안 대대적으로 치러졌다.

<녹취> 소년단 창립 70주년 기념대회(지난 6일) “련합단체 차렷! (사회주의 조국을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 항상 준비!

창립절 당일인 6일 성대하게 진행된 경축대회엔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 북한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고...이틀 뒤 열린 축하 공연엔 김정은도 모습을 드러냈다.

단원들의 볼을 쓰다듬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애정을 과시했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소년단의 상징 빨간 스카프까지 매가며 집권 초부터 소년단의 친위세력화에 힘을 쏟아 온 김정은의 모습을 역시 소년단 행사에 적극 참석했던 김일성 따라하기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녹취> 김정은(2012년 조선소년단 7차대회) : “사랑하는 소년단원 동무들! 동무들은 선군 혁명의 계승자들이며 미래의 주인공들입니다!”

1946년 김일성의 지시로 창설한 조선소년단은 만 7살부터 13살까지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북한의 학생 정치 조직이다.

북한에선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평생 조직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출발점이 바로, ‘조선소년단’인 것이다.

소년단 지도원이기도 한 교사의 지도로 이른바 ‘계급교양’ 수업을 받고있는 학생들...

<녹취> 원정수(조선소년단원) : “나는 인민군대가 돼서 미국놈들을 덮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흉악한 미국놈들을 그림이 아니라 진짜로 족쳐버리고 싶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은 이렇게 학교 단위의 소년단 활동을 통해 체제유지용 세뇌교육을 받는다.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일단 위대성 세뇌교육부터 시켜요. 교과서를 보면 일제 식민지 시기 때 일본 놈이 조선 사람들을 괴롭히니까 김일성이 나타나서 그 사람을 때려놓았다. 어떻게 싸워서 어떻게 이겼다. 그래서 일본놈들이 무서워했다 어린 마음에 그걸 딱 보니까 김일성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자기 우상이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점점 세뇌가 더 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당의 충실한 일꾼’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역할과 임무도 부여받는다.

지난 1일, 함흥광장에서 방사포 10대가 북한 군 부대를 향해 출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것이 전국의 소년단원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무기들이라고 선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전국의 학생소년들이 ‘좋은 일하기 운동’으로 마련한 소년호 방사포들이 인민군대에 증정됐습니다.”

소년단원들은 이른바, ‘좋은 일하기 운동’의 이름으로 고철 모으기, 토끼 기르기, 나무심기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북한 교수 출신) : “그게 이제 어른들의 충성의 외화벌이랑 비슷한 건데 충성의 당 자금을 모으는데 북한은 파지, 파철, 파동 이런 것들을 수집하고요. 아이들이 늘 국가의 살림살이에 기여를 하는 거죠. 그런 것도 하나의 조직생활 중에 하나죠. 왜냐하면 수령과 인맥을 맺고 수령이 지휘하는 나라의 살림살이에 아이들이 보탬을 줘야 된다...”

소년단 입단식은 일년에 세 번, 김정일, 김일성의 생일과 소년단 창립절인 2월과 4월, 6월에 진행한다.

소위 모범 학생부터 순차적으로 입단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또래보다 먼저 입단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날짜별로 딱 레벨을 두니까 어린 마음에 경쟁심이 생겨서 2월 16일(김정일 생일)에 입단하면 너무 좋은 거예요. 그게 저는 6월 6일에 했는데 굉장히 창피하고 먼저한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운 거예요. 그런 심리가 자극되죠."

특히, 최고지도자를 접견할 수 있는 소년단 대표롤 뽑히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고 한다.

소년단 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청년동맹의 간부를 거쳐 당 간부까지 가는 이른바, ‘출세의 지름길’로 통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북한 교사 출신) : “여러 가지 뇌물을 줄 수도 있고 누구를 통해서 사람을 통해서 꾈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엄마들이 과외 시키듯이 북한에 그런 조직 생활에도 엄마가 개입을 하는 거예요. 그래야 이 아이가 입당하게 되고 나중에 대학을 가게 되면 간부로 등용될 가능성이 많잖아요. 그리고 대표가 됐다는 것이 다 서류에 남기 때문에 그런 서류가 굉장히 이 아이의 나중에 출세를 보장하기 때문에 엄마들이 그걸 관리하는 거죠.”

지난해 열린 북한 청년동맹의 전국 규모 행사 무대에 소년단 축하단이 올랐다.

<녹취> 조선소년단 축하단 : “소년단은 우리들의 거울이 되어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언제나 만나던 오빠 언니들을 이렇게 이 대회장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이처럼 소년단은 북한 노동당의 가장 핵심적인 외곽조직인 ‘청년동맹’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청년동맹으로 가기 위한 예비 조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치밀하게 양성되는 ‘청년동맹’은 북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일까?

혹한의 날씨에 얼어붙은 강물 속을 맨 몸으로 헤치며 다리를 만드는 ‘청년돌격대원’들..

<녹취>  홍경진(현장련합지휘부 분과장/지난 1월) : “백번 쓰러지면 백번 다시 일어나 끝까지 싸우는 결사관철의 투쟁정신으로 청년 강국의 위용을 온 세상에 과시하겠습니다.“

김정은이 이른바 ‘70일 전투’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백두산발전소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이 속한 조직이 바로, 청년동맹이다.

청년동맹은 지난 1990년대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평양과 남포를 잇는 ‘청년영웅도로’를 단 2년 만에 건설하는 등 체제 위기 돌파의 선봉대 역할을 해왔다.

그런만큼 청년동맹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출세의 지름길’인 당원이 될 수 있다.

김정일, 김정은 2대에 걸쳐 권력의 핵심에 있는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북한 정권의 전, 현직 주요 인사들 상당수가 청년 동맹 간부를 거쳤다.

<녹취>  최룡해(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지난 6일) : “(소년단원들은) 혁명의 핏줄기를 꿋꿋이 이어나가는 주체 혁명의 새 시대의 붉은 소년 근위대가 되어야 한다.”

최근 북한은 ‘소년’과 ‘청년’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엔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의 사상을 통제하고 역량을 활용해 체제를 지탱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

오는 8월 말, 23년 만에 청년동맹 대회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소년단에서 시작해서 청년 동맹, 즉 7세에서 30세까지 이르는 김정은보다 더 어린, 나이 어린 세대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을 강화하려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고요. 다시 말해서 자신의 정치적 우상화를 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으로서 미래의 세대로서 소년단과 청년 동맹을 지금 선택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게 탈북민들의 얘기다.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을 전혀 받지 못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체제에 대한 불신이 이미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뷰> 채경희(총신대 기독교육과 교수/북한 교사 출신) : “현실과 교육이 너무 다르고 확신이 없는 거예요. 이게 정말로 우리가 이길까? 우리가 과연 주체사상을 믿고 가면 과연 좋은 사회가 올까? 라는 불신으로 인한 체화 작업이 안 되는 거예요.”

<인터뷰> 최성국(2011년 탈북) : “북한 전체가 시장에 의거해서 살아가거든요. 자기의 노력으로 자기가 능력껏 벌어서 먹고 살라고 해요.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전체주의적인 수령 절대주의, 그런 체제가 애들한테 납득이 되겠는지...”

이런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청년들에게 노력 동원을 강요하고 사상 통제를 계속한다면 청년 세대의 불만만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실 이번 7차 당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청년세대가 원하는 것들을 그런 당근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 통제가 강화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은 잠재적인 불만을 고조시킬 수가 있죠. 그러기 때문에 청년세대에 대한 사상 교양 사업의 강화 다시 말해서 당근이 없는 일방적인 통제의 강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최근 개봉했던 러시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는 8살 소년단원 진미의 일상에서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잡아냈다.

이런 허구적 체제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미룬 채 북한 당국이 정권을 지탱할 수단으로만 소년, 청년 세대를 계속 몰아세운다면 그 한계는 분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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