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 내일 취임…마약범 ‘자수 행렬’

<앵커 멘트>

필리핀에선 마약범을 죽이겠다고 공언한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내일(30일) 취임합니다.

이미 50명 넘는 마약범들이 사살됐고, 대통령의 취임이 임박하자 마약범들이 대거 자수 행렬에 나서고 있습니다.

구본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총을 쏘며 마약범 소탕에 나섭니다.

저항하던 마약범들은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지난 한달 반 동안 이렇게 사살된 마약범은 모두 59명.

마약범을 사살해도 좋다며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대대적인 단속을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로드리고 두테르테(대통령 당선인) : "마약으로 우리 아이들을 파괴하지 마세요. 내가 당신들(마약범)을 죽일 겁니다. 필리핀을 파괴하지 마세요. 당신들을 죽일 겁니다."

사살되는 마약 용의자가 속출하면서 겁먹은 마약범들은 대거 자수를 택하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는 마약범 300여 명이 자수했고 필리핀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도 200여 명이 경찰을 찾았습니다.

또 한 마을에서는 마약중독자 500명이 모여 마약 중단을 서약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로드리고(마약 중독자) : "두테르테가 마약에 중독되거나 마약을 파는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자수했습니다."

<녹취> 마약 판매상 : "제가 마약을 팔러 다시 거리로 나가지 않게 정부가 일자리를 주길 바랍니다."

내일(30일)이면 대통령에 취임하는 두테르테.

필리핀에서는 강력 범죄가 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두테르테식 범죄 소탕이 총기 남용과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본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