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땅에 떨어진 검찰 권위…대안은?

입력 2016.07.18 (21:03) 수정 2016.07.1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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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넥슨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 대한 진경준 검사장의 계속된 거짓말과 속속 드러나는 비리 혐의는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진 검사장의 구속은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과 검찰의 내부 감시 기능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이예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120억 횡재’ 검사장…내외부 검증 실패▼

<리포트>

지난 3월 공개된 진경준 검사장의 재산 156억 원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주식 거래내역이었습니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 승진 당시인 2015년, 88억 원이라고 신고했던 주식을 1년 후 126억 원에 팝니다.

1년 전, 특정 회사의 주식을 88억 원 어치 갖고 있는데도 법무부와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주식 판매를 통해 120억원 넘게 재산이 늘어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청와대와 법무부는 여전히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본인 돈을 투자해 대박을 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시각과 함께 진 검사장의 주식거래에 대해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현웅(법무부 장관/지난달 27일/국회 법사위) : "조사를 해 봐야 사안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를 선행하겠습니다."

금융자료를 제출받아서 재산 형성 과정의 투명성을 검증해야하는 공직자윤리위원회도 위법 행위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녹취>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 : "저희는 확인된 부분이 없어요. 저희들은 (거짓해명)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법무부에 징계처분한거고요."

부장검사 시절, 대한한공 탈세 의혹을 내사하다 중단하고 대가를 요구한 혐의가 확인되는 순간, 검찰의 내부 감찰 기능이 마비됐다는 비난 역시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끊이지 않는 ‘검사 비리’…땅 끝에 떨어진 검찰 권위▼

<기자멘트>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에는 각각 전현직 검사장 2명이 수의를 입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명은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

또 다른 사람은 전직 검사장인 홍만표 변호사입니다.

전현직 검사장 2명이 동시에 구치소에 수감된 현실은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최고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검찰은 수차례 저버렸습니다.

특임 검사가 처음으로 임명돼 수사한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 건설업자에게 그랜저 승용차 등 4천6백만원의 금품을 받고 후배 검사에게 청탁했던 부장검사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의 측근 등에게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4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또 다른 부장검사는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에 처해졌습니다.

검찰 간부들이 성추문에 휘말리거나 업자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받아 지탄의 대상이 된 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일부 검사들의 이런 일탈은 범죄자를 단죄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많은 검사들의 명예와 사기까지 추락하게 만들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윤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견제 없는 검찰 권력…대안은?▼

<리포트>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전국의 고검장들이 긴급 소집됐습니다.

<녹취> 박성재(서울 고등검찰청장) : "(어떤 대책을 논의하셨습니까?) 공식적으로 말씀하실 겁니다."

고검장 회의에서는 검사의 재산 감찰을 강화하고, 금융부서 근무자의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방안, 뇌물 사건에 연루되면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진 검사장의 신분과 불법 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사 비리가 터질 때마다 검찰은 사과했고 대책도 내놨습니다.

<녹취> 김준규(前 검찰총장) :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마음 속 깊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녹취> 한상대(前 검찰총장/2012년 11월/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 직후 퇴임식) : "환부를 도려내면 다시 돋아나고, 적을 물리 치면 또 다시 물밀 듯 다가왔습니다."

일회성 대책을 뛰어넘는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검사 선발과 인사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외부 감시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녹취>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권력이 강력할수록 상응하는 통제 장치가 필요한 건 맞고요. 검찰의 권력이 과도할 정도로 강력해졌다..."

검찰 반발로 무산됐던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도입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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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땅에 떨어진 검찰 권위…대안은?
    • 입력 2016-07-18 21:08:55
    • 수정2016-07-18 22: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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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넥슨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 대한 진경준 검사장의 계속된 거짓말과 속속 드러나는 비리 혐의는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진 검사장의 구속은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과 검찰의 내부 감시 기능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이예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120억 횡재’ 검사장…내외부 검증 실패▼

<리포트>

지난 3월 공개된 진경준 검사장의 재산 156억 원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주식 거래내역이었습니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 승진 당시인 2015년, 88억 원이라고 신고했던 주식을 1년 후 126억 원에 팝니다.

1년 전, 특정 회사의 주식을 88억 원 어치 갖고 있는데도 법무부와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주식 판매를 통해 120억원 넘게 재산이 늘어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청와대와 법무부는 여전히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본인 돈을 투자해 대박을 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시각과 함께 진 검사장의 주식거래에 대해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현웅(법무부 장관/지난달 27일/국회 법사위) : "조사를 해 봐야 사안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를 선행하겠습니다."

금융자료를 제출받아서 재산 형성 과정의 투명성을 검증해야하는 공직자윤리위원회도 위법 행위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녹취>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 : "저희는 확인된 부분이 없어요. 저희들은 (거짓해명)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법무부에 징계처분한거고요."

부장검사 시절, 대한한공 탈세 의혹을 내사하다 중단하고 대가를 요구한 혐의가 확인되는 순간, 검찰의 내부 감찰 기능이 마비됐다는 비난 역시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끊이지 않는 ‘검사 비리’…땅 끝에 떨어진 검찰 권위▼

<기자멘트>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에는 각각 전현직 검사장 2명이 수의를 입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명은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

또 다른 사람은 전직 검사장인 홍만표 변호사입니다.

전현직 검사장 2명이 동시에 구치소에 수감된 현실은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최고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검찰은 수차례 저버렸습니다.

특임 검사가 처음으로 임명돼 수사한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 건설업자에게 그랜저 승용차 등 4천6백만원의 금품을 받고 후배 검사에게 청탁했던 부장검사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의 측근 등에게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4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또 다른 부장검사는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에 처해졌습니다.

검찰 간부들이 성추문에 휘말리거나 업자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받아 지탄의 대상이 된 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일부 검사들의 이런 일탈은 범죄자를 단죄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많은 검사들의 명예와 사기까지 추락하게 만들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윤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견제 없는 검찰 권력…대안은?▼

<리포트>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전국의 고검장들이 긴급 소집됐습니다.

<녹취> 박성재(서울 고등검찰청장) : "(어떤 대책을 논의하셨습니까?) 공식적으로 말씀하실 겁니다."

고검장 회의에서는 검사의 재산 감찰을 강화하고, 금융부서 근무자의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방안, 뇌물 사건에 연루되면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진 검사장의 신분과 불법 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사 비리가 터질 때마다 검찰은 사과했고 대책도 내놨습니다.

<녹취> 김준규(前 검찰총장) :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마음 속 깊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녹취> 한상대(前 검찰총장/2012년 11월/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 직후 퇴임식) : "환부를 도려내면 다시 돋아나고, 적을 물리 치면 또 다시 물밀 듯 다가왔습니다."

일회성 대책을 뛰어넘는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검사 선발과 인사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외부 감시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녹취>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권력이 강력할수록 상응하는 통제 장치가 필요한 건 맞고요. 검찰의 권력이 과도할 정도로 강력해졌다..."

검찰 반발로 무산됐던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도입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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