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여름철 풀베기 전투 총동원

입력 2016.07.23 (08:02) 수정 2016.07.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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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에선 농사도 전투라고 부르며 모내기 전투, 김매기 전투처럼 ‘전투’ 꼬리표를 붙이는데요.

7, 8월 두 달은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들판 풀베기에 나서라며 독려하고 있습니다.

조별로 실적을 재가며 경쟁 분위기까지 만들고 있는데요.

북한 TV가 전하는 풀베기 전투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리포트>

<녹취> “풀베기 전투가 힘 있게 벌어지고 있는 여기는 세포군 성산리에 있는 자연 풀판(풀밭)입니다.”

들판 곳곳에서 등을 구부린 농민들이 분주하게 풀을 베고 있습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한 손엔 낫을 들고 무서운 기세로 풀을 베고 있는데요.

목표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녹취>"한 사람이 풀을 얼마나 벱니까, 하루에? (하루 기준은 800kg 내지 1톤인데, 우리 작업반원들은 보통 1톤 반 내지 2톤을 넘어서는 소조원들이 많습니다.)"

북한 농촌에서는 7, 8월을 이른바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을 총동원합니다.

<녹취> “풀베기 전투장에 세차게 나래치는 사회주의 경쟁의 불길.”

작업반별, 개인별로 나눠 서로 경쟁을 부추겨 실적을 챙기는데요.

<녹취> 박현철(남편) : “우리 집사람이 얼마나 악을 부리는지 내가 막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무리 부부지간이라도 경쟁에서는 서로 양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녹취> 전명설(아내) : “네, 생각 같아선 세대주(남편) 체면을 세워주고 싶은데 일단 경쟁에 들어가선 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베어낸 풀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유기질 비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에서 소중한 퇴비의 재료가 됩니다.

또 배추를 절이듯 소금을 뿌려 절인 뒤 장마철과 겨울철 가축 사료로도 쓰는 등 북한 농촌에선 꼭 필요한 자원입니다.

주민들은 지역별 궐기 모임까지 열며 분위기를 띄우는 당국의 독촉에 논밭은 물론 하천 주변까지 나가 여름 한철 풀베기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내 꿈은 민족 악기 연주가

<앵커 멘트>

우리는 흔히 전통음악을 국악이라 부르는데요.

북한에서는 전통음악이나 그것을 바탕으로 창작한 음악을 이른바 ‘민족음악’이라고 합니다.

또 전통악기나 그것을 개량한 악기를 민족 악기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북한 TV가 이런 민족 음악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소개했습니다.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과 듣기만 해도 흥이 돋는 장구 연주까지...

함께 감상해 보실까요?

<리포트>

아직 앳돼 보이는 소녀가 자신의 키만한 가야금 앞에 앉아 현란한 연주 실력을 뽐냅니다.

쉴 새 없이 줄을 튕기며 선율을 이어가는데요.

뛰어난 가야금 연주 실력 덕에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얻었다고 합니다.

<녹취> 함 별(학생) : “사람들은 나를 보고 복 받은 가야금 소녀라고 불러주곤 합니다. 꼭 이름난 가야금 독주가로 자라나기 위해 더 이악하게(악착스럽게) 노력하겠습니다.”

처음엔 딸이 국제무대를 누볐으면 하는 마음에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우라고 권했던 어머니가 마음을 바꾼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데요.

<녹취> “장군님(김정일)께서 민족 기악을 하고 있는 가정은 애국자 가정이라고 불러주셨다는 그 때 가야금이 마치 가정의 제일가는 가보처럼 여겨졌고...”

북한 청소년의 장구 실력도 일품입니다.

혼자서 세 개의 장구를 오가며 두드리고, 상모를 돌리면서 빠른 속도로 장구를 치는 멋진 실력도 선보입니다.

특히 장구 연주를 위한 힘 조절과 리듬감을 키우기 위해 독특한 방법으로 가르치기도 한다는데요.

<녹취> 리련화(교사) : “볼을 갖다가 두둥 두둥, 이렇게 튐성(탄성)을 이용하도록 해서 아이들이 그 감각을 느끼고 장고(장구)를 연주하도록 하였더니 이 기량이 부쩍 올라가더란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새해 첫날이나 소년단 창립일 등 주요 기념일마다 청소년들의 민족음악 공연이 빠지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찍이 김일성이 이른바 주체 철학을 강조하고 “조선악기에 서양악기를 복종시키라”는 교시를 내린 이래 전통악기를 개량하는 등 이른바 민족음악 육성에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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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여름철 풀베기 전투 총동원
    • 입력 2016-07-23 08:32:00
    • 수정2016-07-23 08: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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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에선 농사도 전투라고 부르며 모내기 전투, 김매기 전투처럼 ‘전투’ 꼬리표를 붙이는데요.

7, 8월 두 달은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들판 풀베기에 나서라며 독려하고 있습니다.

조별로 실적을 재가며 경쟁 분위기까지 만들고 있는데요.

북한 TV가 전하는 풀베기 전투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리포트>

<녹취> “풀베기 전투가 힘 있게 벌어지고 있는 여기는 세포군 성산리에 있는 자연 풀판(풀밭)입니다.”

들판 곳곳에서 등을 구부린 농민들이 분주하게 풀을 베고 있습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한 손엔 낫을 들고 무서운 기세로 풀을 베고 있는데요.

목표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녹취>"한 사람이 풀을 얼마나 벱니까, 하루에? (하루 기준은 800kg 내지 1톤인데, 우리 작업반원들은 보통 1톤 반 내지 2톤을 넘어서는 소조원들이 많습니다.)"

북한 농촌에서는 7, 8월을 이른바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을 총동원합니다.

<녹취> “풀베기 전투장에 세차게 나래치는 사회주의 경쟁의 불길.”

작업반별, 개인별로 나눠 서로 경쟁을 부추겨 실적을 챙기는데요.

<녹취> 박현철(남편) : “우리 집사람이 얼마나 악을 부리는지 내가 막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무리 부부지간이라도 경쟁에서는 서로 양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녹취> 전명설(아내) : “네, 생각 같아선 세대주(남편) 체면을 세워주고 싶은데 일단 경쟁에 들어가선 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베어낸 풀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유기질 비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에서 소중한 퇴비의 재료가 됩니다.

또 배추를 절이듯 소금을 뿌려 절인 뒤 장마철과 겨울철 가축 사료로도 쓰는 등 북한 농촌에선 꼭 필요한 자원입니다.

주민들은 지역별 궐기 모임까지 열며 분위기를 띄우는 당국의 독촉에 논밭은 물론 하천 주변까지 나가 여름 한철 풀베기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내 꿈은 민족 악기 연주가

<앵커 멘트>

우리는 흔히 전통음악을 국악이라 부르는데요.

북한에서는 전통음악이나 그것을 바탕으로 창작한 음악을 이른바 ‘민족음악’이라고 합니다.

또 전통악기나 그것을 개량한 악기를 민족 악기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북한 TV가 이런 민족 음악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소개했습니다.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과 듣기만 해도 흥이 돋는 장구 연주까지...

함께 감상해 보실까요?

<리포트>

아직 앳돼 보이는 소녀가 자신의 키만한 가야금 앞에 앉아 현란한 연주 실력을 뽐냅니다.

쉴 새 없이 줄을 튕기며 선율을 이어가는데요.

뛰어난 가야금 연주 실력 덕에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얻었다고 합니다.

<녹취> 함 별(학생) : “사람들은 나를 보고 복 받은 가야금 소녀라고 불러주곤 합니다. 꼭 이름난 가야금 독주가로 자라나기 위해 더 이악하게(악착스럽게) 노력하겠습니다.”

처음엔 딸이 국제무대를 누볐으면 하는 마음에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우라고 권했던 어머니가 마음을 바꾼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데요.

<녹취> “장군님(김정일)께서 민족 기악을 하고 있는 가정은 애국자 가정이라고 불러주셨다는 그 때 가야금이 마치 가정의 제일가는 가보처럼 여겨졌고...”

북한 청소년의 장구 실력도 일품입니다.

혼자서 세 개의 장구를 오가며 두드리고, 상모를 돌리면서 빠른 속도로 장구를 치는 멋진 실력도 선보입니다.

특히 장구 연주를 위한 힘 조절과 리듬감을 키우기 위해 독특한 방법으로 가르치기도 한다는데요.

<녹취> 리련화(교사) : “볼을 갖다가 두둥 두둥, 이렇게 튐성(탄성)을 이용하도록 해서 아이들이 그 감각을 느끼고 장고(장구)를 연주하도록 하였더니 이 기량이 부쩍 올라가더란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새해 첫날이나 소년단 창립일 등 주요 기념일마다 청소년들의 민족음악 공연이 빠지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찍이 김일성이 이른바 주체 철학을 강조하고 “조선악기에 서양악기를 복종시키라”는 교시를 내린 이래 전통악기를 개량하는 등 이른바 민족음악 육성에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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