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오늘은 나도 특전대원”…탈북 학생 병영 체험

입력 2016.07.23 (08:18) 수정 2016.07.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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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군대, 그 중에서도 특전사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최강의 정예부대,,, 그리고 그만큼 훈련 강도도 대단할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바로 그 훈련 현장에 탈북민 학생들이 뛰어들어 무더위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북한에서 ‘적군’이라고 배웠을 우리 군대를 몸소 체험하며 학생들이 무엇을 느꼈을지도 궁금하네요.

그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 무거운 보트를 들고 연병장을 달려오는 훈련병들!

<녹취> "하나 둘, 하나 둘!"

그런데, 군인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어설퍼 보이는데요.

앳된 얼굴의 이 훈련병들은 모두 탈북민 학생들입니다.

<녹취> "보트 허리!"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하는 날씨, 100kg에 육박하는 보트까지 함께 들고 이어달리기를 하려니 보통 일이 아닌데요.

하지만 힘을 합쳐야만 해낼 수 있는 훈련!

누구 하나 꾀부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광명(탈북민 학생) : "나만 힘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모두 들고 있는 분들이 다 힘을 쓰고 있구나 생각하니까 굉장히 더 믿음이 생겼고..."

이번엔 공수훈련의 일부인 송풍 훈련!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릴 때, 땅에 닿은 직후 지상의 강한 바람에 끌려가지 않도록 훈련하는 건데요.

<인터뷰> 강광율(탈북민 학생) : "제가 달리기가 좀 빠른 축에 속했었거든요. 근데 뛸 수가 없는 거예요. 앞에 바람이 부니까. 낙하산이 막 공중에 뜨고 하니까."

건장한 군인들도 힘들다는 특전사 훈련을 하나 둘 해내는 사이.

학생들은 온몸으로 협동의 가치를 배우고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인 ‘병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습니다.

<인터뷰> 김범수(대위/특전사 제3공수여단) : "어렸을 때는 다른 곳에 있었지만 엄연한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자기들도 다르지 않다고 그렇게 느끼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탈북 청소년 병영체험’은 특전사와 통일부에서 마련한 것인데요.

탈북 청소년들에게 안보의식과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고된 훈련과정에서 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느끼는지, 저도 한번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군복 위에 두툼한 옷을 한 겹 더 입는 학생들...

<녹취> "찜질방 따로 안 가도 될 것 같아. (여기 있으면 자동적으로 살 빠질 것 같다.)"

헬멧까지 챙겨 쓰고 향한 곳은 바로 모형탑인데요.

<인터뷰> 양정모(대위/특전사 제3공수여단) : "높이가 사람이 가장 공포심을 느낀다는 11.5m입니다."

아찔한 높이의 모형탑에 선 우리 친구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녹취>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뛰어!)”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3초 정도 망설였습니다. 무섭더라고요 올라가니까."

<녹취>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엄마 사랑합니다!"

마음을 다잡고, 두려움을 이겨내며 밧줄 하나에 의지해 뛰어내리는 학생들!

한 명, 두 명... 드디어 참가한 학생 모두가 강하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임현진(탈북민 학생) : "제일 처음에는 올라가서 뛰어내렸을 때는 좀 두려웠는데요. 근데 막상 뛰어내리니까 되게 재밌었고 되게 뿌듯해요 지금..."

당당하게 ‘명예 공수인’ 배지도 달게 됐는데요.

<인터뷰> 강경훈(중령/특전사 제3공수여단) : "한 명의 열외 없이 성공적으로 다 해줘서 너무나도 교관으로서도 정말 뿌듯하게 느꼈습니다."

드디어 오전 훈련이 끝나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밥 먹으러 갑시다!"

<녹취> "서로 협력해서 밥을 짓습니다. 알겠습니까?"

처음 경험해보는 야전 취사!

밥 짓기는 불 피우기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물 조절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녹취> "밥 안 됐어요. 빨리 닫아요. (밥이 죽이 됐어요.)"

좌충우돌 끝에 완성된 밥과 반찬... 맛은 최곱니다. 이게 다 힘든 훈련 덕분이겠죠?

지금은 격투기 선수로 활약중인 정혁이, 북한에서 보낸 어린 시절엔 군인이 되고 싶었다는데요.

이번 캠프에 대한 감회가 남다릅니다.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어떤 식으로 훈련받는지 되게 궁금했는데, 여기 와서 직접 체험해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격투기 선수이고 운동 되게 많이 하잖아요. 되게 힘든 거 많이 이겨내는데 이 특전사 와보니까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되게 힘들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이번엔 사격 훈련입니다.

난생 처음 총을 잡아 본 학생들, 마치 진짜 군인이 된 것 같아 긴장되기도 하고 흥분도 됩니다.

<인터뷰> 임현지(탈북민 학생) : "최고로 재미있어요. 제 취향이에요."

고된 훈련을 마친 학생들, 오늘 하룻동안 훈련 과정에서 느낀 소감과 소중한 추억을 나눌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고생하는 국군 아저씨들을 위해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선물일까요?

이틀 동안 형처럼 삼촌처럼, 돌봐 준 특전사 군인들을 위한 자리.

학생들이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춤과 노래를 선물합니다.

정혁이는 특별히 군인 형님들과 팔씨름에 나섰는데요~

<녹취> 염동철(하사/특전사 제3공수여단) : "저는 참고로 스피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힘은 약합니다. 하지만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캠프 파이어 시간.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밝게만 보였던 아이들이 내면의 상처들을 꺼내 보입니다.

<녹취> "나는 너무나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아 온 것 같다. 그 나라에서 독재 체제에서 살면서 그것이 누구 탓인지도 모르고 가난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아빠, 엄마만 계속 원망했었다."

힘들었던 북한에서의 생활과 탈북 과정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지금 누리는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낍니다.

<인터뷰> 임현진(탈북민 학생) : "집에 돌아가면 먼저 엄마 사랑합니다 얘기부터 하고 싶고..."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북한에서는) 나쁘게 알고 있었는데 직접 와서 경험해보니까 되게 좋았고 진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는 것 같습니다. 격투기 선수로 꼭 성공해가지고 오늘처럼 제가 받은 것만큼 더 힘든 사람들한테 그만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어릴 적 살던 폐쇄사회와는 전혀 다른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며 정체성의 혼란도 겪었을 탈북 학생들!

함께 땀 흘리고, 공포를 극복해 낸 이번 ‘특전사 병영 체험’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가슴 깊이 자리 잡게 하는 계기가 됐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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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오늘은 나도 특전대원”…탈북 학생 병영 체험
    • 입력 2016-07-23 08:35:55
    • 수정2016-07-23 08: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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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군대, 그 중에서도 특전사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최강의 정예부대,,, 그리고 그만큼 훈련 강도도 대단할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바로 그 훈련 현장에 탈북민 학생들이 뛰어들어 무더위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북한에서 ‘적군’이라고 배웠을 우리 군대를 몸소 체험하며 학생들이 무엇을 느꼈을지도 궁금하네요.

그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 무거운 보트를 들고 연병장을 달려오는 훈련병들!

<녹취> "하나 둘, 하나 둘!"

그런데, 군인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어설퍼 보이는데요.

앳된 얼굴의 이 훈련병들은 모두 탈북민 학생들입니다.

<녹취> "보트 허리!"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하는 날씨, 100kg에 육박하는 보트까지 함께 들고 이어달리기를 하려니 보통 일이 아닌데요.

하지만 힘을 합쳐야만 해낼 수 있는 훈련!

누구 하나 꾀부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광명(탈북민 학생) : "나만 힘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모두 들고 있는 분들이 다 힘을 쓰고 있구나 생각하니까 굉장히 더 믿음이 생겼고..."

이번엔 공수훈련의 일부인 송풍 훈련!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릴 때, 땅에 닿은 직후 지상의 강한 바람에 끌려가지 않도록 훈련하는 건데요.

<인터뷰> 강광율(탈북민 학생) : "제가 달리기가 좀 빠른 축에 속했었거든요. 근데 뛸 수가 없는 거예요. 앞에 바람이 부니까. 낙하산이 막 공중에 뜨고 하니까."

건장한 군인들도 힘들다는 특전사 훈련을 하나 둘 해내는 사이.

학생들은 온몸으로 협동의 가치를 배우고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인 ‘병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습니다.

<인터뷰> 김범수(대위/특전사 제3공수여단) : "어렸을 때는 다른 곳에 있었지만 엄연한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자기들도 다르지 않다고 그렇게 느끼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탈북 청소년 병영체험’은 특전사와 통일부에서 마련한 것인데요.

탈북 청소년들에게 안보의식과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고된 훈련과정에서 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느끼는지, 저도 한번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군복 위에 두툼한 옷을 한 겹 더 입는 학생들...

<녹취> "찜질방 따로 안 가도 될 것 같아. (여기 있으면 자동적으로 살 빠질 것 같다.)"

헬멧까지 챙겨 쓰고 향한 곳은 바로 모형탑인데요.

<인터뷰> 양정모(대위/특전사 제3공수여단) : "높이가 사람이 가장 공포심을 느낀다는 11.5m입니다."

아찔한 높이의 모형탑에 선 우리 친구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녹취>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뛰어!)”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3초 정도 망설였습니다. 무섭더라고요 올라가니까."

<녹취>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엄마 사랑합니다!"

마음을 다잡고, 두려움을 이겨내며 밧줄 하나에 의지해 뛰어내리는 학생들!

한 명, 두 명... 드디어 참가한 학생 모두가 강하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임현진(탈북민 학생) : "제일 처음에는 올라가서 뛰어내렸을 때는 좀 두려웠는데요. 근데 막상 뛰어내리니까 되게 재밌었고 되게 뿌듯해요 지금..."

당당하게 ‘명예 공수인’ 배지도 달게 됐는데요.

<인터뷰> 강경훈(중령/특전사 제3공수여단) : "한 명의 열외 없이 성공적으로 다 해줘서 너무나도 교관으로서도 정말 뿌듯하게 느꼈습니다."

드디어 오전 훈련이 끝나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밥 먹으러 갑시다!"

<녹취> "서로 협력해서 밥을 짓습니다. 알겠습니까?"

처음 경험해보는 야전 취사!

밥 짓기는 불 피우기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물 조절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녹취> "밥 안 됐어요. 빨리 닫아요. (밥이 죽이 됐어요.)"

좌충우돌 끝에 완성된 밥과 반찬... 맛은 최곱니다. 이게 다 힘든 훈련 덕분이겠죠?

지금은 격투기 선수로 활약중인 정혁이, 북한에서 보낸 어린 시절엔 군인이 되고 싶었다는데요.

이번 캠프에 대한 감회가 남다릅니다.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어떤 식으로 훈련받는지 되게 궁금했는데, 여기 와서 직접 체험해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격투기 선수이고 운동 되게 많이 하잖아요. 되게 힘든 거 많이 이겨내는데 이 특전사 와보니까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되게 힘들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이번엔 사격 훈련입니다.

난생 처음 총을 잡아 본 학생들, 마치 진짜 군인이 된 것 같아 긴장되기도 하고 흥분도 됩니다.

<인터뷰> 임현지(탈북민 학생) : "최고로 재미있어요. 제 취향이에요."

고된 훈련을 마친 학생들, 오늘 하룻동안 훈련 과정에서 느낀 소감과 소중한 추억을 나눌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고생하는 국군 아저씨들을 위해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선물일까요?

이틀 동안 형처럼 삼촌처럼, 돌봐 준 특전사 군인들을 위한 자리.

학생들이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춤과 노래를 선물합니다.

정혁이는 특별히 군인 형님들과 팔씨름에 나섰는데요~

<녹취> 염동철(하사/특전사 제3공수여단) : "저는 참고로 스피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힘은 약합니다. 하지만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캠프 파이어 시간.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밝게만 보였던 아이들이 내면의 상처들을 꺼내 보입니다.

<녹취> "나는 너무나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아 온 것 같다. 그 나라에서 독재 체제에서 살면서 그것이 누구 탓인지도 모르고 가난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아빠, 엄마만 계속 원망했었다."

힘들었던 북한에서의 생활과 탈북 과정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지금 누리는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낍니다.

<인터뷰> 임현진(탈북민 학생) : "집에 돌아가면 먼저 엄마 사랑합니다 얘기부터 하고 싶고..."

<인터뷰> 장정혁(탈북민 학생) : "(북한에서는) 나쁘게 알고 있었는데 직접 와서 경험해보니까 되게 좋았고 진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는 것 같습니다. 격투기 선수로 꼭 성공해가지고 오늘처럼 제가 받은 것만큼 더 힘든 사람들한테 그만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어릴 적 살던 폐쇄사회와는 전혀 다른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며 정체성의 혼란도 겪었을 탈북 학생들!

함께 땀 흘리고, 공포를 극복해 낸 이번 ‘특전사 병영 체험’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가슴 깊이 자리 잡게 하는 계기가 됐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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