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샛길 등산…주변 생태계도 ‘시름’

입력 2016.08.27 (21:21) 수정 2016.08.2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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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더위가 물러가면서 산을 찾는 분들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해진 길을 놔두고 샛길로 다니는 등산객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샛길 등산은,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칠 정도로 위험할뿐 아니라, 생태계까지 망가뜨리고 있는데요,

시민의식이 아쉬운 현장,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산 국립공원 중턱.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과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들어가 봤습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돗자리를 펴고 쉬는 등산객이 발견됩니다.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밑에 출입금지 표시도 돼있잖아요.) 그냥 권고사항으로 알고, 절대적으로 여긴 들어가면 안 된다 이렇게는 생각 안 했거든요."

신분증도 보여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티고,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신분증 제시해주십시오.) 저 봐주시면 안되나요?"

등산로는 시끄럽다며 핑계를 댑니다.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나이 좀 먹은 사람들은 조용하고 앉아있기 편한데를 찾아서 오기 때문에 (샛길로 온거죠.)"

문제는 등산객의 안전, 등산로에는 5백미터마다 위치 표지판이 있지만, 샛길에는 표지판이 전혀 없어 위치 파악이 어렵고, 휴대전화 연결이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최근 5년 동안 샛길 등산을 하다 43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칠 정도로 사고 위험이 큽니다.

샛길 등산은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습니다.

통행 금지가 철저히 지켜졌다면 이 곳은 이미 나무와 풀로 덮여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적이 끊이지 않아 마치 정상적인 등산로처럼 길이 나 있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부러뜨린 흔적이 있는 나무.

등산화와 스틱에 흙이 패이고 씻겨 내려가서 뿌리가 거의 드러나거나, 아예 고사해버린 나무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인터뷰> 김중호(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 "샛길부터 시작해서 생태계 파괴가 시작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산에서 발견된 샛길만 71개.

'나 하나쯤' 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샛길을 늘려 등산객의 안전과 상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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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한 샛길 등산…주변 생태계도 ‘시름’
    • 입력 2016-08-27 21:22:27
    • 수정2016-08-27 23:41:42
    뉴스 9
<앵커 멘트>

더위가 물러가면서 산을 찾는 분들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해진 길을 놔두고 샛길로 다니는 등산객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샛길 등산은,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칠 정도로 위험할뿐 아니라, 생태계까지 망가뜨리고 있는데요,

시민의식이 아쉬운 현장,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산 국립공원 중턱.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과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들어가 봤습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돗자리를 펴고 쉬는 등산객이 발견됩니다.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밑에 출입금지 표시도 돼있잖아요.) 그냥 권고사항으로 알고, 절대적으로 여긴 들어가면 안 된다 이렇게는 생각 안 했거든요."

신분증도 보여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티고,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신분증 제시해주십시오.) 저 봐주시면 안되나요?"

등산로는 시끄럽다며 핑계를 댑니다.

<인터뷰> 샛길 등산객(음성변조) : "나이 좀 먹은 사람들은 조용하고 앉아있기 편한데를 찾아서 오기 때문에 (샛길로 온거죠.)"

문제는 등산객의 안전, 등산로에는 5백미터마다 위치 표지판이 있지만, 샛길에는 표지판이 전혀 없어 위치 파악이 어렵고, 휴대전화 연결이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최근 5년 동안 샛길 등산을 하다 43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칠 정도로 사고 위험이 큽니다.

샛길 등산은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습니다.

통행 금지가 철저히 지켜졌다면 이 곳은 이미 나무와 풀로 덮여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적이 끊이지 않아 마치 정상적인 등산로처럼 길이 나 있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부러뜨린 흔적이 있는 나무.

등산화와 스틱에 흙이 패이고 씻겨 내려가서 뿌리가 거의 드러나거나, 아예 고사해버린 나무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인터뷰> 김중호(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 "샛길부터 시작해서 생태계 파괴가 시작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산에서 발견된 샛길만 71개.

'나 하나쯤' 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샛길을 늘려 등산객의 안전과 상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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