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모녀는 사망·아들은 실종…대대적 수색

입력 2016.09.26 (08:32) 수정 2016.09.26 (09: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지난 15일, 대구에서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11살 류정민 군입니다.

어머니는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요.

26살인 누나는 집 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는데, 숨진 지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류 군의 집에선 어린이 필체의 글이 하나 발견됐는데요.

유서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류 군이 항상 어머니와 함께 다녔고 평범한 아이로 보였다고 말했는데요.

경찰과 소방당국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 하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과 119 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종된 11살 류정민 군을 찾기 위해섭니다.

류 군 어머니의 시신이 나온 낙동강 주변을 집중 수색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부터는 소방 전문 장비 등을 활용한 수중 탐색도 벌이고 있습니다.

류 군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추석날인 지난 15일 오후 5시쯤입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조모 씨와 함께 집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파란색 소매가 있는 하얀 반팔 티셔츠에 긴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지난 20일,

어머니 조 씨는 경북 고령군 낙동강 변에서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신고자(음성변조) : "여기서 낚시하고 이렇게 있었죠. 처음에 봤을 때는 시신일 줄 몰랐지요. 좀 앞에 와서 알았죠. 등 부분 머리 뒷부분 한 이 정도 보였으니까요."

조 씨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유족을 확인하기 위해 조 씨의 집을 찾아갔는데요.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유족을 찾다 보니까 연락이 안 되고 하니까 아파트에 직접 와 본 거예요. 숨진 사람의 오빠를 찾아서 오빠랑 같이 아파트에 왔어요. 11살 된 조카도 하나 있다. 이 아이도 찾아야 된다. 그런데 아이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텅 비어있는 집.

그런데, 집 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아파트 벽장이 하고 있는 모양새가 뭔가를 숨겨놓은 것 같은 느낌 베란다 나가면 창고처럼 보이는 거기 (문을) 닫고 그것을 테이프로 발라놓고 그 앞에다가 박스를 쭉 쌓아놓은 거예요. 그래서 이 안에 뭐가 있나……"

베란다 붙박이장을 열어 보니, 여성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이불과 비닐로 꽁꽁 싸여있던 시신은 조 씨의 26살 난 딸로 추정됩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원래 이 집에 세 사람이 살았단 말이에요. 딸이 한참 전부터 안 보인다는 거예요. 그러면 거주자일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이죠. 골반뼈로 보니까 여자. 그렇다면 (딸로) 추정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언제, 어떤 이유로 숨졌는지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골절 등 외상은 없고, 약·독물 검사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백골화가 상당해 정확히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고, (숨진 지) 적어도 수개월 이상 사망 시점도 굉장히 추정이 어려운 상태이고요."

혹시 이웃들은 뭔가 아는 게 없을까?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나는 딸은 못 봤어요. 아들만 봤었어요. (*질문-그 집에 딸이 있었던 것은 아세요?) 저는 몰랐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 아빠는 (딸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딸이) 안 보인 지가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기억에. 여기서 계단에 맨날 앉아있었거든요. 저희들이 한 번씩 집에 올라오면 (피해서) 위로 올라가든지 들어가 버리든지 했어요."

이웃 주민들은 류 군 가족과 인사조차 제대로 나눈 적이 없을 만큼 왕래가 없었다며, 류 군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인사를 하면 불편해했어요. 우리가 인사를 하면. 보통 이렇게 무뚝뚝하게 타도 엘리베이터 타고 내릴 때 되면 ‘안녕히 가세요’ 하면 ‘네’ 이렇게는 해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고. 그냥 우리하고 다른가 보다 그렇게 생각을 했죠.

불과 이틀 사이에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모녀.

그렇다면 사라진 11살 류정민 군은 어디에 있는 걸까?

집 안에서는 어린이 필체의 글이 하나 발견됐는데요.

유서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육안으로 봤을 때는 아이 글씨체가 맞아요. 식탁 위에 연필로 A4용지에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주세요.”"

초등학생 나이의 류 군은 집에서 개별적으로 공부하는 홈스쿨링을 한다며, 지난 4년 동안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항상 집에 있으니까 유치원생인가 보다 (했어요.) 요즘 아이들이 크니까."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어머니는 거의 아들하고 같이 다니는 한 1미터 정도에서 떨어지질 않았어요. 아이가 항상. 항상 데리고 나오고 가까이 붙어 다녔죠."

그나마 류 군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해 말 인천에서 장기 결석 초등학생이 감금·학대 당했던 사건입니다.

전국적으로 장기 결석 초등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돼, 류 군 역시 지난 1월 조사를 받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전수조사 나왔잖아요. 1월에 동사무소에서 나와서 그때 대화를 하시는 것 보니까 (어머니가) 조목조목 이야기도 잘 하시더라고요. 아이한테도 물어보더라고요. “학교 가고 싶니?”하면서 그런 것도 물어보시고. (아이 대답도 들렸나요?) 아이 대답은 (작아서) 안 들렸어요."

당시 조사에서 류 군은 아동 학대 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고, 류 군은 계속 홈스쿨링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 류 군은 인근 초등학교에 4학년으로 재취학을 했지만, 나흘 만에 병원 치료를 이유로 학교를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가 피부 발진이 돋아서 교감선생님도 확인하고, 담임선생님도 같이 보니까 허벅지부터 발까지 발진이 좀 많이 심했답니다. 그래서 가려워서 공부를 하기 어렵다."

그리고 오늘로 12일째 실종 상탭니다.

경찰은 8년 전 이혼한 뒤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가 류 군을 데리고 낙동강 일대로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류 군과 어머니가) 아파트 인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택시, 버스 그리고 이쪽 고령대교 인근에 대한 CCTV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류 군의 수배 전단을 배포하며 공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제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모녀는 사망·아들은 실종…대대적 수색
    • 입력 2016-09-26 08:34:18
    • 수정2016-09-26 09:15:21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지난 15일, 대구에서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11살 류정민 군입니다.

어머니는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요.

26살인 누나는 집 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는데, 숨진 지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류 군의 집에선 어린이 필체의 글이 하나 발견됐는데요.

유서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류 군이 항상 어머니와 함께 다녔고 평범한 아이로 보였다고 말했는데요.

경찰과 소방당국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 하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과 119 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종된 11살 류정민 군을 찾기 위해섭니다.

류 군 어머니의 시신이 나온 낙동강 주변을 집중 수색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부터는 소방 전문 장비 등을 활용한 수중 탐색도 벌이고 있습니다.

류 군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추석날인 지난 15일 오후 5시쯤입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조모 씨와 함께 집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파란색 소매가 있는 하얀 반팔 티셔츠에 긴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지난 20일,

어머니 조 씨는 경북 고령군 낙동강 변에서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신고자(음성변조) : "여기서 낚시하고 이렇게 있었죠. 처음에 봤을 때는 시신일 줄 몰랐지요. 좀 앞에 와서 알았죠. 등 부분 머리 뒷부분 한 이 정도 보였으니까요."

조 씨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유족을 확인하기 위해 조 씨의 집을 찾아갔는데요.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유족을 찾다 보니까 연락이 안 되고 하니까 아파트에 직접 와 본 거예요. 숨진 사람의 오빠를 찾아서 오빠랑 같이 아파트에 왔어요. 11살 된 조카도 하나 있다. 이 아이도 찾아야 된다. 그런데 아이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텅 비어있는 집.

그런데, 집 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아파트 벽장이 하고 있는 모양새가 뭔가를 숨겨놓은 것 같은 느낌 베란다 나가면 창고처럼 보이는 거기 (문을) 닫고 그것을 테이프로 발라놓고 그 앞에다가 박스를 쭉 쌓아놓은 거예요. 그래서 이 안에 뭐가 있나……"

베란다 붙박이장을 열어 보니, 여성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이불과 비닐로 꽁꽁 싸여있던 시신은 조 씨의 26살 난 딸로 추정됩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원래 이 집에 세 사람이 살았단 말이에요. 딸이 한참 전부터 안 보인다는 거예요. 그러면 거주자일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이죠. 골반뼈로 보니까 여자. 그렇다면 (딸로) 추정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언제, 어떤 이유로 숨졌는지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골절 등 외상은 없고, 약·독물 검사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백골화가 상당해 정확히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고, (숨진 지) 적어도 수개월 이상 사망 시점도 굉장히 추정이 어려운 상태이고요."

혹시 이웃들은 뭔가 아는 게 없을까?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나는 딸은 못 봤어요. 아들만 봤었어요. (*질문-그 집에 딸이 있었던 것은 아세요?) 저는 몰랐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 아빠는 (딸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딸이) 안 보인 지가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기억에. 여기서 계단에 맨날 앉아있었거든요. 저희들이 한 번씩 집에 올라오면 (피해서) 위로 올라가든지 들어가 버리든지 했어요."

이웃 주민들은 류 군 가족과 인사조차 제대로 나눈 적이 없을 만큼 왕래가 없었다며, 류 군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인사를 하면 불편해했어요. 우리가 인사를 하면. 보통 이렇게 무뚝뚝하게 타도 엘리베이터 타고 내릴 때 되면 ‘안녕히 가세요’ 하면 ‘네’ 이렇게는 해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고. 그냥 우리하고 다른가 보다 그렇게 생각을 했죠.

불과 이틀 사이에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모녀.

그렇다면 사라진 11살 류정민 군은 어디에 있는 걸까?

집 안에서는 어린이 필체의 글이 하나 발견됐는데요.

유서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녹취>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육안으로 봤을 때는 아이 글씨체가 맞아요. 식탁 위에 연필로 A4용지에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주세요.”"

초등학생 나이의 류 군은 집에서 개별적으로 공부하는 홈스쿨링을 한다며, 지난 4년 동안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항상 집에 있으니까 유치원생인가 보다 (했어요.) 요즘 아이들이 크니까."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어머니는 거의 아들하고 같이 다니는 한 1미터 정도에서 떨어지질 않았어요. 아이가 항상. 항상 데리고 나오고 가까이 붙어 다녔죠."

그나마 류 군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해 말 인천에서 장기 결석 초등학생이 감금·학대 당했던 사건입니다.

전국적으로 장기 결석 초등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돼, 류 군 역시 지난 1월 조사를 받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전수조사 나왔잖아요. 1월에 동사무소에서 나와서 그때 대화를 하시는 것 보니까 (어머니가) 조목조목 이야기도 잘 하시더라고요. 아이한테도 물어보더라고요. “학교 가고 싶니?”하면서 그런 것도 물어보시고. (아이 대답도 들렸나요?) 아이 대답은 (작아서) 안 들렸어요."

당시 조사에서 류 군은 아동 학대 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고, 류 군은 계속 홈스쿨링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 류 군은 인근 초등학교에 4학년으로 재취학을 했지만, 나흘 만에 병원 치료를 이유로 학교를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가 피부 발진이 돋아서 교감선생님도 확인하고, 담임선생님도 같이 보니까 허벅지부터 발까지 발진이 좀 많이 심했답니다. 그래서 가려워서 공부를 하기 어렵다."

그리고 오늘로 12일째 실종 상탭니다.

경찰은 8년 전 이혼한 뒤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가 류 군을 데리고 낙동강 일대로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희성(형사과장/대구 수성경찰서) : "(류 군과 어머니가) 아파트 인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택시, 버스 그리고 이쪽 고령대교 인근에 대한 CCTV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류 군의 수배 전단을 배포하며 공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제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