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상화 된 지진 대비…경주를 가다

입력 2016.12.31 (21:45) 수정 2016.12.3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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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제는 지진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해줬죠.

경주 지진이 발생한지도 석 달이 지났습니다.

강진 외에도 무려 500번이 넘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진으로 달라진 경주의 일상을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흔들리고, 깨지고, 떨어지고, 전국을 흔들어 놓은 규모 5.8의 경주 지진.

<인터뷰> 하순열(주민/9월 13일) : "전쟁인가 그런 식으로 우두두두 쾅 하길래... 아하, 지진이구나."

진앙지 인근의 한 마을!

이곳의 시간은 지진이 일어난 그날에 멈췄습니다.

집 앞 담장은 휑 뚫려있고, 불을 때던 부엌도 폭삭 주저앉아있습니다.

<인터뷰> 최소선(84세/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 "혼자 어떻게 감당을 해요. 이거 다 걱정덩어리예요. 무섭고 지진 나면 놀래면 이런 무서운 늙은이 혼자서 잠이 안 옵니다."

갈라진 벽 틈으로 빗물이 새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 주민(경주시 성건동) : "물이 타고 졸졸졸 내려와요. 계속 오니까 이렇게, 이렇게 가가지고 전기 누전됐다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공포는 줄지 않습니다.

올해 경주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3.0 이상 지진만 21차례, 전체 여진도 한 해 평균 11배인 550여 차례 이어졌습니다.

매주 계속되는 지진 트라우마 치료 시간.

<녹취> "여진이 조금씩 있었죠. 그때는 좀 어떠셨어요?"

심리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미 천명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임순자(75세/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 "또 지진이 오는가보다 싶어서. 어쩌지, 또 오는가 싶어서 마음이 쿵덕쿵덕쿵덕..."

더이상 남 일이 아닌 지진, 철저한 대비가 일상이 됐습니다.

옷가지와 비상식량이 들어있는 배낭은 석 달째 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옹연(63세/경주시 황남동) : "할 수 있죠, 대피를 바로요. 우리 아저씨는 바로 가방을 메고 나가라고 하고 나는 뒤따라 나가면 되거든요."

아직 아물지 않은 경주 지진의 상처.

일상화된 지진에 대비해야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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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일상화 된 지진 대비…경주를 가다
    • 입력 2016-12-31 21:47:04
    • 수정2016-12-31 23: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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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제는 지진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해줬죠.

경주 지진이 발생한지도 석 달이 지났습니다.

강진 외에도 무려 500번이 넘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진으로 달라진 경주의 일상을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흔들리고, 깨지고, 떨어지고, 전국을 흔들어 놓은 규모 5.8의 경주 지진.

<인터뷰> 하순열(주민/9월 13일) : "전쟁인가 그런 식으로 우두두두 쾅 하길래... 아하, 지진이구나."

진앙지 인근의 한 마을!

이곳의 시간은 지진이 일어난 그날에 멈췄습니다.

집 앞 담장은 휑 뚫려있고, 불을 때던 부엌도 폭삭 주저앉아있습니다.

<인터뷰> 최소선(84세/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 "혼자 어떻게 감당을 해요. 이거 다 걱정덩어리예요. 무섭고 지진 나면 놀래면 이런 무서운 늙은이 혼자서 잠이 안 옵니다."

갈라진 벽 틈으로 빗물이 새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 주민(경주시 성건동) : "물이 타고 졸졸졸 내려와요. 계속 오니까 이렇게, 이렇게 가가지고 전기 누전됐다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공포는 줄지 않습니다.

올해 경주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3.0 이상 지진만 21차례, 전체 여진도 한 해 평균 11배인 550여 차례 이어졌습니다.

매주 계속되는 지진 트라우마 치료 시간.

<녹취> "여진이 조금씩 있었죠. 그때는 좀 어떠셨어요?"

심리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미 천명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임순자(75세/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 "또 지진이 오는가보다 싶어서. 어쩌지, 또 오는가 싶어서 마음이 쿵덕쿵덕쿵덕..."

더이상 남 일이 아닌 지진, 철저한 대비가 일상이 됐습니다.

옷가지와 비상식량이 들어있는 배낭은 석 달째 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옹연(63세/경주시 황남동) : "할 수 있죠, 대피를 바로요. 우리 아저씨는 바로 가방을 메고 나가라고 하고 나는 뒤따라 나가면 되거든요."

아직 아물지 않은 경주 지진의 상처.

일상화된 지진에 대비해야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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