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한국을 강타한 ‘포켓몬고 열풍’…명암은?

입력 2017.02.07 (08:33) 수정 2017.02.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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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부산에 있는 한 공원입니다.

왼쪽은 지난달 16일, 오른쪽은 지난달 30일에 촬영된 화면입니다.

추운 날씨 탓에 요즘엔 공원에 나오는 사람들이 드물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30일 화면을 보면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바로 포켓몬 고라는 게임 때문입니다.

지난달 24일 포켓몬 고가 한국에 출시됐고, 이 공원에 포켓몬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몰린 건데요.

포켓몬고가 한국에 출시된 지 이제 2주가 지났습니다.

2주 사이 국내 사용자가 7백만 명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 인기와 맞물려 각종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포켓몬고 열풍의 명암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이미 날이 저물어 추위가 더 매섭게 느껴지는 날씨지만 공원 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 고를 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박문은(부산시 부산진구) : “포켓스탑이 한 8개, 150m 안에 8개 있어요. 여기 계속 돌면 쉽게 레벨업 할 수도 있고 포켓몬도 잡히니까…….”

이곳은 게임 아이템을 충전할 수 있는 가상의 장소가 많은 데다 희귀한 몬스터들을 많이 잡을 수 있어 부산 최고의 포켓몬 성지로 꼽힙니다.

<녹취> 윤주영(울산시) : “레벨을 높이는 것도 빠르고 몬스터볼도 많이 얻고 하니까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빨리 높이고 좋은 거 많이 얻을 수 있죠.”

그러다 보니 공원을 찾는 사람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공원의 CCTV 영상입니다.

게임 출시 전인 1월 중순에만 해도 운동을 나온 어르신이나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요.

요새는 수백 명은 되는 젊은 사람들이 이곳을 점령했습니다.

심지어 문 닫은 새벽에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병기(부산시민공원 관리팀장) : “평일에는 게임 출시 전에 7천5백 명 정도가 방문했습니다만 게임 출시 이후에 만 9천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고 휴일에는 만 4천 명에서 3만 9천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습니다.”

포켓몬이 나타난다고 소문나면 사람들이 몰려 들다 보니 일부 지자체나 상점들은 포켓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지역 내 관광명소나 자신의 상점에 포켓몬이 출몰한다고 홍보에 나선 건데요.

일각에서는 포켓몬이 자주 출모하는 지역을 포켓몬과 역세권을 합쳐 포세권이라 부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한 카페는 포켓몬 출시 이후 매출이 확 늘었습니다.

<녹취> 황태훈(카페 사장) : “평균보다 한 1.5배에서 2배 정도는 갑자기 확 뛴 것 같아요. 특히 저녁 시간에 퇴근하시는 분들이나 뭐 이런 분들이 많으셔서 갑자기 이제 저녁 시간 때 엄청나게 붐비고 마감 때까지도 계속 붐비죠.”

근방인 이수역이 포켓몬 성지로 알려지면서, 주변 카페들 역시 덩달아 매출이 늘어났습니다.

<녹취> 황태영(경기도 성남시) : “SNS에 명소라고 광고가 많이 나와서 여기서 만나게 됐습니다.”

<녹취> 이태승(경기도 평택시) : “몬스터볼을 얻기도 쉽고 그래서 공급도 잘되고 포켓몬도 많이 나오고 해서 한번 와봤습니다.”

포켓몬을 잡거나 아이템을 받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들고 일정한 장소를 직접 걸어 다녀야 합니다.

불편해 보이기도 한데 정작 이런 점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는데요.

<녹취> 이지은(부산시 남구) : “운동을 하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집에 있으면 이제 잘 안 나가게 되는데 포켓스탑에 가면 포켓볼도 주니까 그게 좋은 것 같아요. 밖에 나갈 수 있어서…….”

하지만 포켓몬 고로 인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부산 UN 기념 공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이곳도 포켓몬 성지라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박은정(유엔기념공원 홍보과장) : “유엔기념공원의 참배객 수는 겨울철에는 일일 평균 5,60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현재 이 게임이 출시된 이후로는 하루에 천 명에서 2천 명 정도로 증가된 상태입니다.”

추모 장소지만 정작 추모를 위해 찾은 사람은 드뭅니다.

<녹취> 김준영(부산시 남구) : “포켓몬 잡으러 왔어요. 여기 포켓몬이 많아서.”

그런데 게임을 즐기려다 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인터뷰> 박은정(유엔기념공원 홍보과장) : “묘역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야간에 담을 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12건 30명 정도가 적발돼서 퇴장 조치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엔기념공원 관리처에서는 이 게임서비스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독립기념관 역시 포켓몬 성지로 알려지면서 비가 오는 중에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녹취> 심예원(충남 천안시) : “여기서 몬스터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이쪽에 오게 됐어요.”

<녹취> 유욱조(충남 천안시) :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여기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왔어요.”

천 년 사찰 범어사 역시 게임을 실행하면 곳곳에 몬스터들이 출몰합니다.

<녹취> 추정림(부산시 해운대구) : “새로운 거 잡을 수 있어요.”

<녹취> 송민규(부산시 금정구) : “새로운 포켓몬도 잡을 수 있고 집에서는 잘 안 잡혀요.”

<녹취> 김○○(울산시 동구) : “인터넷에 쳐 보니까 나와서 와봤는데 솔직히 여기 돌아다니기 조금 그렇네요. 스님들도 많고 이러니까…….”

무엇보다 게임에 몰두하면서 걷다가 넘어지는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하면, 심지어 운전 중에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녹취> 김종묵(부산시 사하구) : “차 안에 운전하는 사람들 보면 운전 중에 휴대전화 들고 막 이렇게 쏘는 사람들이 보이니까 “저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러지.” 이런 생각도 들고…….”

지난 4일 새벽 1시에 차선을 지그재그로 오가던 차량 한 대가 경찰에 단속됐습니다.

경찰은 처음엔 음주운전으로 의심했지만 알고 보니 한 여성 운전자가 게임을 하고 있던 거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3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단속을 해봤더니 운전자 5명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 적발됐습니다.

지난달 일본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졌는데, 경찰 조사결과 운전자가 운전 도중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 앞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이택광(교수/경희대 글로벌인커뮤니케이션 학부) : “경쟁심리를 부추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도한 행동들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휴대폰을 보면서 길을 걸어 다니면 안 되는 도로교통법도 만들어지기도 했죠.”

운전 중 게임을 하다 적발되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위반으로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 벌점 15점을 받게 됩니다.

경찰은 생명을 담보로 게임을 하는 일이 없도록 이달까지 단속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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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한국을 강타한 ‘포켓몬고 열풍’…명암은?
    • 입력 2017-02-07 08:35:34
    • 수정2017-02-07 09: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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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부산에 있는 한 공원입니다.

왼쪽은 지난달 16일, 오른쪽은 지난달 30일에 촬영된 화면입니다.

추운 날씨 탓에 요즘엔 공원에 나오는 사람들이 드물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30일 화면을 보면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바로 포켓몬 고라는 게임 때문입니다.

지난달 24일 포켓몬 고가 한국에 출시됐고, 이 공원에 포켓몬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몰린 건데요.

포켓몬고가 한국에 출시된 지 이제 2주가 지났습니다.

2주 사이 국내 사용자가 7백만 명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 인기와 맞물려 각종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포켓몬고 열풍의 명암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이미 날이 저물어 추위가 더 매섭게 느껴지는 날씨지만 공원 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 고를 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박문은(부산시 부산진구) : “포켓스탑이 한 8개, 150m 안에 8개 있어요. 여기 계속 돌면 쉽게 레벨업 할 수도 있고 포켓몬도 잡히니까…….”

이곳은 게임 아이템을 충전할 수 있는 가상의 장소가 많은 데다 희귀한 몬스터들을 많이 잡을 수 있어 부산 최고의 포켓몬 성지로 꼽힙니다.

<녹취> 윤주영(울산시) : “레벨을 높이는 것도 빠르고 몬스터볼도 많이 얻고 하니까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빨리 높이고 좋은 거 많이 얻을 수 있죠.”

그러다 보니 공원을 찾는 사람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공원의 CCTV 영상입니다.

게임 출시 전인 1월 중순에만 해도 운동을 나온 어르신이나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요.

요새는 수백 명은 되는 젊은 사람들이 이곳을 점령했습니다.

심지어 문 닫은 새벽에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병기(부산시민공원 관리팀장) : “평일에는 게임 출시 전에 7천5백 명 정도가 방문했습니다만 게임 출시 이후에 만 9천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고 휴일에는 만 4천 명에서 3만 9천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습니다.”

포켓몬이 나타난다고 소문나면 사람들이 몰려 들다 보니 일부 지자체나 상점들은 포켓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지역 내 관광명소나 자신의 상점에 포켓몬이 출몰한다고 홍보에 나선 건데요.

일각에서는 포켓몬이 자주 출모하는 지역을 포켓몬과 역세권을 합쳐 포세권이라 부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한 카페는 포켓몬 출시 이후 매출이 확 늘었습니다.

<녹취> 황태훈(카페 사장) : “평균보다 한 1.5배에서 2배 정도는 갑자기 확 뛴 것 같아요. 특히 저녁 시간에 퇴근하시는 분들이나 뭐 이런 분들이 많으셔서 갑자기 이제 저녁 시간 때 엄청나게 붐비고 마감 때까지도 계속 붐비죠.”

근방인 이수역이 포켓몬 성지로 알려지면서, 주변 카페들 역시 덩달아 매출이 늘어났습니다.

<녹취> 황태영(경기도 성남시) : “SNS에 명소라고 광고가 많이 나와서 여기서 만나게 됐습니다.”

<녹취> 이태승(경기도 평택시) : “몬스터볼을 얻기도 쉽고 그래서 공급도 잘되고 포켓몬도 많이 나오고 해서 한번 와봤습니다.”

포켓몬을 잡거나 아이템을 받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들고 일정한 장소를 직접 걸어 다녀야 합니다.

불편해 보이기도 한데 정작 이런 점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는데요.

<녹취> 이지은(부산시 남구) : “운동을 하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집에 있으면 이제 잘 안 나가게 되는데 포켓스탑에 가면 포켓볼도 주니까 그게 좋은 것 같아요. 밖에 나갈 수 있어서…….”

하지만 포켓몬 고로 인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부산 UN 기념 공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이곳도 포켓몬 성지라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박은정(유엔기념공원 홍보과장) : “유엔기념공원의 참배객 수는 겨울철에는 일일 평균 5,60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현재 이 게임이 출시된 이후로는 하루에 천 명에서 2천 명 정도로 증가된 상태입니다.”

추모 장소지만 정작 추모를 위해 찾은 사람은 드뭅니다.

<녹취> 김준영(부산시 남구) : “포켓몬 잡으러 왔어요. 여기 포켓몬이 많아서.”

그런데 게임을 즐기려다 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인터뷰> 박은정(유엔기념공원 홍보과장) : “묘역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야간에 담을 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12건 30명 정도가 적발돼서 퇴장 조치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엔기념공원 관리처에서는 이 게임서비스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독립기념관 역시 포켓몬 성지로 알려지면서 비가 오는 중에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녹취> 심예원(충남 천안시) : “여기서 몬스터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이쪽에 오게 됐어요.”

<녹취> 유욱조(충남 천안시) :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여기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왔어요.”

천 년 사찰 범어사 역시 게임을 실행하면 곳곳에 몬스터들이 출몰합니다.

<녹취> 추정림(부산시 해운대구) : “새로운 거 잡을 수 있어요.”

<녹취> 송민규(부산시 금정구) : “새로운 포켓몬도 잡을 수 있고 집에서는 잘 안 잡혀요.”

<녹취> 김○○(울산시 동구) : “인터넷에 쳐 보니까 나와서 와봤는데 솔직히 여기 돌아다니기 조금 그렇네요. 스님들도 많고 이러니까…….”

무엇보다 게임에 몰두하면서 걷다가 넘어지는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하면, 심지어 운전 중에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녹취> 김종묵(부산시 사하구) : “차 안에 운전하는 사람들 보면 운전 중에 휴대전화 들고 막 이렇게 쏘는 사람들이 보이니까 “저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러지.” 이런 생각도 들고…….”

지난 4일 새벽 1시에 차선을 지그재그로 오가던 차량 한 대가 경찰에 단속됐습니다.

경찰은 처음엔 음주운전으로 의심했지만 알고 보니 한 여성 운전자가 게임을 하고 있던 거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3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단속을 해봤더니 운전자 5명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 적발됐습니다.

지난달 일본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졌는데, 경찰 조사결과 운전자가 운전 도중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 앞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이택광(교수/경희대 글로벌인커뮤니케이션 학부) : “경쟁심리를 부추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도한 행동들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휴대폰을 보면서 길을 걸어 다니면 안 되는 도로교통법도 만들어지기도 했죠.”

운전 중 게임을 하다 적발되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위반으로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 벌점 15점을 받게 됩니다.

경찰은 생명을 담보로 게임을 하는 일이 없도록 이달까지 단속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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