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혼밥·혼술’ 건강 적신호…‘1無-2少-3多’ 챙겨야

입력 2017.02.23 (21:24) 수정 2017.02.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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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뉴스를 보는 여러분 곁에는 누가 계신가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TV는 물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이른바 혼밥, 혼술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10명 중 9명은 혼밥족이라고 하는데요,

오늘(23일) 공개된 자료를 보면, 평일에도 하루 두 끼를 혼자 먹는 혼밥족이 42%에 이르고 주말이 되면 그 수치가 절반가량으로 올라갔습니다.

혼자 먹는 밥, 결코 건강에 좋을 리가 없겠죠?

이슈앤뉴스, 오늘(23일)은 혼밥, 혼술에 따른 젊은이들의 건강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1인 가구의 혼밥 실태를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1인 가구 ‘끼니 거르기’ 다반사…건강 적신호 ▼

<리포트>

대학가를 중심으로 요즘 확산 추세인 1인 식당입니다.

손님들이 따로 따로 식사를 하는데, 마치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쳐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혼밥족은 하루 평균 200여 명.

한 끼 해결에 10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승연(대학교 4학년) : "토익 학원도 다니고 중국어도 배우니까 수업 시간에 맞추려면 아무래도 빨리 먹는 게 편한 것 같아요."

20년 가까이 혼자 사는 사업가 유주현 씨는 끼니를 거르기 일쑵니다.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우고도 일이 바빠 점심을 건너뛰기가 다반사, 집에 돌아와선 맥주와 라면, 마른 안주로 한 끼 식사를 갈음합니다.

<인터뷰> 유주현(1인 사업가) : "(집에서 밥을) 해 먹는데 예전보다는 비율이 더 떨어지는 거죠. 굳이 먹어야겠다고 그러면 이제 외식을 좀 하는 편이고요. 혼밥하다 보니까…."

혼밥족은 만성질환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5년 전 식도염 진단을 받은 혼밥족 최진욱 씨.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혼자 빨리 식사를 하는 습관이 든 데다 외식이 잦아지면서 최근 증세가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진욱(직장인) : "두 달 전부터 식도염이 있어가지고. 여기(식도)가 간지럽고 기침이 계속 나오고 속이 좀 가끔씩 쓰릴 때가 있고."

부실한 식단에 불규칙한 식생활까지 혼밥족의 건강 챙기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 혼밥·혼술…내 건강은? ▼

<기자 멘트>

혼밥족들이 가장 즐겨 찾는 편의점입니다.

진열대를 한번 둘러볼까요?

라면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빵과 김밥, 샌드위치가 보이는데요,

최근 매출이 부쩍 급증한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편의점 도시락입니다.

혼밥족이 늘면서 최근 3년 사이에만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은 70%나 뛰어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혼밥을 계속할 경우 건강은 어떻게 될까요?

취재진은 편의점 도시락 등 혼밥 메뉴와 집밥의 염도를 직접 측정해 비교해봤는데요,

집밥의 나트륨 함량은 614mg에 불과한 반면, 편의점 도시락엔 2배가 넘는 1,344mg이, 다른 혼밥 메뉴인 간편식 육개장과 김치찌개에는 3배 가까운 나트륨이 들어있었습니다.

혼밥 메뉴로 한 끼만 식사를 해도 세계보건기구 하루 권장량에 육박하는 겁니다.

이렇게 짠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고혈압 등의 성인병뿐 아니라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 열량은 높고 영양은 부족해 비만과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1인 가구의 또 다른 적은 바로 혼자 먹는 술, 혼술인데요,

젊은 1인 가구의 음주율은 82%로 다인 가구의 평균 음주율인 68%보다 14%포인트나 높습니다.

혼술은 특히,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도 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가피하게 혼밥이나 혼술을 하더라도 건강을 돌볼 방법은 없을까요?

1인 가구의 건강법,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혼밥’ 이것만은 챙겨야…‘1無-2少-3多’ ▼

<리포트>

'혼밥'에 익숙한 미혼의 30대 직장인들이 한 부엌에 모였습니다.

<녹취> "완전 약불에 해야 해."

평소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웠던 큼직한 고깃덩이도 불판에 올리고, 서툰 요리 실력은 서로 도우며 해결합니다.

상차림의 번거로움이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송수진(1인 가구 직장인) : "혼자 먹으면 그냥 배 채우기에 급급한데 같이 먹으니까 맛도 음미하고 얘기도 하니까 천천히 먹게 되고 소화도 좀 더 잘 되는 것 같고."

여럿이 함께 모여 식사를 혼자 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겁니다.

<인터뷰> 박승준(1인 가구 취업준비생) : "다양한 것을 먹고, 평소에 먹지 못하는 것을 좀 먹을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할 때는 TV나 스마트폰 이용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거나 먹은 양을 인지하지 못해 과식이나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준(세브란스병원 건강의학과 교수) : "혼밥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혼밥을 하면은(식사) 방식의 문제를 본인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스스로가 아셔야 되고요."

우리보다 '1인 가구'시대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1무(無)-2소(少)-3다(多)'를 권하고 있습니다.

1무(無)는 금연, 2소(少)는 음식과 술을 적게 먹고, 3다(多)는 사람을 자주 만나고 많이 움직이고, 충분히 자라는 취지입니다.

생활 습관에 조금의 지혜만 곁들인다면 혼밥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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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혼밥·혼술’ 건강 적신호…‘1無-2少-3多’ 챙겨야
    • 입력 2017-02-23 21:28:02
    • 수정2017-02-23 22:20:52
    뉴스 9
<앵커 멘트>

지금 뉴스를 보는 여러분 곁에는 누가 계신가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TV는 물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이른바 혼밥, 혼술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10명 중 9명은 혼밥족이라고 하는데요,

오늘(23일) 공개된 자료를 보면, 평일에도 하루 두 끼를 혼자 먹는 혼밥족이 42%에 이르고 주말이 되면 그 수치가 절반가량으로 올라갔습니다.

혼자 먹는 밥, 결코 건강에 좋을 리가 없겠죠?

이슈앤뉴스, 오늘(23일)은 혼밥, 혼술에 따른 젊은이들의 건강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1인 가구의 혼밥 실태를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1인 가구 ‘끼니 거르기’ 다반사…건강 적신호 ▼

<리포트>

대학가를 중심으로 요즘 확산 추세인 1인 식당입니다.

손님들이 따로 따로 식사를 하는데, 마치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쳐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혼밥족은 하루 평균 200여 명.

한 끼 해결에 10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승연(대학교 4학년) : "토익 학원도 다니고 중국어도 배우니까 수업 시간에 맞추려면 아무래도 빨리 먹는 게 편한 것 같아요."

20년 가까이 혼자 사는 사업가 유주현 씨는 끼니를 거르기 일쑵니다.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우고도 일이 바빠 점심을 건너뛰기가 다반사, 집에 돌아와선 맥주와 라면, 마른 안주로 한 끼 식사를 갈음합니다.

<인터뷰> 유주현(1인 사업가) : "(집에서 밥을) 해 먹는데 예전보다는 비율이 더 떨어지는 거죠. 굳이 먹어야겠다고 그러면 이제 외식을 좀 하는 편이고요. 혼밥하다 보니까…."

혼밥족은 만성질환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5년 전 식도염 진단을 받은 혼밥족 최진욱 씨.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혼자 빨리 식사를 하는 습관이 든 데다 외식이 잦아지면서 최근 증세가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진욱(직장인) : "두 달 전부터 식도염이 있어가지고. 여기(식도)가 간지럽고 기침이 계속 나오고 속이 좀 가끔씩 쓰릴 때가 있고."

부실한 식단에 불규칙한 식생활까지 혼밥족의 건강 챙기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 혼밥·혼술…내 건강은? ▼

<기자 멘트>

혼밥족들이 가장 즐겨 찾는 편의점입니다.

진열대를 한번 둘러볼까요?

라면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빵과 김밥, 샌드위치가 보이는데요,

최근 매출이 부쩍 급증한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편의점 도시락입니다.

혼밥족이 늘면서 최근 3년 사이에만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은 70%나 뛰어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혼밥을 계속할 경우 건강은 어떻게 될까요?

취재진은 편의점 도시락 등 혼밥 메뉴와 집밥의 염도를 직접 측정해 비교해봤는데요,

집밥의 나트륨 함량은 614mg에 불과한 반면, 편의점 도시락엔 2배가 넘는 1,344mg이, 다른 혼밥 메뉴인 간편식 육개장과 김치찌개에는 3배 가까운 나트륨이 들어있었습니다.

혼밥 메뉴로 한 끼만 식사를 해도 세계보건기구 하루 권장량에 육박하는 겁니다.

이렇게 짠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고혈압 등의 성인병뿐 아니라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 열량은 높고 영양은 부족해 비만과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1인 가구의 또 다른 적은 바로 혼자 먹는 술, 혼술인데요,

젊은 1인 가구의 음주율은 82%로 다인 가구의 평균 음주율인 68%보다 14%포인트나 높습니다.

혼술은 특히,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도 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가피하게 혼밥이나 혼술을 하더라도 건강을 돌볼 방법은 없을까요?

1인 가구의 건강법,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혼밥’ 이것만은 챙겨야…‘1無-2少-3多’ ▼

<리포트>

'혼밥'에 익숙한 미혼의 30대 직장인들이 한 부엌에 모였습니다.

<녹취> "완전 약불에 해야 해."

평소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웠던 큼직한 고깃덩이도 불판에 올리고, 서툰 요리 실력은 서로 도우며 해결합니다.

상차림의 번거로움이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송수진(1인 가구 직장인) : "혼자 먹으면 그냥 배 채우기에 급급한데 같이 먹으니까 맛도 음미하고 얘기도 하니까 천천히 먹게 되고 소화도 좀 더 잘 되는 것 같고."

여럿이 함께 모여 식사를 혼자 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겁니다.

<인터뷰> 박승준(1인 가구 취업준비생) : "다양한 것을 먹고, 평소에 먹지 못하는 것을 좀 먹을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할 때는 TV나 스마트폰 이용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거나 먹은 양을 인지하지 못해 과식이나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준(세브란스병원 건강의학과 교수) : "혼밥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혼밥을 하면은(식사) 방식의 문제를 본인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스스로가 아셔야 되고요."

우리보다 '1인 가구'시대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1무(無)-2소(少)-3다(多)'를 권하고 있습니다.

1무(無)는 금연, 2소(少)는 음식과 술을 적게 먹고, 3다(多)는 사람을 자주 만나고 많이 움직이고, 충분히 자라는 취지입니다.

생활 습관에 조금의 지혜만 곁들인다면 혼밥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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