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특강] 고구려의 결혼 풍습

입력 2017.03.30 (08:47) 수정 2017.03.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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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에 특강 최태성입니다.

혹시 결혼하셨나요? 결혼하실 때 혼수비용 얼마 드셨나요?

저는 17평 전세로 경기도 산본에서 시작했는데요.

그때 전세 자금이 4천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니 결혼 비용이 2억이 넘는다고 하네요.

세상에나. 세상에나.

실제로 제 첫 제자들이 30대인데요.

결혼을 잘 안하더라고요.

남자 제자들인데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전세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네요.

경제적 환경이 결혼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고구려의 결혼 풍습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고구려의 결혼 풍속으로는 서옥제가 있습니다.

서옥. 바로 서방님의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장가가다의 어원이 이 서옥제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지요.

이 설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면 이렇습니다.

장가가다에서 장가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장가는 바로 장인의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인의 집에 남자가 가는 거니까 일종의 데릴사위제를 떠 올리시면 됩니다.

동이전 고구려조에 따르면 ‘처음 말로써 혼인을 정하고, 다음에 여자의 집 대옥(大屋) 뒤에 소옥(小屋)을 지어 서옥이라 부른다.

저녁에 사위가 여자 집에 와서 문 밖에서 자기의 이름을 알리고 무릎을 꿇고 절하면서 여자와 잘 것을 세 번 원하면 여자의 부모는 이것을 듣고 소옥에서 잘 것을 허락한다.

여자는 자녀를 낳고 자녀가 성장한 뒤에야 남자의 집에 살러간다’라고 하였습니다.

아하. 그러니까 고구려의 서옥은 소옥에서 나온 말이군요.

그리고 엄밀히 따진다면 여자 집에 가서 남자가 눌러사는 데릴사위제와는 차이가 있네요.

일정 기간 여자 집에서 일해 주고 이후 남자 집으로 돌아가니까요.

그럼 왜 남자가 여자 집에 있는 서옥에서 일정 기간 기거한 것일까요?

바로 노동력이 중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농업 사회였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력이 아주 중요했죠, 여자 집에서 아내를 데려 오면 여자 집은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보상을 남편 될 사람이 해주는 거죠.

자. 그럼 이런 고구려에서 예단은 어떻게 마련할까요?

고구려 시대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렇네요.

“남자 집에서 돼지고기와 술을 보낼 뿐, 재물을 보내는 예는 없다. 만약 재물을 받으면 딸을 파는 것으로 생각해 부끄럽게 여겼다.”

놀랍지 않습니까? 고구려인들은 재물을 주고 받는 것을 염치없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대신 혼수로 수의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경사스러운 결혼 날 웬 수의? 의아하시죠?

고구려가 워낙 전쟁이 많다보니 죽음을 준비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는 죽을 때까지 부부의 예를 다하자는 의미라고 합니다.

수의 입고 관에 들어갈 때까지 평생의 동반자가 되자는 약속의 의미라는 겁니다.

허허. 그러고보니 여자 집에 폐끼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남편, 딸을 시집 보낼 때는 어떠한 재물도 받지 않는 아버지, 소박한 수의로 혼수를 대신하며 평생 함께 할 것을 약속하는 부부.

만약 이런 고구려인들이 우리의 결혼 모습을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그들의 눈에는 참으로 낯선 풍경일겁니다.

경제력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가 참으로 경박하고 수치스럽다고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를 일입니다.

봄입니다. 여기저기서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 날라올겁니다.

고구려인들과 같은 결혼을 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이 혼수보다 우선하는 사람 냄새 나는 그런 결혼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특강 최태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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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30 08:39:22
    • 수정2017-03-30 0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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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에 특강 최태성입니다.

혹시 결혼하셨나요? 결혼하실 때 혼수비용 얼마 드셨나요?

저는 17평 전세로 경기도 산본에서 시작했는데요.

그때 전세 자금이 4천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니 결혼 비용이 2억이 넘는다고 하네요.

세상에나. 세상에나.

실제로 제 첫 제자들이 30대인데요.

결혼을 잘 안하더라고요.

남자 제자들인데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전세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네요.

경제적 환경이 결혼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고구려의 결혼 풍습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고구려의 결혼 풍속으로는 서옥제가 있습니다.

서옥. 바로 서방님의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장가가다의 어원이 이 서옥제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지요.

이 설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면 이렇습니다.

장가가다에서 장가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장가는 바로 장인의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인의 집에 남자가 가는 거니까 일종의 데릴사위제를 떠 올리시면 됩니다.

동이전 고구려조에 따르면 ‘처음 말로써 혼인을 정하고, 다음에 여자의 집 대옥(大屋) 뒤에 소옥(小屋)을 지어 서옥이라 부른다.

저녁에 사위가 여자 집에 와서 문 밖에서 자기의 이름을 알리고 무릎을 꿇고 절하면서 여자와 잘 것을 세 번 원하면 여자의 부모는 이것을 듣고 소옥에서 잘 것을 허락한다.

여자는 자녀를 낳고 자녀가 성장한 뒤에야 남자의 집에 살러간다’라고 하였습니다.

아하. 그러니까 고구려의 서옥은 소옥에서 나온 말이군요.

그리고 엄밀히 따진다면 여자 집에 가서 남자가 눌러사는 데릴사위제와는 차이가 있네요.

일정 기간 여자 집에서 일해 주고 이후 남자 집으로 돌아가니까요.

그럼 왜 남자가 여자 집에 있는 서옥에서 일정 기간 기거한 것일까요?

바로 노동력이 중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농업 사회였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력이 아주 중요했죠, 여자 집에서 아내를 데려 오면 여자 집은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보상을 남편 될 사람이 해주는 거죠.

자. 그럼 이런 고구려에서 예단은 어떻게 마련할까요?

고구려 시대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렇네요.

“남자 집에서 돼지고기와 술을 보낼 뿐, 재물을 보내는 예는 없다. 만약 재물을 받으면 딸을 파는 것으로 생각해 부끄럽게 여겼다.”

놀랍지 않습니까? 고구려인들은 재물을 주고 받는 것을 염치없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대신 혼수로 수의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경사스러운 결혼 날 웬 수의? 의아하시죠?

고구려가 워낙 전쟁이 많다보니 죽음을 준비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는 죽을 때까지 부부의 예를 다하자는 의미라고 합니다.

수의 입고 관에 들어갈 때까지 평생의 동반자가 되자는 약속의 의미라는 겁니다.

허허. 그러고보니 여자 집에 폐끼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남편, 딸을 시집 보낼 때는 어떠한 재물도 받지 않는 아버지, 소박한 수의로 혼수를 대신하며 평생 함께 할 것을 약속하는 부부.

만약 이런 고구려인들이 우리의 결혼 모습을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그들의 눈에는 참으로 낯선 풍경일겁니다.

경제력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가 참으로 경박하고 수치스럽다고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를 일입니다.

봄입니다. 여기저기서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 날라올겁니다.

고구려인들과 같은 결혼을 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이 혼수보다 우선하는 사람 냄새 나는 그런 결혼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특강 최태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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