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北 고비 때마다 ‘납치·억류’…정치적 이용

<앵커 멘트>

북한은 이번에 김정남 시신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관을 인질로 잡는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가족들을 24일이나 억류한건데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북한의 끔찍한 인질외교가 모든 국제법과 외교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평양 주재 다른 나라 외교관들은 북한과 자국 정부 사이에 마찰이 생기면 언제든 인질이 될 수 있다는 전례도 남게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질외교는 이번 뿐이 아닌데요.

김영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3월 두만강변에서 취재하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이 북한군에 억류됐습니다.

미국과 석방 협상을 벌이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을 연거푸 감행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2009년 5월 25일) : "이번 핵시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결국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이들과 함께 나왔고 북한은 미국에 승리했다고 선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2009년 8월5일) : "(클린턴은)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 그들(여기자들)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관대하게 용서하여 돌려보내줄 데 대한 미국 정부의 간절한 요청을 정중히 전달하였다."

지난 해 1월 평양을 관광하던 미국인 웜비어 씨가 체포됐습니다.

<녹취> 웜비어(北 억류 미국인) : "제 인생 최악의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인간일 뿐입니다."

북한은 이후 2차례 핵실험을 비롯해 각종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윔비어 석방 문제는 미 여기자 사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 : "(억류자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전직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를 불러들여서 자기들의 정치적인 위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그런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거죠."

김정일은 지난 2002년 납치한 일본인들을 대일 협상카드로 이용했습니다.

고비 때마다 외국인을 억류하거나 납치해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북한은 깡패국가 낙인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