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당 50만 원’…환자 거래한 의사들

입력 2017.04.24 (21:28) 수정 2017.04.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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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찾아온 환자들을 돈을 받고 다른 병원에 소개해 준 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환자에 따라 가격표까지 만들고 소개해 줄 병원명단을 후배의사들에게 인수인계까지 해 줬는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종합병원들이 모두 연루됐습니다.

보도에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모 씨는 지난해 손가락을 다쳐 대학병원을 찾았다 다른 병원을 소개받았습니다.

<인터뷰> 해당 병원 입원 환자(음성변조) : "이 수술을 지금 집도할 사람이 없다. 소개를 시켜줄 수 있다. 말로는 소개를 시켜주는 거지만 거기로 가라는 소리잖아요."

그런데 병원 환자 대다수가 딴 병원에서 추천을 받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병원 원장은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돈을 주고 환자를 끌어모았습니다.

10여 명의 영업사원으로 '대외협력팀'을 꾸리고는 대형병원 의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습니다.

환자 증상에 따라 가격표까지 만들었는데 추천한 의사에게는 환자 한 명당 많게는 50만 원까지 지급했습니다.

<녹취> A병원 영업사원 : "100만 원 정도 넣었거든요."

<녹취> B대학병원 의사 :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는데..."

<녹취> A병원 영업사원 : "아유 그럼 또 다음에 보내주시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렇게 모은 환자는 천2백 명.

소개해 준 의사 70여 명에게 사례비로 2억 원 넘게 지급했습니다.

소개비를 받은 의사들은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도 해당 병원에 소개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서울대, 연대 세브란스, 고대 구로병원 등 대형병원 정형외과 의사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인터뷰> 심재훈(경정/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1계장) : "관행적으로 환자를 알선해서 돈을 받는 것에 대한 양심적 가책도 없고, 계속해서 돈을 수년 간에 걸쳐 받아 온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환자를 소개한 의사들과 소속 병원 10곳도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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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당 50만 원’…환자 거래한 의사들
    • 입력 2017-04-24 21:31:13
    • 수정2017-04-24 2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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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찾아온 환자들을 돈을 받고 다른 병원에 소개해 준 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환자에 따라 가격표까지 만들고 소개해 줄 병원명단을 후배의사들에게 인수인계까지 해 줬는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종합병원들이 모두 연루됐습니다.

보도에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모 씨는 지난해 손가락을 다쳐 대학병원을 찾았다 다른 병원을 소개받았습니다.

<인터뷰> 해당 병원 입원 환자(음성변조) : "이 수술을 지금 집도할 사람이 없다. 소개를 시켜줄 수 있다. 말로는 소개를 시켜주는 거지만 거기로 가라는 소리잖아요."

그런데 병원 환자 대다수가 딴 병원에서 추천을 받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병원 원장은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돈을 주고 환자를 끌어모았습니다.

10여 명의 영업사원으로 '대외협력팀'을 꾸리고는 대형병원 의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습니다.

환자 증상에 따라 가격표까지 만들었는데 추천한 의사에게는 환자 한 명당 많게는 50만 원까지 지급했습니다.

<녹취> A병원 영업사원 : "100만 원 정도 넣었거든요."

<녹취> B대학병원 의사 :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는데..."

<녹취> A병원 영업사원 : "아유 그럼 또 다음에 보내주시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렇게 모은 환자는 천2백 명.

소개해 준 의사 70여 명에게 사례비로 2억 원 넘게 지급했습니다.

소개비를 받은 의사들은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도 해당 병원에 소개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서울대, 연대 세브란스, 고대 구로병원 등 대형병원 정형외과 의사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인터뷰> 심재훈(경정/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1계장) : "관행적으로 환자를 알선해서 돈을 받는 것에 대한 양심적 가책도 없고, 계속해서 돈을 수년 간에 걸쳐 받아 온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환자를 소개한 의사들과 소속 병원 10곳도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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