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4분의 기적’…침착한 심폐소생술로 살렸다

입력 2017.05.11 (08:37) 수정 2017.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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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기차역에서 호흡이 멈춘 20대 청년, 길 한복판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50대 남성.

4분의 골든타임을 지켜낸 응급 처치 덕분에 큰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눈앞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생각처럼 침착하게 대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요.

위기의 순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은 모두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평소 눈여겨 봐뒀던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살려냈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시민 영웅이 있었던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지제역입니다.

승강장에 있던 한 승객이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집니다.

고향에 가려고 SRT, 고속철도를 기다리던 20대 남성인데요.

놀란 친구가 일으켜 세워보려고 하지만, 의식이 없는 듯 맥없이 다시 쓰러지고 맙니다.

주변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이, 어디선가 한 남성이 달려옵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그때가 열차 들어오기 10분 전인데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고객 한 분이 쓰러져있더라고요. 놀래서 달려갔습니다."

망설일 틈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남성.

지제역에서 근무하는 역무매니저 이준구 씨입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호흡이 있나, 없나 상태를 한번 확인했고 기도 확보하고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다.’ 이 생각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다급한 상황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했습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심폐소생술을 약 2분 정도 시행하고 있었는데 그때 헉헉하면서 호흡이 돌아왔더라고요."

호흡이 돌아왔을 때쯤, 119 구급대원이 도착했습니다.

이 씨는 평소 비상사태를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배워왔기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용기보다는 심폐소생술은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여러 번 교육으로 배웠기 때문에 그냥 달려가서 하게 된 상황입니다."

침착한 응급 처치 덕분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던 청년에겐 이 씨가 생명의 은인이 됐습니다.

<녹취> A 씨(요구조자/음성변조) : "쓰러져서 호흡이 안 됐었는데 심폐소생술을 해 주셔서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게 돼서정말 감사드립니다."

평소 심폐 소생술 교육을 받았더라도 이 씨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얼마전 서울의 한 상가 앞.

여행용 가방을 끌고 걸어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쓰러집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살핍니다.

의식을 잃고, 피까지 토하고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넘어져서 피가 막 났어요. 숨도 잘 못 쉬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심폐소생술)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쓰러진 남성의 가슴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남성까지 가세해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갑니다.

<인터뷰> 이종현(심폐소생술로 환자 구조) : "남성분이 정면으로 넘어진 상태였고, 팔다리가 꼬인 상태로 넘어졌고 그래서 바로 상체와 하체를 바르게 눕힌 다음에 팔다리를 펴고 목을 들면서 기도를 확보했죠."

그 사이, 다른 시민은 119에 신고했고, 관제센터와 영상 통화로 연결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응급 조치 방법을 전달 받았습니다.

<녹취> 당시 영상 통화 : "제 속도에 맞춰서 가슴 압박해주세요. 하나, 둘, 셋, 넷."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빨리도 안 되고 천천히도 안 되니까 시간을 맞춰서 (알려줬어요.)"

5분 넘게 계속된 영상 통화, 관제센터에 있던 구급대원의 침착한 지시에 따라 시민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이종현(심폐소생술로 환자 구조) : "그때는 오로지 해야 한다는 것밖에 생각 안 했고 그러면서 한 40번쯤 한 거 같아요. 그랬을 때 그분 숨이 정상은 아니지만 숨이 탁 터지는 게 확인이 됐고 그 뒤로 계속했더니 고르진 않지만 숨이 돌아왔고요."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던 사이 다른 시민들도 각자의 방법으로 도움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우(목격자) : "주변에서 일반 시민들이 어떤 분은 호루라기로 교통 통제도 해주시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주변에 구급대원들이 움직이도록 자리를 넓게 공간 확보도 해줬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됐고, 55살 김용호 씨의 호흡이 가까스로 돌아왔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서 이틀이나 머물렀습니다.

곧 의식을 회복했고, 건강 상태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녹취> 김용호(요구조자) : "초기 진료가 빨리 잘 돼서요. 심폐소생술을 잘해주셔서 (심정지 환자) 대부분 많은 사람이 깨어나지도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그런 게 있대요. 제가 좀 특이한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완쾌가 잘 된 경우래요."

긴박한 상황에서 자기 일처럼 나서준 시민들 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됐다는 김 씨.

그날 그 자리에서 도움의 손길을 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녹취> 김용호(요구조자) : "저한테는 두 번째 삶이고요. 그분들이 저를 등한시했으면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없고 제가 아직 대학생 두 아이의 아빠고 엄청 그분들한테 감사해요."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들의 골든타임은 4분.

심장이 멎은 환자의 뇌가 산소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한 경우와 안한 경우, 생존율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4분의 기적을 만들어 낸 시민 영웅들이 있었기에, 꺼저가는 생명을 다시 살려낼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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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4분의 기적’…침착한 심폐소생술로 살렸다
    • 입력 2017-05-11 08:52:46
    • 수정2017-05-11 09: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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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기차역에서 호흡이 멈춘 20대 청년, 길 한복판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50대 남성.

4분의 골든타임을 지켜낸 응급 처치 덕분에 큰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눈앞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생각처럼 침착하게 대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요.

위기의 순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은 모두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평소 눈여겨 봐뒀던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살려냈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시민 영웅이 있었던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지제역입니다.

승강장에 있던 한 승객이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집니다.

고향에 가려고 SRT, 고속철도를 기다리던 20대 남성인데요.

놀란 친구가 일으켜 세워보려고 하지만, 의식이 없는 듯 맥없이 다시 쓰러지고 맙니다.

주변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이, 어디선가 한 남성이 달려옵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그때가 열차 들어오기 10분 전인데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고객 한 분이 쓰러져있더라고요. 놀래서 달려갔습니다."

망설일 틈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남성.

지제역에서 근무하는 역무매니저 이준구 씨입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호흡이 있나, 없나 상태를 한번 확인했고 기도 확보하고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다.’ 이 생각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다급한 상황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했습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심폐소생술을 약 2분 정도 시행하고 있었는데 그때 헉헉하면서 호흡이 돌아왔더라고요."

호흡이 돌아왔을 때쯤, 119 구급대원이 도착했습니다.

이 씨는 평소 비상사태를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배워왔기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준구(SRT 지제역 역무매니저) : "용기보다는 심폐소생술은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여러 번 교육으로 배웠기 때문에 그냥 달려가서 하게 된 상황입니다."

침착한 응급 처치 덕분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던 청년에겐 이 씨가 생명의 은인이 됐습니다.

<녹취> A 씨(요구조자/음성변조) : "쓰러져서 호흡이 안 됐었는데 심폐소생술을 해 주셔서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게 돼서정말 감사드립니다."

평소 심폐 소생술 교육을 받았더라도 이 씨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얼마전 서울의 한 상가 앞.

여행용 가방을 끌고 걸어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쓰러집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살핍니다.

의식을 잃고, 피까지 토하고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넘어져서 피가 막 났어요. 숨도 잘 못 쉬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심폐소생술)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쓰러진 남성의 가슴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남성까지 가세해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갑니다.

<인터뷰> 이종현(심폐소생술로 환자 구조) : "남성분이 정면으로 넘어진 상태였고, 팔다리가 꼬인 상태로 넘어졌고 그래서 바로 상체와 하체를 바르게 눕힌 다음에 팔다리를 펴고 목을 들면서 기도를 확보했죠."

그 사이, 다른 시민은 119에 신고했고, 관제센터와 영상 통화로 연결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응급 조치 방법을 전달 받았습니다.

<녹취> 당시 영상 통화 : "제 속도에 맞춰서 가슴 압박해주세요. 하나, 둘, 셋, 넷."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빨리도 안 되고 천천히도 안 되니까 시간을 맞춰서 (알려줬어요.)"

5분 넘게 계속된 영상 통화, 관제센터에 있던 구급대원의 침착한 지시에 따라 시민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이종현(심폐소생술로 환자 구조) : "그때는 오로지 해야 한다는 것밖에 생각 안 했고 그러면서 한 40번쯤 한 거 같아요. 그랬을 때 그분 숨이 정상은 아니지만 숨이 탁 터지는 게 확인이 됐고 그 뒤로 계속했더니 고르진 않지만 숨이 돌아왔고요."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던 사이 다른 시민들도 각자의 방법으로 도움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우(목격자) : "주변에서 일반 시민들이 어떤 분은 호루라기로 교통 통제도 해주시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주변에 구급대원들이 움직이도록 자리를 넓게 공간 확보도 해줬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됐고, 55살 김용호 씨의 호흡이 가까스로 돌아왔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서 이틀이나 머물렀습니다.

곧 의식을 회복했고, 건강 상태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녹취> 김용호(요구조자) : "초기 진료가 빨리 잘 돼서요. 심폐소생술을 잘해주셔서 (심정지 환자) 대부분 많은 사람이 깨어나지도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그런 게 있대요. 제가 좀 특이한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완쾌가 잘 된 경우래요."

긴박한 상황에서 자기 일처럼 나서준 시민들 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됐다는 김 씨.

그날 그 자리에서 도움의 손길을 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녹취> 김용호(요구조자) : "저한테는 두 번째 삶이고요. 그분들이 저를 등한시했으면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없고 제가 아직 대학생 두 아이의 아빠고 엄청 그분들한테 감사해요."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들의 골든타임은 4분.

심장이 멎은 환자의 뇌가 산소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한 경우와 안한 경우, 생존율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4분의 기적을 만들어 낸 시민 영웅들이 있었기에, 꺼저가는 생명을 다시 살려낼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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