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5세 해커’, 게임 조작으로 억대 챙겨

입력 2017.05.25 (08:33) 수정 2017.05.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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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10대들의 범죄가 날로 지능화되고,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이 10대들의 범죄 무대가 됐습니다.

온라인게임 승부를 조작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해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중학교를 갓 졸업한 15살 소년입니다.

비싼 돈을 주고 이 프로그램을 사겠다는 게임 이용자들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1년여 동안 부당하게 번 돈이 4억 원이 넘었습니다.

돈이 된다는 걸 알고, 학교도 안가고 이런 불법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렸다고 하는데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게임 화면입니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총싸움을 하며 적을 쓰러뜨리는 게임입니다.

정상적인 게임 화면에선 벽과 장애물에 막혀 상대방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화면은 다릅니다.

벽 뒤의 상대방 표시가 보이고.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표적이 조준됩니다.

이른바 '게임핵'이라고 하는 불법 프로그램이 실행된 겁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핵(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 상대방 캐릭터를 자동으로 조준해주기 때문에 이용자는 단순한 클릭 한 번으로도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의 승률이 높아지게 되고 그에 따른 보상이라든지 아이템을 더 많이 획득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경찰은 수상한 인터넷 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돈을 받고 게임 조작 프로그램을 팔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이용자들에게 게임 핵(불법 프로그램)을 판매했는데요. 지난3월에 해당 판매 사이트를 적발해서 수사에 착수한 이래 서울, 경기도 그리고 충남 등 전국 세 군데에서 압수 수색을 진행하였고…….”

경찰이 추적 끝에 이 사이트를 운영한 김 모 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합니다.

<녹취> "계정들 판매한 거 이런 거 나왔고요.확인은 컴퓨터에서 제가 확인 할 겁니다."

김 씨의 컴퓨터 안에서는 해킹 관련 파일이 발견됐습니다.

한쪽에서는 5만 원권이 가득 든 돈 봉투도 나왔습니다.

<녹취> “5만 원 짜리인데. 5백만 원 되겠는데? 5백만 원 넘겠는데?”

김 씨는 게임 조작 프로그램 사이트의 운영을 맡았습니다.

프로그램 개발과 회원 관리를 하는 다른 일당 두 명이 더 있었는데요.

이들은 모두 10대였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청소년 두 명이 끼어 있는데 청소년 둘 다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당끼리 역할 분담이 분명했습니다.

10대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문가 뺨치는 컴퓨터 지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15살 장 모 군이 지난해 문제의 게임 조작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18살 이 모 군은 회원 관리를, 그리고 24살인 김 씨가 사이트 운영을 총괄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한 명은 게임 핵 (불법 조작) 프로그램을 잘 짜는 그런 기술이 있고 다른 한 명은 회원 인증이라든지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잘 짤 수 있는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불법 프로그램을 팔기 시작한 이들은 사이트 운영을 위해 학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이들 세 사람 모두가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상태고 별다른 직업이 없이 이런 게임 핵(불법 조작 프로그램) 판매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여기에 전적으로 매달린 그런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프로그램 이용료로 일주일에 5만 원, 한 달에 10만 원 씩을 받았는데도 이를 사겠다는 게임 이용자는 줄을 이었습니다.

1년여 동안 천2백여 명에게 돈을 받고 프로그램을 팔았는데, 4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불법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 받아 공짜로 쓰려는 이용자들에겐 보복까지 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악성 코드를 심어 개인 정보를 빼돌리거나 PC를 강제로 다운시켰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핵(불법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면 여러 가지 악성 코드들도 함께 설치돼서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게 됩니다.”

게임 이용자들은 왜 비싼 돈까지 내가며 불법 프로그램을 사서 게임을 하는 걸까요.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하다 보면 알아요. 핵(불법 프로그램)인지 아닌지. (구입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실력이 좋다고 평가가 되면 좋은 클랜(모임)에 들어갈 수 있어서요.”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많이 하죠. 사람들이. 제 친구들도 어렸을 적에 많이 이용했죠. 돈 주고 사는 것도 있고.”

지나치게 게임 속 승부에 빠져들어 불법 프로그램 이용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 이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이용자들에게 돌아갑니다.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보통 게임을 즐긴다는 생각보다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 너무 심해서 그런 게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게임 회사 측도 나름대로 대처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보안 시스템을 이러저리 뚫고 만들어지고 있는터라 불법 프로그램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해당 게임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에 있는 그런 균형이 무너지는 거니까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되고 결국 그러다 보면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게 얼마 피해가 있다고 정량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피해는 있죠.”

경찰과 게임사 측은 게임핵 프로그램은 금전적 손해는 물론, 악성코드 감염 등의 피해를 가져온다며 이용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이런 불법 프로그램들은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심지어는 개인의 컴퓨터를 파괴하는 그런 위험성까지 있기 때문에 이용하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경찰은 게임핵 판매 사이트 운영자인 김 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10대 두 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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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15세 해커’, 게임 조작으로 억대 챙겨
    • 입력 2017-05-25 08:46:06
    • 수정2017-05-25 09:12:01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10대들의 범죄가 날로 지능화되고,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이 10대들의 범죄 무대가 됐습니다.

온라인게임 승부를 조작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해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중학교를 갓 졸업한 15살 소년입니다.

비싼 돈을 주고 이 프로그램을 사겠다는 게임 이용자들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1년여 동안 부당하게 번 돈이 4억 원이 넘었습니다.

돈이 된다는 걸 알고, 학교도 안가고 이런 불법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렸다고 하는데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게임 화면입니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총싸움을 하며 적을 쓰러뜨리는 게임입니다.

정상적인 게임 화면에선 벽과 장애물에 막혀 상대방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화면은 다릅니다.

벽 뒤의 상대방 표시가 보이고.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표적이 조준됩니다.

이른바 '게임핵'이라고 하는 불법 프로그램이 실행된 겁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핵(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 상대방 캐릭터를 자동으로 조준해주기 때문에 이용자는 단순한 클릭 한 번으로도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의 승률이 높아지게 되고 그에 따른 보상이라든지 아이템을 더 많이 획득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경찰은 수상한 인터넷 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돈을 받고 게임 조작 프로그램을 팔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이용자들에게 게임 핵(불법 프로그램)을 판매했는데요. 지난3월에 해당 판매 사이트를 적발해서 수사에 착수한 이래 서울, 경기도 그리고 충남 등 전국 세 군데에서 압수 수색을 진행하였고…….”

경찰이 추적 끝에 이 사이트를 운영한 김 모 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합니다.

<녹취> "계정들 판매한 거 이런 거 나왔고요.확인은 컴퓨터에서 제가 확인 할 겁니다."

김 씨의 컴퓨터 안에서는 해킹 관련 파일이 발견됐습니다.

한쪽에서는 5만 원권이 가득 든 돈 봉투도 나왔습니다.

<녹취> “5만 원 짜리인데. 5백만 원 되겠는데? 5백만 원 넘겠는데?”

김 씨는 게임 조작 프로그램 사이트의 운영을 맡았습니다.

프로그램 개발과 회원 관리를 하는 다른 일당 두 명이 더 있었는데요.

이들은 모두 10대였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청소년 두 명이 끼어 있는데 청소년 둘 다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당끼리 역할 분담이 분명했습니다.

10대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문가 뺨치는 컴퓨터 지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15살 장 모 군이 지난해 문제의 게임 조작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18살 이 모 군은 회원 관리를, 그리고 24살인 김 씨가 사이트 운영을 총괄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한 명은 게임 핵 (불법 조작) 프로그램을 잘 짜는 그런 기술이 있고 다른 한 명은 회원 인증이라든지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잘 짤 수 있는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불법 프로그램을 팔기 시작한 이들은 사이트 운영을 위해 학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이들 세 사람 모두가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상태고 별다른 직업이 없이 이런 게임 핵(불법 조작 프로그램) 판매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여기에 전적으로 매달린 그런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프로그램 이용료로 일주일에 5만 원, 한 달에 10만 원 씩을 받았는데도 이를 사겠다는 게임 이용자는 줄을 이었습니다.

1년여 동안 천2백여 명에게 돈을 받고 프로그램을 팔았는데, 4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불법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 받아 공짜로 쓰려는 이용자들에겐 보복까지 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악성 코드를 심어 개인 정보를 빼돌리거나 PC를 강제로 다운시켰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게임 핵(불법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면 여러 가지 악성 코드들도 함께 설치돼서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게 됩니다.”

게임 이용자들은 왜 비싼 돈까지 내가며 불법 프로그램을 사서 게임을 하는 걸까요.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하다 보면 알아요. 핵(불법 프로그램)인지 아닌지. (구입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실력이 좋다고 평가가 되면 좋은 클랜(모임)에 들어갈 수 있어서요.”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많이 하죠. 사람들이. 제 친구들도 어렸을 적에 많이 이용했죠. 돈 주고 사는 것도 있고.”

지나치게 게임 속 승부에 빠져들어 불법 프로그램 이용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 이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이용자들에게 돌아갑니다.

<녹취> 게임 이용자(음성변조) : “보통 게임을 즐긴다는 생각보다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 너무 심해서 그런 게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게임 회사 측도 나름대로 대처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보안 시스템을 이러저리 뚫고 만들어지고 있는터라 불법 프로그램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해당 게임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에 있는 그런 균형이 무너지는 거니까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되고 결국 그러다 보면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게 얼마 피해가 있다고 정량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피해는 있죠.”

경찰과 게임사 측은 게임핵 프로그램은 금전적 손해는 물론, 악성코드 감염 등의 피해를 가져온다며 이용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홍(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이런 불법 프로그램들은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심지어는 개인의 컴퓨터를 파괴하는 그런 위험성까지 있기 때문에 이용하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경찰은 게임핵 판매 사이트 운영자인 김 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10대 두 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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