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쉼터 전국 4만 3천개…어르신은 ‘깜깜’

입력 2017.06.05 (21:40) 수정 2017.06.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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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 곳곳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4만 3천여 개나 있지만 준비가 제대로 안 됐거나 어르신들이 쉼터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종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청에서 무더위 쉼터로 지정한 서울의 한 경로당.

바깥 정문 앞에 붙어 있어야 할 안내팻말이 안으로 옮겨져 일반인들은 쉼터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냉장고에는 시원한 음료수 대신 소주 두 병만 들어 있고, 일부 선풍기는 창고에 처박아 놨습니다.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지만 이곳을 찾는 어르신을 찾기 힘든 이유입니다.

<녹취> 쉼터 관계자(음성변조) : "여름에 (전기료) 더 나오면 안 줘요. 전기세 이런 거 모두 우리가 살림을 맞춰서 살아야 해요."

근처의 또 다른 무더위 쉼터.

주민센터 민원실과 함께 쓰다 보니 정작 어르신들은 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은 무더위 쉼터 대신 근처 공원으로 나가 뙤약볕 밑에서 쉬고 있습니다.

<녹취> 인근 어르신(음성변조) : "거기서 어떻게 노인들끼리 앉아서 대화하면서 얼굴을 볼 수 있겠냐고, 안 그래? 그러니까 그걸 구호로만 해 놓고…."

홍보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코앞에 위치한 쉼터 자체를 모르는 어르신들도 상당숩니다.

<녹취> 인근 어르신(음성변조) : "(여기 밑에 무더위 쉼터 있는 거 아세요?) 몰라요. (더우시면 여기서 그냥 계시는 거예요?) 그렇죠."

지난달 말부터 운영을 시작한 무더위 쉼터는 전국에 4만 3천여 곳.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시설 점검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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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 쉼터 전국 4만 3천개…어르신은 ‘깜깜’
    • 입력 2017-06-05 21:41:06
    • 수정2017-06-06 1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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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 곳곳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4만 3천여 개나 있지만 준비가 제대로 안 됐거나 어르신들이 쉼터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종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청에서 무더위 쉼터로 지정한 서울의 한 경로당. 바깥 정문 앞에 붙어 있어야 할 안내팻말이 안으로 옮겨져 일반인들은 쉼터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냉장고에는 시원한 음료수 대신 소주 두 병만 들어 있고, 일부 선풍기는 창고에 처박아 놨습니다.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지만 이곳을 찾는 어르신을 찾기 힘든 이유입니다. <녹취> 쉼터 관계자(음성변조) : "여름에 (전기료) 더 나오면 안 줘요. 전기세 이런 거 모두 우리가 살림을 맞춰서 살아야 해요." 근처의 또 다른 무더위 쉼터. 주민센터 민원실과 함께 쓰다 보니 정작 어르신들은 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은 무더위 쉼터 대신 근처 공원으로 나가 뙤약볕 밑에서 쉬고 있습니다. <녹취> 인근 어르신(음성변조) : "거기서 어떻게 노인들끼리 앉아서 대화하면서 얼굴을 볼 수 있겠냐고, 안 그래? 그러니까 그걸 구호로만 해 놓고…." 홍보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코앞에 위치한 쉼터 자체를 모르는 어르신들도 상당숩니다. <녹취> 인근 어르신(음성변조) : "(여기 밑에 무더위 쉼터 있는 거 아세요?) 몰라요. (더우시면 여기서 그냥 계시는 거예요?) 그렇죠." 지난달 말부터 운영을 시작한 무더위 쉼터는 전국에 4만 3천여 곳.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시설 점검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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