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여성, 무릎관절염 위험 더 높아

입력 2017.06.06 (08:49) 수정 2017.06.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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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무릎관절염은 전 세계 2억 5천만 명 이상 앓고 있는 질병인데요.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이 격차가 더 커서요,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높은 상황입니다.

그동안 폐경 후 호르몬 변화나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그렇다는 등 추측이 난무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탠데요.

국내연구팀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유난히 무릎관절염이 많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했습니다.

<질문>
박광식 기자, 먼저 무릎관절염 환자가 여성에게 더 많다는 게 사실인가요?

<답변>
네, 나이가 들면 무릎관절연골이 닳아 아프고 쑤신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빠르게는 사십대 후반부터 생기기 시작해 오육십대에 환자가 급증하고요.

특히 이 무릎관절염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큰 질환입니다.

먼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요, 해마다 무릎관절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고요.

지난해 271만 명이 진료를 받았는데, 성별로 보면, 여성이 192만 명으로 남성에 비해 2.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남녀 비율은 해마다 비슷한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정말 왜 여성이 많은지 궁금한데요. 국내 연구팀이 그 이유를 밝혔다는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성별의 차이를 설명하려면 폐경 후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고 막연히 추정했는데요.

그런데 이 말을 그냥 믿기에는 좀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호르몬 때문이라면, 우리 몸 전체 관절이 아파야 하는데, 유독 무릎관절만 더 아픈지를 설명하는 덴 무리가 따르는 겁니다.

그래서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분명히 무릎을 쓰는 과정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하고, 보행 시 관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압력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모션 캡쳐 기술로 3차 원 동작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연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60대 이상 관절염이 없고 다리가 휘지 않은 남녀 여든 네 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그 결과, 걷는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무릎 안쪽에 걸리는 부하가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건 상당히 큰 차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무릎하중이 걸리면, 일본에서 이뤄진 선행연구에 비춰볼 때 무릎관절염 진행확률이 3.7배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왜 여성에게 하중이 더 높은 걸까요?

<답변>
중요한 질문인데요.

연구팀은 그 이유까지 조목조목 밝혀냈습니다.

여자가 상대적으로 골반이 10% 더 넓었고요.

걸을 때 보폭 말고, 발과 발 사이의 가로길이를 보간이라고 하는데요.

여성에서 이 보간이 30% 더 좁았습니다.

여성의 넓은 골반과 좁은 보간이 무릎안쪽으로 힘을 더 받게 한 겁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노두현(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우리가 걷게 될 때 체중 몸의 무게 중심이 가운데 배꼽쯤에 있다고 치면 걸을 때 발은 배꼽보다 둘 다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요. 그게 더 넓으면 넓을수록 무릎 안쪽으로 꺾이는 힘은 적게 되고 더 좁으면 좁을수록 꺾이는 힘이 더 크게 됩니다. 그거는 저희가 이번 논문에서 증명한 바이고..."

<질문>
어렴풋이 이해가 될 것 같기고 한데, 좀 더 쉽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답변>
네, 앞에선 연구결과에 대한 팩트를 설명했다면, 이제부턴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골반을 받치는 두 다리가 있죠.

여성은 상대적으로 골반이 더 넓어요.

그런데 두 다리가 똑바르게 받치는 게 아니라 과도하게 모아진다면 역삼각형이 되겠죠?

그러면, 아래쪽 다리에 받는 힘이 중앙으로 쏠릴 겁니다.

그런데, 우리 다리는 중간에 움직일 수 있는 무릎관절이 있죠.

위에서 아래 중앙으로 힘이 쏠리니까,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힘을 받게 되는 겁니다.

같은 보행이라도 무릎안쪽 연골이 더 많이 닳아 손상을 받는 겁니다.

<질문>
그러면 무릎 안쪽이 꺾이는 힘을 덜 받게 하는 게 좋겠네요.

<답변>
네. 좋은 지적입니다. 무릎 안쪽에 꺾이는 힘을 줄일 수 있다면, 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건데요.

여성 무릎하중의 이유가 넓은 골반과 좁은 보간이라고 했으니까, 추론을 해볼 수 있겠죠.

일단 골반의 크기를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요, 다만, 좁은 보간은 좀 넓힐 수 있겠죠.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서 평소 보간을 조금 넓게 하면, 발 안쪽 하중이 줄어든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걸을 때 양 발을 번갈아 가며 완전 일자로 걷거나 너무 좁게 모아서 걷기보다는 골반 폭을 고려해 살짝 넓게 걷는 습관을 들인다면, 무릎의 하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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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여성, 무릎관절염 위험 더 높아
    • 입력 2017-06-06 08:53:23
    • 수정2017-06-06 09: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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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관절염은 전 세계 2억 5천만 명 이상 앓고 있는 질병인데요.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이 격차가 더 커서요,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높은 상황입니다.

그동안 폐경 후 호르몬 변화나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그렇다는 등 추측이 난무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탠데요.

국내연구팀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유난히 무릎관절염이 많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했습니다.

<질문>
박광식 기자, 먼저 무릎관절염 환자가 여성에게 더 많다는 게 사실인가요?

<답변>
네, 나이가 들면 무릎관절연골이 닳아 아프고 쑤신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빠르게는 사십대 후반부터 생기기 시작해 오육십대에 환자가 급증하고요.

특히 이 무릎관절염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큰 질환입니다.

먼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요, 해마다 무릎관절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고요.

지난해 271만 명이 진료를 받았는데, 성별로 보면, 여성이 192만 명으로 남성에 비해 2.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남녀 비율은 해마다 비슷한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정말 왜 여성이 많은지 궁금한데요. 국내 연구팀이 그 이유를 밝혔다는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성별의 차이를 설명하려면 폐경 후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고 막연히 추정했는데요.

그런데 이 말을 그냥 믿기에는 좀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호르몬 때문이라면, 우리 몸 전체 관절이 아파야 하는데, 유독 무릎관절만 더 아픈지를 설명하는 덴 무리가 따르는 겁니다.

그래서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분명히 무릎을 쓰는 과정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하고, 보행 시 관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압력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모션 캡쳐 기술로 3차 원 동작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연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60대 이상 관절염이 없고 다리가 휘지 않은 남녀 여든 네 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그 결과, 걷는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무릎 안쪽에 걸리는 부하가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건 상당히 큰 차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무릎하중이 걸리면, 일본에서 이뤄진 선행연구에 비춰볼 때 무릎관절염 진행확률이 3.7배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왜 여성에게 하중이 더 높은 걸까요?

<답변>
중요한 질문인데요.

연구팀은 그 이유까지 조목조목 밝혀냈습니다.

여자가 상대적으로 골반이 10% 더 넓었고요.

걸을 때 보폭 말고, 발과 발 사이의 가로길이를 보간이라고 하는데요.

여성에서 이 보간이 30% 더 좁았습니다.

여성의 넓은 골반과 좁은 보간이 무릎안쪽으로 힘을 더 받게 한 겁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노두현(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우리가 걷게 될 때 체중 몸의 무게 중심이 가운데 배꼽쯤에 있다고 치면 걸을 때 발은 배꼽보다 둘 다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요. 그게 더 넓으면 넓을수록 무릎 안쪽으로 꺾이는 힘은 적게 되고 더 좁으면 좁을수록 꺾이는 힘이 더 크게 됩니다. 그거는 저희가 이번 논문에서 증명한 바이고..."

<질문>
어렴풋이 이해가 될 것 같기고 한데, 좀 더 쉽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답변>
네, 앞에선 연구결과에 대한 팩트를 설명했다면, 이제부턴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골반을 받치는 두 다리가 있죠.

여성은 상대적으로 골반이 더 넓어요.

그런데 두 다리가 똑바르게 받치는 게 아니라 과도하게 모아진다면 역삼각형이 되겠죠?

그러면, 아래쪽 다리에 받는 힘이 중앙으로 쏠릴 겁니다.

그런데, 우리 다리는 중간에 움직일 수 있는 무릎관절이 있죠.

위에서 아래 중앙으로 힘이 쏠리니까,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힘을 받게 되는 겁니다.

같은 보행이라도 무릎안쪽 연골이 더 많이 닳아 손상을 받는 겁니다.

<질문>
그러면 무릎 안쪽이 꺾이는 힘을 덜 받게 하는 게 좋겠네요.

<답변>
네. 좋은 지적입니다. 무릎 안쪽에 꺾이는 힘을 줄일 수 있다면, 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건데요.

여성 무릎하중의 이유가 넓은 골반과 좁은 보간이라고 했으니까, 추론을 해볼 수 있겠죠.

일단 골반의 크기를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요, 다만, 좁은 보간은 좀 넓힐 수 있겠죠.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서 평소 보간을 조금 넓게 하면, 발 안쪽 하중이 줄어든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걸을 때 양 발을 번갈아 가며 완전 일자로 걷거나 너무 좁게 모아서 걷기보다는 골반 폭을 고려해 살짝 넓게 걷는 습관을 들인다면, 무릎의 하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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