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클릭 한 번에 3만 원…검색광고시장 과열

입력 2017.07.07 (21:30) 수정 2017.07.0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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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나오죠.

그런데 검색어 관련 정보 보다 그 단어와 연관된 광고가 먼저 화면 상단에 표시됩니다.

이걸 검색 광고라고 하는데요.

주로 자영업자들이 검색 광고를 많이 이용합니다.

국내 인터넷 검색 1위 업체인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만 검색 광고로 5천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검색 광고 수입입니다.

인터넷 대기업이 몸집을 불리는 사이 검색 광고 시장은 과열되고 있습니다.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클릭 당 과금, 과열 경쟁 부추긴다▼

<리포트>

직원 30여 명을 둔 컴퓨터 수리 업체입니다.

지난해 검색 광고 경쟁에 뛰어들어서 한 번 클릭에 3만 원까지 광고비를 집행하다가 도산 위기를 겪었습니다.

지금도 매달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쓰면서 무려 10만 개의 검색 문구를 잡아두고 있습니다.

거의 유일한 홍보 수단이 검색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00(컴퓨터 수리업체 대표) : "(검색 광고)하지 않으면 업무의 양이 적어져서요. 직원들도 버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때문에 회사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인터넷 검색 광고는 한 번 클릭할 때 내는 광고 단가를 놓고 사업자들이 경쟁을 하는 입찰 방식으로 결정됩니다.

경쟁이 치열한 업종은 해마다 10% 정도씩 단가가 오릅니다.

광고 단가가 치솟으면 이를 악용해서 경쟁업체를 고사시키기도 합니다.

신규 업체가 상위권에 들어오면 기존 업체들이 집중 클릭해 광고비 폭탄을 안기는 겁니다.

<인터뷰> 조병우(컴퓨터 수리업체 대표) : "경쟁 업체에서 누르는 거죠. 많이 했을 때 1주일인가 2주일 정도에 정말 백 여 만 원 정도 그냥 소진이 되는..."

경쟁이 과열될수록 자영업자의 부담은 늘고 인터넷 대기업의 이익은 불어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클릭 당 과금과 입찰 방식은 해외에서도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 광고 기법이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브로커·사기 판치는 독과점 시장구조▼

<기자 멘트>

휴가철을 맞아, 펜션을 예약해볼까요?

네이버 검색창에 '속초 펜션'이라고 입력하자, 광고가 맨 위에 나옵니다.

이렇게 제일 위에 링크를 올리려면 얼마나 들까?

요즘엔 한번 클릭할 때마다 펜션 주인이 5천 원 이상을 광고료로 내야 합니다.

자금력 있는 브로커들은 인기 검색어를 미리 사놓고 소규모 업체에게 나눠 팔면서 수수료를 챙기기도 합니다.

전셋집을 얻어놓고 방 한 칸씩 따로, 월세를 놓는 셈입니다.

검색 광고에 익숙치 않은 자영업자들은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5백만 원 내면 5년 동안 최상단 광고 유지...", "홈페이지 제작 비용만 내면 1년 동안 네이버 광고비 면제..."

대부분 과장된 내용이거나 거짓입니다.

한두 업체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과점 시장이다보니 나타나는 문제들인데요.

관련 기관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천 건이 넘는 인터넷 광고 분쟁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검색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별다른 규제장치가 없다보니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혼란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차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규제 없는 모바일 검색 광고, 업자·소비자 모두 혼란▼

<리포트>

네이버 검색창에 '원피스'란 단어를 쳐봤습니다.

검색 광고는 '관련 광고'라는 문구와 함께 배경색이 달라 일반 검색 내용과 쉽게 구별됩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쇼핑 검색창에 같은 단어를 검색했습니다.

맨 먼저 표시되는 상품들을 자세히 보면 '광고'라고 작은 글씨로 표시돼 있지만 배경색은 구별되지 않습니다.

3년 전 공정위가 일반 검색 내용과 광고를 명확히 구별되도록 하라고 했지만 모바일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문용(녹색소비자연대 ICT 국장) : "(배경 음영을) 일부에는 적용하고 일부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은 (광고를 구분하라는) 이용자 보호조치에 대해서 피해가는 꼼수를 하고 있는거다."

네이버가 모바일 쇼핑 검색 광고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인기 제품보다는 광고비를 낸 제품이 먼저 표시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광고료를 감당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공정하게 경쟁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인터넷쇼핑몰 운영업자 : "(네이버가 정한) 가이드라인대로 장사를 하셨던 분들은 이 광고가 들어옴으로 인해 피해가 막심하죠. 왜나하면 저 다섯개 (광고) 상품 뒤로 밀렸기때문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모바일 광고 시장은 매년 급성장 해 연간 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차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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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클릭 한 번에 3만 원…검색광고시장 과열
    • 입력 2017-07-07 21:32:08
    • 수정2017-07-07 21: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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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나오죠.

그런데 검색어 관련 정보 보다 그 단어와 연관된 광고가 먼저 화면 상단에 표시됩니다.

이걸 검색 광고라고 하는데요.

주로 자영업자들이 검색 광고를 많이 이용합니다.

국내 인터넷 검색 1위 업체인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만 검색 광고로 5천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검색 광고 수입입니다.

인터넷 대기업이 몸집을 불리는 사이 검색 광고 시장은 과열되고 있습니다.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클릭 당 과금, 과열 경쟁 부추긴다▼

<리포트>

직원 30여 명을 둔 컴퓨터 수리 업체입니다.

지난해 검색 광고 경쟁에 뛰어들어서 한 번 클릭에 3만 원까지 광고비를 집행하다가 도산 위기를 겪었습니다.

지금도 매달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쓰면서 무려 10만 개의 검색 문구를 잡아두고 있습니다.

거의 유일한 홍보 수단이 검색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00(컴퓨터 수리업체 대표) : "(검색 광고)하지 않으면 업무의 양이 적어져서요. 직원들도 버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때문에 회사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인터넷 검색 광고는 한 번 클릭할 때 내는 광고 단가를 놓고 사업자들이 경쟁을 하는 입찰 방식으로 결정됩니다.

경쟁이 치열한 업종은 해마다 10% 정도씩 단가가 오릅니다.

광고 단가가 치솟으면 이를 악용해서 경쟁업체를 고사시키기도 합니다.

신규 업체가 상위권에 들어오면 기존 업체들이 집중 클릭해 광고비 폭탄을 안기는 겁니다.

<인터뷰> 조병우(컴퓨터 수리업체 대표) : "경쟁 업체에서 누르는 거죠. 많이 했을 때 1주일인가 2주일 정도에 정말 백 여 만 원 정도 그냥 소진이 되는..."

경쟁이 과열될수록 자영업자의 부담은 늘고 인터넷 대기업의 이익은 불어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클릭 당 과금과 입찰 방식은 해외에서도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 광고 기법이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브로커·사기 판치는 독과점 시장구조▼

<기자 멘트>

휴가철을 맞아, 펜션을 예약해볼까요?

네이버 검색창에 '속초 펜션'이라고 입력하자, 광고가 맨 위에 나옵니다.

이렇게 제일 위에 링크를 올리려면 얼마나 들까?

요즘엔 한번 클릭할 때마다 펜션 주인이 5천 원 이상을 광고료로 내야 합니다.

자금력 있는 브로커들은 인기 검색어를 미리 사놓고 소규모 업체에게 나눠 팔면서 수수료를 챙기기도 합니다.

전셋집을 얻어놓고 방 한 칸씩 따로, 월세를 놓는 셈입니다.

검색 광고에 익숙치 않은 자영업자들은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5백만 원 내면 5년 동안 최상단 광고 유지...", "홈페이지 제작 비용만 내면 1년 동안 네이버 광고비 면제..."

대부분 과장된 내용이거나 거짓입니다.

한두 업체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과점 시장이다보니 나타나는 문제들인데요.

관련 기관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천 건이 넘는 인터넷 광고 분쟁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검색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별다른 규제장치가 없다보니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혼란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차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규제 없는 모바일 검색 광고, 업자·소비자 모두 혼란▼

<리포트>

네이버 검색창에 '원피스'란 단어를 쳐봤습니다.

검색 광고는 '관련 광고'라는 문구와 함께 배경색이 달라 일반 검색 내용과 쉽게 구별됩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쇼핑 검색창에 같은 단어를 검색했습니다.

맨 먼저 표시되는 상품들을 자세히 보면 '광고'라고 작은 글씨로 표시돼 있지만 배경색은 구별되지 않습니다.

3년 전 공정위가 일반 검색 내용과 광고를 명확히 구별되도록 하라고 했지만 모바일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문용(녹색소비자연대 ICT 국장) : "(배경 음영을) 일부에는 적용하고 일부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은 (광고를 구분하라는) 이용자 보호조치에 대해서 피해가는 꼼수를 하고 있는거다."

네이버가 모바일 쇼핑 검색 광고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인기 제품보다는 광고비를 낸 제품이 먼저 표시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광고료를 감당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공정하게 경쟁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인터넷쇼핑몰 운영업자 : "(네이버가 정한) 가이드라인대로 장사를 하셨던 분들은 이 광고가 들어옴으로 인해 피해가 막심하죠. 왜나하면 저 다섯개 (광고) 상품 뒤로 밀렸기때문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모바일 광고 시장은 매년 급성장 해 연간 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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