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경찰 단속 피해 광란의 질주…벌점 325점

입력 2017.07.20 (08:34) 수정 2017.07.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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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이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경찰 순찰차가 한 승용차와 아찔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교통 법규 위반 단속을 피해 검은색 승용차가 무서운 속도로 달아나기 시작한 건데, 중앙선과 신호는 안중에 없는 모습입니다.

광란의 질주는 대로변과 골목길을 가리지 않았는데요.

심야 시간이라 인적이 드물어서 다행이지, 자칫하다가 큰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8분 동안의 도주극.

교통법규 위반을 모아보니 벌점이 무려 3백25점이나 됐습니다.

위험천만했던 도주극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그제 새벽 3시쯤, 서울 강남의 한 대로변입니다.

순찰 중이던 경찰이 불법 유턴을 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를 발견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순찰차가 이렇게 가고 있었고요. 저쪽으로. 그런데 그 차가 갑자기 저 밑에서 (불법) 유턴을 해서 이쪽으로 왔던 거예요.”

경찰은 즉시 검은색 승용차에 정지 명령을 내리고, 차를 세우도록 유도했습니다.

속도를 줄이는가 싶던 차량, 갑자기 골목길 앞에서 속도를 올려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처음에 저희가 두세 차례 정도 정차 명령을 하니까 여기 하위 차선에서 속도를 줄이다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이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던 거예요.”

검은색 차량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내달렸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라 그나마 천만다행, 행인이라도 있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던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골목길에는 보통 30~40km 이렇게만 달려도 빠른 속도인데 당시 상황은 야간이고 배달 오토바이들도 많고 방지턱도 있는데 시속 80km 정도로 달린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죠.”

대로변으로 나와선 속도를 더 높입니다.

제한 속도가 시속 60km인 길에서 시속 100km가 넘게 속도를 냅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이 계속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2차 사고도 나면 안 되고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니까 이런 걸 염두에 두면서 따라갔죠.”

2차 사고 위험 때문에 속도를 더 내지 못한 경찰.

도주 차량을 일단 놓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도주 차량이 순찰차에 다시 포착되고, 추격전이 이어집니다.

도주 차량은 인도 경계석에 부딪혀 바퀴까지 찢어졌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1차 도주를 마치고 다음 도주를 할 때 후진을 하면서 뒷바퀴가 펑크 나면서 그 속도로 도망을 갔는데 코너링을 하다가 아무래도 뒷바퀴가 터지다 보니까 한 번 S자로 크게 돌았던 것 같습니다.”

차량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무법 질주.

다른 운전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불법 유턴을 하다가 택시와 부딪힐 뻔 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이00(택시기사) : “오른쪽 골목길에서 저도 순간적으로 그게 어떤 물체라는 것도 인식 못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으로 그 차가 (튀어나왔고) 저하고 추돌했든 어떤 차하고 추돌했든 간에 연쇄 추돌로 여러 차가 큰일 날 뻔 했어요.”

긴박한 추격전은 순찰차 6대가 동원되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순찰차 한 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나 다른 차량 피해는 없었습니다.

도주 거리만 6km, 심야에 강남 일대를 8분여 동안 무법 천지로 만들었습니다.

붙잡힌 도주 차량 운전자는 41살 김 모 씨입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단속을 하다 보면 수배가 걸려있다거나 아니면 야간이다 보니까 음주하신 분들이 그렇게 많이 도망가는데 저희는 그때 음주 아니면 수배로 생각하고 있었죠.”

필사적으로 도주를 하는 터에 경찰은 도주 차량 운전자가 수배범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피의자는 이미 15점의 면허 벌점을 갖고 있어서 이번에 단속되면 또 면허가 정지될까 봐 도주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불법 유턴으로 벌점 30점을 더 받으면 면허 정지 45일을 당할까봐 도주를 했다고 진술했는데요.

하지만 이 도주극으로 벌점 30점이 8분 만에 3백25점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도주 과정에서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과속, 또 지시 명령 위반 이렇게 해서 16회의 위반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벌점 30점짜리 중앙선 침범 다섯 차례, 15점짜리 신호 위반 여섯 차례 등입니다.

면허 취소 기준인 1백21점을 훨씬 넘어선 벌점을 받은 겁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단순한 법규 위반이었기 때문에 벌점 30점에 범칙금 6만 원만 부과되면 될 사안이었지만 이렇게 난폭운전을 함으로써 형사 입건은 물론 면허가 취소 될 위기에 처해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김 씨는 벌점 때문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유흥업소 불법 자가용 택시, 이른바 콜뛰기 영업을 하다가 순찰차가 불러세우자 도주극을 벌였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콜뛰기 택시 영업을 하다가 두 차례 처벌 받은 적이 있고, 도주극을 벌인 날도 유흥업소 주변을 차량으로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유흥주점 주변을 세 번씩이나 맴도는 그런 형상으로 봐서 자가용 영업을 하다가 단속됐다고 본 것으로 보이고 있고요. 일단은 심리적으로 순간 모면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더 컸지 않나…….”

경찰은 벌점 3백25점을 부과해 김 씨의 운전 면허를 취소하고, 난폭운전 혐의와 함께, 불법 자가용 택시 영업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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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경찰 단속 피해 광란의 질주…벌점 325점
    • 입력 2017-07-20 08:36:08
    • 수정2017-07-20 0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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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이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경찰 순찰차가 한 승용차와 아찔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교통 법규 위반 단속을 피해 검은색 승용차가 무서운 속도로 달아나기 시작한 건데, 중앙선과 신호는 안중에 없는 모습입니다.

광란의 질주는 대로변과 골목길을 가리지 않았는데요.

심야 시간이라 인적이 드물어서 다행이지, 자칫하다가 큰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8분 동안의 도주극.

교통법규 위반을 모아보니 벌점이 무려 3백25점이나 됐습니다.

위험천만했던 도주극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그제 새벽 3시쯤, 서울 강남의 한 대로변입니다.

순찰 중이던 경찰이 불법 유턴을 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를 발견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순찰차가 이렇게 가고 있었고요. 저쪽으로. 그런데 그 차가 갑자기 저 밑에서 (불법) 유턴을 해서 이쪽으로 왔던 거예요.”

경찰은 즉시 검은색 승용차에 정지 명령을 내리고, 차를 세우도록 유도했습니다.

속도를 줄이는가 싶던 차량, 갑자기 골목길 앞에서 속도를 올려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처음에 저희가 두세 차례 정도 정차 명령을 하니까 여기 하위 차선에서 속도를 줄이다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이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던 거예요.”

검은색 차량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내달렸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라 그나마 천만다행, 행인이라도 있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던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골목길에는 보통 30~40km 이렇게만 달려도 빠른 속도인데 당시 상황은 야간이고 배달 오토바이들도 많고 방지턱도 있는데 시속 80km 정도로 달린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죠.”

대로변으로 나와선 속도를 더 높입니다.

제한 속도가 시속 60km인 길에서 시속 100km가 넘게 속도를 냅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이 계속됩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2차 사고도 나면 안 되고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니까 이런 걸 염두에 두면서 따라갔죠.”

2차 사고 위험 때문에 속도를 더 내지 못한 경찰.

도주 차량을 일단 놓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도주 차량이 순찰차에 다시 포착되고, 추격전이 이어집니다.

도주 차량은 인도 경계석에 부딪혀 바퀴까지 찢어졌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1차 도주를 마치고 다음 도주를 할 때 후진을 하면서 뒷바퀴가 펑크 나면서 그 속도로 도망을 갔는데 코너링을 하다가 아무래도 뒷바퀴가 터지다 보니까 한 번 S자로 크게 돌았던 것 같습니다.”

차량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무법 질주.

다른 운전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불법 유턴을 하다가 택시와 부딪힐 뻔 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이00(택시기사) : “오른쪽 골목길에서 저도 순간적으로 그게 어떤 물체라는 것도 인식 못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으로 그 차가 (튀어나왔고) 저하고 추돌했든 어떤 차하고 추돌했든 간에 연쇄 추돌로 여러 차가 큰일 날 뻔 했어요.”

긴박한 추격전은 순찰차 6대가 동원되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순찰차 한 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나 다른 차량 피해는 없었습니다.

도주 거리만 6km, 심야에 강남 일대를 8분여 동안 무법 천지로 만들었습니다.

붙잡힌 도주 차량 운전자는 41살 김 모 씨입니다.

<인터뷰> 김영만(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 “단속을 하다 보면 수배가 걸려있다거나 아니면 야간이다 보니까 음주하신 분들이 그렇게 많이 도망가는데 저희는 그때 음주 아니면 수배로 생각하고 있었죠.”

필사적으로 도주를 하는 터에 경찰은 도주 차량 운전자가 수배범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피의자는 이미 15점의 면허 벌점을 갖고 있어서 이번에 단속되면 또 면허가 정지될까 봐 도주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불법 유턴으로 벌점 30점을 더 받으면 면허 정지 45일을 당할까봐 도주를 했다고 진술했는데요.

하지만 이 도주극으로 벌점 30점이 8분 만에 3백25점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도주 과정에서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과속, 또 지시 명령 위반 이렇게 해서 16회의 위반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벌점 30점짜리 중앙선 침범 다섯 차례, 15점짜리 신호 위반 여섯 차례 등입니다.

면허 취소 기준인 1백21점을 훨씬 넘어선 벌점을 받은 겁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단순한 법규 위반이었기 때문에 벌점 30점에 범칙금 6만 원만 부과되면 될 사안이었지만 이렇게 난폭운전을 함으로써 형사 입건은 물론 면허가 취소 될 위기에 처해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김 씨는 벌점 때문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유흥업소 불법 자가용 택시, 이른바 콜뛰기 영업을 하다가 순찰차가 불러세우자 도주극을 벌였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콜뛰기 택시 영업을 하다가 두 차례 처벌 받은 적이 있고, 도주극을 벌인 날도 유흥업소 주변을 차량으로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수사팀장) : “유흥주점 주변을 세 번씩이나 맴도는 그런 형상으로 봐서 자가용 영업을 하다가 단속됐다고 본 것으로 보이고 있고요. 일단은 심리적으로 순간 모면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더 컸지 않나…….”

경찰은 벌점 3백25점을 부과해 김 씨의 운전 면허를 취소하고, 난폭운전 혐의와 함께, 불법 자가용 택시 영업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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