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베네수엘라 개헌 찬반 충돌…사상자 속출

입력 2017.07.22 (21:41) 수정 2017.07.2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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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넉 달째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지난 주말, 마두로 대통령 찬반 진영 간에 '투표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현 마두로 정부 측은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겠다며 자동투표기를 첫 도입한 시범 투표를 시행했는데요,

반면 우파 야권은 집권 연장을 위한 개헌에 반대한다며 독자적인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격 사건까지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본부 연결해 알아봅니다.

<리포트>

일요일 오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총소리가 잇따라 나고, 놀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급히 몸을 숨깁니다.

야권 연합이 주도한 개헌 찬반 국민투표 참여를 위해 투표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에게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총격으로 61살의 여성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야당 연합은 친정부 성향의 불법 무장 단체가 투표장에 온 시민들을 노리고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메를리 디아즈(투표 참가자) : "우리는 수백만 명의 국민이 마두로 정부가 주도하는 제헌의회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줄 겁니다."

야권 연합은 자신들이 주도한 투표에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인 7백만 명이 이상이 참여했다며 반 마두로 투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훌리오 보르헤스(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 "오늘의 이 투표는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4월부터 더욱 확대됐습니다.

대법원이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를 전격 해산하는 판결을 내리자 야당의 장외 투쟁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인터뷰> 훌리오 보르헤스(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 "(대법원의 판결문은) 쓰레기입니다. 헌법을 짓밟은 사람들이 만든 쓰레기입니다."

급기야는 현직 경찰관이 헬기를 몰고 대법원에 총격을 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의 자작극이란 논란 속에 경제난에 시달려온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20개 야당으로 구성된 야권 연합은 지지자들에게 반정부 시위 강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하고 20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생활고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모국을 등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올 들어 벌써 5만 2천여 명의 국민이 미국과 브라질, 멀리는 스페인 등으로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한해 2만 7천 명의 배 가까이 많은 규모입니다.

<인터뷰> 윌리엄 스핀들러(유엔난민기구 대변인) : "폭력과 불안한 정국을 피해 빠져나왔지만 망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경제 체제와 의료체계가 붕괴된데 이어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 시도에 나서자 국제사회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헌의회 투표를 강행하면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 제재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브라질 테메르 대통령과 남미 주변국 대통령, 유럽연합도 마두로 정권을 압박했습니다.

<인터뷰> 빈센트 폭스(멕시코 전 대통령) : "마두로 대통령은 그 누구도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더는 경제를 망치지 말고 즉시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누구로부터도 굴욕을 당하지 않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인터뷰>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가 되려고 하는 '나쁜 지도자'입니다."

그러면서, 국제적 압박에도 예정대로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치를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우리가 유럽제국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은 1809년에 살고 있습니까? 베네수엘라는 엄연한 자유 주권 국가입니다."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천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베네수엘라,

오는 30일, 마두로 대통령이 5백여 명의 제헌 의원을 선출하는 제헌의회 투표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베네수엘라 정국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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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베네수엘라 개헌 찬반 충돌…사상자 속출
    • 입력 2017-07-22 22:21:37
    • 수정2017-07-22 22:37:3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넉 달째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지난 주말, 마두로 대통령 찬반 진영 간에 '투표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현 마두로 정부 측은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겠다며 자동투표기를 첫 도입한 시범 투표를 시행했는데요,

반면 우파 야권은 집권 연장을 위한 개헌에 반대한다며 독자적인 개헌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격 사건까지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본부 연결해 알아봅니다.

<리포트>

일요일 오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총소리가 잇따라 나고, 놀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급히 몸을 숨깁니다.

야권 연합이 주도한 개헌 찬반 국민투표 참여를 위해 투표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에게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총격으로 61살의 여성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야당 연합은 친정부 성향의 불법 무장 단체가 투표장에 온 시민들을 노리고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메를리 디아즈(투표 참가자) : "우리는 수백만 명의 국민이 마두로 정부가 주도하는 제헌의회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줄 겁니다."

야권 연합은 자신들이 주도한 투표에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인 7백만 명이 이상이 참여했다며 반 마두로 투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훌리오 보르헤스(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 "오늘의 이 투표는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4월부터 더욱 확대됐습니다.

대법원이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를 전격 해산하는 판결을 내리자 야당의 장외 투쟁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인터뷰> 훌리오 보르헤스(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 "(대법원의 판결문은) 쓰레기입니다. 헌법을 짓밟은 사람들이 만든 쓰레기입니다."

급기야는 현직 경찰관이 헬기를 몰고 대법원에 총격을 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의 자작극이란 논란 속에 경제난에 시달려온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20개 야당으로 구성된 야권 연합은 지지자들에게 반정부 시위 강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하고 20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생활고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모국을 등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올 들어 벌써 5만 2천여 명의 국민이 미국과 브라질, 멀리는 스페인 등으로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한해 2만 7천 명의 배 가까이 많은 규모입니다.

<인터뷰> 윌리엄 스핀들러(유엔난민기구 대변인) : "폭력과 불안한 정국을 피해 빠져나왔지만 망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경제 체제와 의료체계가 붕괴된데 이어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 시도에 나서자 국제사회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헌의회 투표를 강행하면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 제재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브라질 테메르 대통령과 남미 주변국 대통령, 유럽연합도 마두로 정권을 압박했습니다.

<인터뷰> 빈센트 폭스(멕시코 전 대통령) : "마두로 대통령은 그 누구도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더는 경제를 망치지 말고 즉시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누구로부터도 굴욕을 당하지 않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인터뷰>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가 되려고 하는 '나쁜 지도자'입니다."

그러면서, 국제적 압박에도 예정대로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치를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우리가 유럽제국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은 1809년에 살고 있습니까? 베네수엘라는 엄연한 자유 주권 국가입니다."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천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베네수엘라,

오는 30일, 마두로 대통령이 5백여 명의 제헌 의원을 선출하는 제헌의회 투표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베네수엘라 정국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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