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전자발찌 찬 채로 성범죄·흉기 난동

입력 2017.08.01 (08:34) 수정 2017.08.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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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주 경기도 성남의 한 상가에서 흉기를 든 괴한이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전이 드문 새벽 시간대 30대 남성이 상가 화장실에서 마주친 여성을 노리고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건데요.

긴박한 순간 피해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이 남성은 여성을 도우려는 시민에게 흉기를 휘드르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달아난 남성을 잡고보니, 성범죄 전과자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이 남성의 위치가 전송됐지만, 사전에 범행 시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6일 새벽.

20대 남성과 여성이 상가 복도를 다급하게 뛰어갑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이들의 뒤를 따라 나옵니다.

남성의 손에는 흉기까지 들려있습니다.

<인터뷰> 건물 경비원 : “(흉기로) 딱 찌른 거예요. (다친) 남학생은 이제 도망가라고……. 피해 여성은 저리로 도망가고…….”

흉기를 들고 있던 남성은 39살 김 모 씨.

달아나던 사람들과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습니다.

사건이 시작된 건 그날 새벽 4시 40분쯤.

상가를 지나던 21살 A모 씨는 한 여성의 비명을 듣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편의점 와서 담배를 하나 사고 가려고 하는데 막 비명이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남들 싸우는 줄 알고 그냥 가려고 했는데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정말 위급한 상황인 것 같아서 한 번 와봤어요.”

소리가 난 곳은 상가 내 개방 화장실 쪽,

20대 여성이 겁에 질린 채 살려달라는 말만 외치고 있었습니다.

A씨가 다가가 여성을 자세히보니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학교 선배였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피해 여성의) 얼굴이 붓고 입술이 파랗고요. 입술이 전체적으로 파랗고 또 여기에 멍이 들었어요. 겁에 질려서.”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여성 옆에는 술에 취한 김 씨가 있었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피해 여성은) 넘어져 있었고 옷에 피 묻어 있었고 남자는 여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계속하고 있었고요.”

A씨가 다가가자 김 씨는 남녀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흉기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뭐 하시는 거냐고 했더니 너는 뭐 하는 OO냐라고 해서 지금 여기서 뭐하시는 거냐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범인이 뒷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서 바로 이렇게 찌른 거죠.”

급하게 여성을 피신시킨 뒤, 김 씨를 제지하려하다 A씨는 결국 흉기에 찔리고 맙니다.

천만 다행으로 부상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저도 화가 나서 딱 쳐다봤는데 흉기가 하나 더 나오는 거예요. 진짜 이 사람은 나를 죽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도망갔죠.”

A씨는 피해 여성을 데리고 인근 편의점으로 몸을 피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김 씨는 그사이 건물 밖으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제가 차도로 나갔고 그 사람이 저를 따라 나오다가 저를 그냥 지나치고 횡단보도를 건넜어요. 건너고 저쪽 골목으로 들어갔죠.”

경찰이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었는데, 단순한 흉기 난동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새벽, 김 씨가 상가 내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피해자들을 위협한 거였습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피해 여성이) 화장실에 들어갈 때 범인인 피의자는 바로 옆에 있는 남자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여성이 혼자 들어가는 걸 보고, 흉기를 들이대며 성폭행을 시도했던 건데요.

피해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일단 화장실 밖으로 남성을 유인하려 했습니다.

그 순간 순찰을 돌던 건물 경비원과 비명 소리를 들은 A씨가 차례로 화장실 앞으로 오면서 김 씨의 흉기 난동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당시 여자 화장실 외부 문이 잠겨있었다고 해요. 평상시와는 다르게 닫혀 있으니까 (경비원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까 여자가 도움을 요청했었고…….”

경찰은 주변 CCTV를 확보해 달아난 김 씨의 행방을 쫓았습니다.

한 시간 쯤 뒤, 사건 현장 주변에서 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사건 발생 1시간 정도 후에 현장에서 한 300미터 떨어진 주택 앞에 피가 많이 흘러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어요.”

사건 현장에서 멀지않은 한 주택 앞에 수상한 혈흔이 묻어 있었습니다.

경찰이 찾던 김 씨가 바로 그 집에 있었던 겁니다.

경찰은 집 안에서 술에 취해 있던 김 씨를 긴급 체포합니다.

김 씨는 2007년 특수강도강간죄를 저질러 6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뒤,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 긴급 체포 당시에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라는 걸 알았고요. 성폭력 사건으로 구속돼서 6년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만기 출소한 다음에 2013년 6월에 출소해서 전자발찌를 착용했고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새벽 시간대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것도 모자라 흉기까지 휘둘렀는데 사전에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중 일부는 야간 외출과 특정 장소 접근이 금지되기도 하지만, 김 씨는 그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법무부 보호관찰소 관계자 (음성변조) : “위치만 추적되는 거지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잖아요. 만약 이 사람한테 야간외출 제한 명령이 부과되어 있으면 경보가 저희한테 발생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대상자는 야간외출 제한 명령 부과 대상자가 아니라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을 본 기억은 있지만,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단 김 씨를 성폭력 범죄 처벌법 위반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고,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사건을 이번주 중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피해 여성을 돕다가 흉기에 찔린 A씨에 대해선 의상자 지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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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전자발찌 찬 채로 성범죄·흉기 난동
    • 입력 2017-08-01 08:35:54
    • 수정2017-08-01 09: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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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경기도 성남의 한 상가에서 흉기를 든 괴한이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전이 드문 새벽 시간대 30대 남성이 상가 화장실에서 마주친 여성을 노리고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건데요.

긴박한 순간 피해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이 남성은 여성을 도우려는 시민에게 흉기를 휘드르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달아난 남성을 잡고보니, 성범죄 전과자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이 남성의 위치가 전송됐지만, 사전에 범행 시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6일 새벽.

20대 남성과 여성이 상가 복도를 다급하게 뛰어갑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이들의 뒤를 따라 나옵니다.

남성의 손에는 흉기까지 들려있습니다.

<인터뷰> 건물 경비원 : “(흉기로) 딱 찌른 거예요. (다친) 남학생은 이제 도망가라고……. 피해 여성은 저리로 도망가고…….”

흉기를 들고 있던 남성은 39살 김 모 씨.

달아나던 사람들과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습니다.

사건이 시작된 건 그날 새벽 4시 40분쯤.

상가를 지나던 21살 A모 씨는 한 여성의 비명을 듣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편의점 와서 담배를 하나 사고 가려고 하는데 막 비명이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남들 싸우는 줄 알고 그냥 가려고 했는데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정말 위급한 상황인 것 같아서 한 번 와봤어요.”

소리가 난 곳은 상가 내 개방 화장실 쪽,

20대 여성이 겁에 질린 채 살려달라는 말만 외치고 있었습니다.

A씨가 다가가 여성을 자세히보니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학교 선배였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피해 여성의) 얼굴이 붓고 입술이 파랗고요. 입술이 전체적으로 파랗고 또 여기에 멍이 들었어요. 겁에 질려서.”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여성 옆에는 술에 취한 김 씨가 있었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피해 여성은) 넘어져 있었고 옷에 피 묻어 있었고 남자는 여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계속하고 있었고요.”

A씨가 다가가자 김 씨는 남녀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흉기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뭐 하시는 거냐고 했더니 너는 뭐 하는 OO냐라고 해서 지금 여기서 뭐하시는 거냐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범인이 뒷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서 바로 이렇게 찌른 거죠.”

급하게 여성을 피신시킨 뒤, 김 씨를 제지하려하다 A씨는 결국 흉기에 찔리고 맙니다.

천만 다행으로 부상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저도 화가 나서 딱 쳐다봤는데 흉기가 하나 더 나오는 거예요. 진짜 이 사람은 나를 죽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도망갔죠.”

A씨는 피해 여성을 데리고 인근 편의점으로 몸을 피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김 씨는 그사이 건물 밖으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녹취> A모 씨(피해자) : “제가 차도로 나갔고 그 사람이 저를 따라 나오다가 저를 그냥 지나치고 횡단보도를 건넜어요. 건너고 저쪽 골목으로 들어갔죠.”

경찰이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었는데, 단순한 흉기 난동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새벽, 김 씨가 상가 내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피해자들을 위협한 거였습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피해 여성이) 화장실에 들어갈 때 범인인 피의자는 바로 옆에 있는 남자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여성이 혼자 들어가는 걸 보고, 흉기를 들이대며 성폭행을 시도했던 건데요.

피해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일단 화장실 밖으로 남성을 유인하려 했습니다.

그 순간 순찰을 돌던 건물 경비원과 비명 소리를 들은 A씨가 차례로 화장실 앞으로 오면서 김 씨의 흉기 난동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당시 여자 화장실 외부 문이 잠겨있었다고 해요. 평상시와는 다르게 닫혀 있으니까 (경비원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까 여자가 도움을 요청했었고…….”

경찰은 주변 CCTV를 확보해 달아난 김 씨의 행방을 쫓았습니다.

한 시간 쯤 뒤, 사건 현장 주변에서 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인터뷰> 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사건 발생 1시간 정도 후에 현장에서 한 300미터 떨어진 주택 앞에 피가 많이 흘러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어요.”

사건 현장에서 멀지않은 한 주택 앞에 수상한 혈흔이 묻어 있었습니다.

경찰이 찾던 김 씨가 바로 그 집에 있었던 겁니다.

경찰은 집 안에서 술에 취해 있던 김 씨를 긴급 체포합니다.

김 씨는 2007년 특수강도강간죄를 저질러 6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뒤,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송태복(경위/성남수정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 긴급 체포 당시에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라는 걸 알았고요. 성폭력 사건으로 구속돼서 6년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만기 출소한 다음에 2013년 6월에 출소해서 전자발찌를 착용했고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새벽 시간대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것도 모자라 흉기까지 휘둘렀는데 사전에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중 일부는 야간 외출과 특정 장소 접근이 금지되기도 하지만, 김 씨는 그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법무부 보호관찰소 관계자 (음성변조) : “위치만 추적되는 거지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잖아요. 만약 이 사람한테 야간외출 제한 명령이 부과되어 있으면 경보가 저희한테 발생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대상자는 야간외출 제한 명령 부과 대상자가 아니라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을 본 기억은 있지만,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단 김 씨를 성폭력 범죄 처벌법 위반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고,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사건을 이번주 중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피해 여성을 돕다가 흉기에 찔린 A씨에 대해선 의상자 지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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