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조기 뒷돈…환자 외면한 ‘검은 의사’

입력 2017.08.10 (21:35) 수정 2017.08.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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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약회사와 의사들 사이의 불법 리베이트는 오랫동안 고질적인 관행으로 지적돼왔는데요.

의사들과 의료보조기 업체 간에도 검은 거래가 있었습니다.

환자에게 의료보조기를 비싸게 사게 한 뒤 뒷돈을 받은 의사 100명이 적발됐습니다.

박선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디스크 등 수술을 받은 뒤 허리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입니다.

인터넷에서는 20만 원에 살 수 있지만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산 가격은 40만 원.

의료보조기 업체 대표 42살 문 모 씨는, 의사들이 특정 보조기를 처방하도록 해 비싸게 판 뒤 그 대금 일부를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로 떼줬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부산 경남지역 병원 의사 100명과 11억 3천만 원을 주고받았습니다.

<인터뷰> 박용문(부산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의료보조기 납품의 경우에는 (약제급여 상한제) 같은 제한이 없기때문에 리베이트 제공하는 금액만큼 단가에 포함시켜서 (환자에게 부담시켜왔습니다)."

의사들은 금품 뿐 아니라 향응 접대를 받고, 골프장 예약이나 간식 심부름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건을 사고 비용을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OO(의사/음성변조) : "카메라 시원하게 긁는다. 한 20만원? (너무 비싸네요.) 거기에 0 하나 더 붙여야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까지 지시했습니다.

<녹취> 강OO(의사/음성변조) : "(장부에) 25% 이렇게 해놓은 게 남아있거나 하면 주의해야 할 겁니다.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경찰은 문 씨를 구속하고 천만 원 이상 받은 의사 28명을 입건, 이보다 적게 받은 의사 72명은 기관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박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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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보조기 뒷돈…환자 외면한 ‘검은 의사’
    • 입력 2017-08-10 21:39:07
    • 수정2017-08-10 21: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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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약회사와 의사들 사이의 불법 리베이트는 오랫동안 고질적인 관행으로 지적돼왔는데요.

의사들과 의료보조기 업체 간에도 검은 거래가 있었습니다.

환자에게 의료보조기를 비싸게 사게 한 뒤 뒷돈을 받은 의사 100명이 적발됐습니다.

박선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디스크 등 수술을 받은 뒤 허리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입니다.

인터넷에서는 20만 원에 살 수 있지만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산 가격은 40만 원.

의료보조기 업체 대표 42살 문 모 씨는, 의사들이 특정 보조기를 처방하도록 해 비싸게 판 뒤 그 대금 일부를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로 떼줬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부산 경남지역 병원 의사 100명과 11억 3천만 원을 주고받았습니다.

<인터뷰> 박용문(부산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의료보조기 납품의 경우에는 (약제급여 상한제) 같은 제한이 없기때문에 리베이트 제공하는 금액만큼 단가에 포함시켜서 (환자에게 부담시켜왔습니다)."

의사들은 금품 뿐 아니라 향응 접대를 받고, 골프장 예약이나 간식 심부름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건을 사고 비용을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OO(의사/음성변조) : "카메라 시원하게 긁는다. 한 20만원? (너무 비싸네요.) 거기에 0 하나 더 붙여야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까지 지시했습니다.

<녹취> 강OO(의사/음성변조) : "(장부에) 25% 이렇게 해놓은 게 남아있거나 하면 주의해야 할 겁니다.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경찰은 문 씨를 구속하고 천만 원 이상 받은 의사 28명을 입건, 이보다 적게 받은 의사 72명은 기관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박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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