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허술 국고보조금…매년 2천억 ‘줄줄’

<앵커 멘트>

공공을 위한 목적으로 지방 정부나 민간 단체에 지원되는 나랏 돈을 국고보조금이라고 하죠,

워낙 종류는 많은데 관리는 허술하다보니, 부정 수급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경찰에 적발되는 규모만 한 해 2천 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눈먼 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지혜 기자가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가짜 교육생을 등록해 국고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적발된 미용학원입니다.

있지도 않은 교육생 교육비로 2년간 3천여 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알려지기가 힘든 거죠. (학원과 명의대여자가) 서로 '윈윈'하게 되다 보니까..."

가짜 원아와 교사 앞으로 보조금을 받아챙긴 어린이집 원장, 노숙인을 유령회사 직원으로 둔갑해 정부지원 전세자금을 무더기로 빼낸 전문 사기단까지, 수법도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신청 단계에서 무자격자나 중복 신청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데다, 사후 관리감독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정도영(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 : "보조금은 한번 생기면 좀 없어지기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사후적 관리도 중요합니다만 사전적 관리가 주가 되어야 할 것 같고요."

이런 부정 수급으로 경찰에 적발된 규모는 지난 3년간 6천억 원, 매년 2천억 원 수준입니다.

보육료, 병원비 등 교육·보건 보조금이 전체의 20%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 농림수산분야가 뒤를 이었습니다.

<녹취> 윤재옥(국회 안행위원/자유한국당) : "이런 식으로 관리하면 세금 내는 국민 입장에서는 엄청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겁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각 부처별로 나눠져 있는 국가보조금 관리 시스템을 통합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e-나라도움'으로 명명된 이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신청부터 지급, 사후 확인까지 국고보조금을 통합 관리합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